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1 | 연재 [신년시]
날개 그 팔락거리는 것
이병동(2003-12-18 10:39:14)
가에
빈 둥우리
귀신들이 쓰다가 버리고 간 빈 칸
싸늘하게 식어비린 것
유산한 낮 달
이세상 끝가는데 씀에 이미 헐 떨어질듯한 빈 정거장
둥우리 한 채
비어두고 떠났던 새 내외가
돌아와 세간을 구리고 있습니다.
깃털을 뽑고
체온을 뽑아 안방채리고 사랑방채리고
푸새것 냄새 나는
앞 뒷마당 굿을 깔며
새 내외가
흔들리는 가지에서 바람의 새끼를 칩니다
서리를 주워먹으며
잠을 설친 별들의 깜박거림을 쪼아먹으며
꿈의 새끼를 칩니다
되창문 불칮만치나 쓸슬함
되삼키며
부리 끝에 묻은 애리고 쓰림
되삼키며
아픈꿈의 새끼를 칩니다
새 내외가 몹시 흔들리는 가지에서
잎새를 칩니다
이슬을 주워다가 주줄이 달아
피자욱이 남은 이슬을 주워 다아 순을 내며
저렇게 많은 새순을 사려
저렇게 많은 잎새들의 나개를 칩니다
날개의 파닥거림을 칩니다
새는 날아갑니다
가지를 떠나
녹두밭을 떠나
무중력으로 손 발 털고
몸의 무게를 털어버리고
먼 옛날의 이야기속에서
먼 훗날의 이야기속으로
훨 훨 날아갑니다
냄새만 들고 나아갑니다
멀리 어린거리는 날개
빈 둥우리 하나
약력
「自由文學」으로 데뷔
韓國文協, 韓國詩協, 韓國現代詩人協會, 國際 PEN 클럽 회원
全北文化賞 수상
群山市民의 章 수상
詩集 <단층>, <하포길>, <멀미> <어느 凶年에> 간행
빈 둥우리
귀신들이 쓰다가 버리고 간 빈 칸
싸늘하게 식어비린 것
유산한 낮 달
이세상 끝가는데 씀에 이미 헐 떨어질듯한 빈 정거장
둥우리 한 채
비어두고 떠났던 새 내외가
돌아와 세간을 구리고 있습니다.
깃털을 뽑고
체온을 뽑아 안방채리고 사랑방채리고
푸새것 냄새 나는
앞 뒷마당 굿을 깔며
새 내외가
흔들리는 가지에서 바람의 새끼를 칩니다
서리를 주워먹으며
잠을 설친 별들의 깜박거림을 쪼아먹으며
꿈의 새끼를 칩니다
되창문 불칮만치나 쓸슬함
되삼키며
부리 끝에 묻은 애리고 쓰림
되삼키며
아픈꿈의 새끼를 칩니다
새 내외가 몹시 흔들리는 가지에서
잎새를 칩니다
이슬을 주워다가 주줄이 달아
피자욱이 남은 이슬을 주워 다아 순을 내며
저렇게 많은 새순을 사려
저렇게 많은 잎새들의 나개를 칩니다
날개의 파닥거림을 칩니다
새는 날아갑니다
가지를 떠나
녹두밭을 떠나
무중력으로 손 발 털고
몸의 무게를 털어버리고
먼 옛날의 이야기속에서
먼 훗날의 이야기속으로
훨 훨 날아갑니다
냄새만 들고 나아갑니다
멀리 어린거리는 날개
빈 둥우리 하나
약력
「自由文學」으로 데뷔
韓國文協, 韓國詩協, 韓國現代詩人協會, 國際 PEN 클럽 회원
全北文化賞 수상
群山市民의 章 수상
詩集 <단층>, <하포길>, <멀미> <어느 凶年에> 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