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1988.1 | 칼럼·시평 [문화시평]
가면의 열정만으로 치장 될 수 있는 위험
문화저널(2003-12-18 10:37:29)

형상의 신세대전
유휴열·서양화가

「온다라」 미술관의 초대로

「형상의 신세대전」이라는 이 고장 젊은 작가들 5인(박성북, 유종국, 임택준, 전철수, 홍선기)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미술이란 아름다워야 된다는 지극히 보수적인 이 고장 회화에 반기라도 든 것 같은 의욕적인 작품들이 미술관을 들어서는 이를 매우 당황하게 한다. 그들의 작품을 초대의 글에서 「색채에 대한 강한 감수성과 표현주의적 성격이 짙온 작가들」이라 했다.

여기에서 서구 중심적인 개념의 범주를 넘어서서 신표현주의의 회화운동을 좀더넓게 이해하려는 시각으로

그들의 그림을 본다변 형식 구조적인 측면에서 신표현주의의 계열에 넣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구에서 일고 있는 신표현주의는 화랑이나 국가적인 이권이 개입된 작위적인

움직임이 끼어 든 상태에서 기존의 현대미술에 대한 저항과 반발에서 비롯된 것으로, 신표현주의 작가들은 종전의 회화가 추방시켰던 신화적인 것들과 삶의 역사적 양태 및 꿈 둥을 지극히 주관적인 시각으로 표출해 놓는다.

종전의 회화가 다분히 차가운 객관성을 추구해 온 역사를 지녔다면, 신표현주의 작가들은 정반대로 돌려버린 생이다.

어쩌면 현대미술이 추구해 온 인간 중심적 시각을 배제하는 객관성이란 존재의 진실성과는

동떨어진 허구의 객관성인지도 모른다고 하는 사실, 그 허구의 객관성이라고

하는 경직된 툴 속에 몰입함으로써 결국 현대미술은 그 자신의 죽음을 예고하는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는

비판적인 인식이 신표현주의의 저변에 깔려있는 듯하다.

그들은 허구적인 객관성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체험 할 수 있는 개인적주관성의 영역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들 모두의 작품이 신표현주의 운동의 세례를 받고 탄생한 것이라든지 발상의 동기나 내적 정신의

차원이 신표현주의와 동일하다는 식으로말할 수는 없다.
작가일지에서 「박성북」은 「역겹거나 부딛히며 울고 웃고하는 삶을 소중히 여기며

어제도 오늘도 그늘에서 신음하는 인간의 본질과 내 영혼의 모습을 그림을 통해서 본다」고 했다.

「유종국」온

「만남 속에서의 밀접한 관계로 사고와 주관에서 대화 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이지적인 색채와 속도를 평면속에 수용하려 했다」고 썼다.
「임택준」은 「고통스럽고 비통스러운 인간들이 어떻게 살겠는가 그것은 도취해서 살 수 밖에 없었다. 술을 먹고 있거나 술에 취하여 다른 생각으로 전환하거나 하여야 그 생을 유지하게 된다 취하면 어떠한 지적인 제지도 없이 인간그대로의 본능의 상태로 되돌아간다. 이상이니 신성이니 진이니 선이니 하는 것들이 오히려 아니 꼽다. 그것들이 무엇이냐는 반문의 거듭이었다」고 썼으며「좁다란 테두리에서 벗어나와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자기가 도취해서 얻어지는 형태에서 살아보자는 부르짖음을 표출했다.「흥선기」는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미술사의 문맥적 상투적인 어법이 아니라 예술과 진실의 작은 갭일지도 모른다」고했다. 「이건용」온 「전철수」의 서문에서「소재들은 현대의 삶 속에서 소멸해 버린생명력에 대한 회구이기도 하다」며 그의 칼라풀하고 즐거운 축제적 붓의 텃치들은 80년대 한국현대미술의 한 측면을 대변해 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며 다양하게 실험함으로써 공간의 場을 넓혀가는데 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했다. 그렇듯 그들은 그저 자신들이 느끼고 뼈저리게 체험하고 있는 문명사회 속에서의 개인의 소외감과 절망과 희망을 그리고 있을 뿐이다. 그들이 그림을 그리면서 만족하고 있는 이유는 그림을 그린다고 하는 행위가 그들에게 있어서는 꾸고 싶은 꿈을 자유롭게 꾸고 있는 것과같은 것이고 마음껏 토론하고 싶은 절규와 고통을 자유롭게 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강한 표현주의적 회화에서 자주볼 수 있는, 자칫 위장되기 쉬운 열정은 그 지나친 표출의 제스처에 의해서 의식 차원의 피상적인 것에 불과한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참된 문화적 힘을 충전한 열정이 아니라 속이 비어있는 가면의 열정만으로 치장 될 수 있는 위험이 이들의 작품에서는 없는지 깊게 되돌아 봐야 할 일이며, 자유로운 표현의 기법이 더욱 확산되어 어느 장르를 뒤따르지 않고 새로운 구상의 모색의 계기로의 기회가 되었으면 싶다. 이 고장의 새 새대로 부각된 작가들에게 기대를 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