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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4 | 연재 [여성, 사회를 바꾸다 | 전북여성문화예술제 기획단]
함께여서 더욱 빛났던 N의 반란
전북여성문화예술제 기획단
김하람(2021-04-08 10:51:42)

여성, 사회를 바꾸다 | 전북여성문화예술제 기획단



함께여서 더욱 빛났던 N 반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고 안전하게 펼치는 . 예술인으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여성 예술가들은 작품과 관계없는 삶의 맥락들을 꼬리표처럼 달고 차별 속에서 그들만의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상품화되고 대상화되는 여성이 아닌 작품으로 읽혀지는 예술인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모은 축제가 열렸다. 1 전북여성문화예술제. 어떤 차별도 색안경도 없이 그저 예술인 N으로 존재할 있는 예술제를 만들고 싶었다는 사람들이 있다. 여성문화예술제 기획단의 모아름드리, 배혜림, 송원, 유아란, 이소연, 최미향, 홍윤서 씨가 그들이다. 


그들의 바람은 어느 정도 실현되었을까.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의 예술제를 주도한 일곱 기획자들을 만났다.

글 김하람 기자



성평등한 예술제를 그리다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는 지난 3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 동안 전주 한옥마을 카페 더스토리에서 1 전북여성문화예술제를 열었다. 예술제 기획은 송원, 모아름드리 씨가, 운영은 최미향, 홍윤서, 유아란 , 홍보는 이소연, 배혜림 씨가 맡았다.


유아란 : ‘N 반란소개글을 쓰면서 전라북도 여성 예술인이 자기들의 바운더리에서 어떠한가를 생각해봤어요. 항상 기회를 찾아서 아둥바둥거려야 하고, 내가 안전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계속 계속. 그리고 작품이, 나의 창작이 멈추지 않도록 끊임없이 불을 지펴줘야 하는데, 밖에서 보면 예술인이면 누구나 하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조금 안전하고 자유롭게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모두 표현할 있는 그런 예술제를 만들고 싶었어요. 


지난해 진행한 수다회지금 여기 우리가 있다부터 이번 예술제까지 인권 활동을 지원하는 다음세대재단의 사업에 선정되어 진행됐다. 사업을 신청한 송원 씨는 지역에서 여성 예술인들이 모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여성 인권 활동이 된다고 말한다. 기획단은 단지 지역의 여성 예술인들이 모여서 네트워크를 만들고 작품을 발표하고 끝나는 예술제가 아니라 여성 예술인들이 안전하게 예술 활동을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는 시발점으로, 나아가 장애인, 퀴어 같은 기득권에 밀려난 소수자들이 목소리를 내고 각자의 인권을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발걸음으로서 예술제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모아름드리 : 크게 예술인분들이 본인들의 예술 작품을 나타낼 있는 전시, 공연, 부스, 토크콘서트로 구성했어요. 저희가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본인이 했던 작품을 그냥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닌 우리의 고민점을 작품에 녹여내는 것이었어요. 예술인 분들도 그걸 가장 고민을 많이 해주신 같아요.  


처음 개최한 예술제다 보니 구체적인 기준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기획단은 신청자와 어떤 작품을 준비했는지, 어떤 작업을 하고 싶은지 계속 소통하면서 이번 예술제를 통해 자신의 작업을 발전시키고 새롭게 발아시키고자 하는 욕구를 확인했다. 여성들의 성평등한 활동을 만드는 예술제에 공감할 있도록 참여 예술인을 대상으로 여성 인권 워크숍도 따로 진행했으며, 워크숍에 필수적으로 참여할 있는 예술인 위주로 선별했다.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의미를 공감하고 지지하는 작품들로 구성할 있었다.


설렘과 약간의 두려움 속에서 첫발을 내딛은 전북여성문화예술제. 신청자가 적어 미달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많은 예술인들이 관심을 보였으며, 공연 6, 전시 12, 부스 12팀으로 43명의 예술인이 예술제에 참여해 자신들의 작업을 마음껏 펼쳤다. 이틀 모두 참석한 관객들도 많았고, 참여예술인들은 전시나 부스를 관람하거나 다른 팀의 공연이나 토크콘서트에도 참석해 함께 축제를 즐겼다.


최미향 : 예술인분들도 그렇고 관객분들도 그렇고 어느 불평, 불만을 표시한 사람이 없었어요. 예를 들어 무대가 협소하거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할 있잖아요. 그런데 어느 누구도 그러지 않았고, 그걸 바라보는 관객 중에서도 싫은 내색, 불편한 내색을 비친 분을 명도 봤어요. 그게 감사한 일인 같아요. 



가장 믿고 신뢰할 동료를 만나다

서로를 배려하고 응원하며 지지하고 연대하는 예술제의 분위기는 따뜻했다. 그것은 4개월간 각자 맡은 부분을 주도적으로, 평등하게 진행해온 기획단의 분위기 덕분이 아닐까. 작년 12 말부터 예술제를 준비하면서 번도 다투지(?) 않았다는 그들의 팀워크는 가족보다도 끈끈한 유대 관계로 이어져 있는 보였다. 각자 본업이 있고, 개인적인 속에서 힘든 부분들이 있어 때로는 그것들이 겉으로 드러날 법도 한데, 서로를 배려하고 아껴주니 늦은 저녁까지 이어지는 회의 속에서도 웃음이 가득했다. 혹시 서로 의견을 나누다 감정을 상하게 하는 일이 있을까 그런 말이 나오면띵동 외치는 귀여운 규칙도 정했지만, 그런 규칙을 정했는지 잊어버릴 정도로 죽이 척척 맞았다. 코로나19 모이기 힘들 때는 화상회의를 적극 이용했다. 메신저로도 서류를 주고받으며 매일매일 진행 상황을 체크했다. 


배혜림 :  다들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 해줘서 누가 누구에게 지시하거나, 무언가 하자는 논의 없이도 서로의 역할을 해낸 같아요. 저희부터도 안전하고 평등하게 같이 기획하고 준비할 있었던 같아요.


누군가우리 이런 해요라고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제가 할게요’, ‘제가 준비해왔어요라고 말하는 적극적인 분위기는 서로에게 자극이 됐다. 


최미향 : 가지 의미를 생각해서 다들 한마음으로 몰두해서 작업을 끝낸 같아요. 그래서 행복하게 끝난 예술제였어요. 이전까지 저는 기획을 번도 해본 적이 없었고, 항상 배우로만 활동했었어요. 어딘가에 가면 쓰임을 받고 끝나버리는 존재였던 같은데, 이번에는 기획단 식구들과 같이 기획을 하면서 진짜 평등하구나, 안전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만약 참여 예술인이라면 어땠을지도 생각해 봤어요. 무대에 이런 기획단 식구들과 있을 보호받고 있다는 생각이 예술인으로서 들었을 같아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성 말하지 않아도 되는 그날까지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와 전북여성문화예술제. 여성 예술인들이 동등하게 결정권을 가지고 어떤 창작 현장에서도 성적 대상으로 소비되지 않으며 공평하고 공정하게 평가받고 자유롭게 창작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으나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운 것은 아니다. 


송원 :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를 발족할 남성과 여성을 가르기하는 방식의 단체를 발족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저는 이것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시각이라고 생각 들어요. 저희의 활동은 여성과 남성을 가르기 위해서 하는 활동이 아니에요. 남성중심적으로, 성찰 없이 여성을 어떻게 도구화하고 있는지, 작품 속에서 여성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여성 예술인의 위치를 어디에 갖다 놓는지를 고찰하지 않은 우리 사회와 문화예술계에서 여성 예술인들이 인간으로서, 예술인으로서 존재하기 위해 첫발을 시도일 뿐이에요. 기존에 우리 사회가 여성을, 여성 예술인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여성 예술인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찾는 번째 시도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페미니즘은 약자들의 연대이지 여성들을 우월적인 위치에 올려놓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제의 이름을 여성문화예술제라 붙인다면 좋지 않은 소리를 들을 것이라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여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많은 논의를 거쳤다. 남성들이 중심이 되는 예술제에는남성 사용하지 않는데 굳이여성 자신들의 정체성을 가둬야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기획단은 오히려 드러내놓고 이야기 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약자로서 차별받고 무시당하기도 하지만, 보라고. 우리들이 얼마나 해내는지. 당당하게 이야기 하고자 한다. 점점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진다면 자연스럽게여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소연 : 여성도, 여성 예술인도 여성이기 이전에 사람인데 우리가 말하고 행동하는 당연한 행동을 특별하게 보거나, 미화하거나, 또는 이익을 취하려고 하는 행동으로 보는 시선들이 있어요. 그냥 보편적인 행동으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해요. 



2, 3 전북여성문화예술제를 이어가기 바라며

일곱 명의 기획단은 그동안 각개전투 방식으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갔다면,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와 이번 예술제를 통해 결을 맞춰가는 동료들을 만났다. 주체성과 권리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싸움을 이제 의지할 있는 동료들과 함께 세련된 방식으로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


이소연 : 가끔 현장에 일을 하러 나가면 시간 일을 해도 시간 동안 온갖 차별을 겪고 윽박지르는 남성 기득권들 속에서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여기 와서 그런 이야기들을 하고 나면 속이 편하더라고요(웃음). 내가 이곳을 생각보다 많이 의지하고 있고, 편하게 생각하고 있고, 든든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믿을 있는 동료들이 많이 생겼고, 선배들이 생기고, 언니들이 생겨서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아름드리 : 저는 사실 주위에서 페미니즘 활동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거나 글을 올리면 항상 따로 연락이 오거나 그것에 대해 반박하는 말들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하고 있는 것이 맞다고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필요했어요. 예술제를 통해 페미니즘은 이런 거야, 생각은 이래라고 설득하지 않아도 그냥 존재만으로도 공감해 주는 것들을 많이 느꼈어요. 항상 만나면서 너무 든든하고, 고맙고, 그거 하나로 버틸 있었어요. 


홍윤서 : 저는 대학 졸업하고 식당 일을 외에는 사회 경험이 없어요. 회의하고 소통하는 너무 어렵고 말하는 것도 남들보다 느려서 예전에는 회의를 하면 이렇게 말을 못했지 하며 너무 피해를 주는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예술제를 준비하면서 다들 기다려주시고 못해도 괜찮은 분위기여서 몸이 긴장이 안됐고, 끝나고 나니까 자신감이 붙었어요. 저희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가 많은 여성들에게 기회를 주는 단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몸으로 느낀 같아요.


기획단과 참여 예술인, 시민 모두가 함께 즐긴 1 전북여성문화예술제. 앞으로 2, 3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 기대된다. 시간이 지나 기획단 멤버가 달라질 수도, 예술제 명칭이 바뀔 수도 있지만 예술인들의 성평등한 환경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예술인들이 같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이어갈 것이다.


송원 : 저희 단체가 자체 수입이 없다 보니 2, 3회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원이 절실해요. 지자체의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번에 많은 시민들께서 마음을 모아 후원해 주셨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믿고 후원해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고, 앞으로도 응원과 지지의 시선을 보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희 행보를 기대해주셨으면 해요. 기대하고 응원해주시면 저희가 어떻게든 이어가지 않을까요. 


예술제를 마치고 4개월간의 준비과정을 돌아봤을 분명 부족한 모습들이 있었지만, 기획단 모두 1 전북여성문화예술제를 했다는 자체만으로 충분히 의미 있고 성공적인 예술제였다고 말한다. 평등하고 행복했던 예술제, N 반란은 자체로 빛났다.




모아름드리 | 이번 예술제의 기획을 맡았다. 현재는 생활문화센터 기획팀장. 페미니즘과 환경권, 동물권을 아우르는 활동들을 비하고 있다.

배혜림 | 써니라고 많이 불리는 올해 14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시각디자이너, 에세이스트다. 예술제에서는 홍보팀에서 일했고, 행사 당일에는 사회를 맡았다.

  | 전북에서 공연예술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16 배우로 배우다컴퍼니에서 연출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예술제 기획을 맡았다.

유아란 | 작가 지망생으로 현재는 공공기관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예술제에서는 운영팀에서 일하며 참여 예술인과 소통하 일을 했다. 

이소연 | 전주에서 기획과 영상 일을 하고 있다. 이번 예술제에서는 홍보팀으로 웹콘텐츠 제작을 맡았다.

최미향 |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 활동가로 한편으로는 여성사업주이자 엄마이자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고 싶은 배우다. 예술제의 운영을 맡았다.

홍윤서 | 여성복지에 관심이 많아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에 참여하게 됐다. 예술제의 회계를 맡았고, 예술제 당일에는 입구에 관객 안내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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