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의 기둥을 만나다
탄탄한 서사와 섬세한 감정 표현.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손을 땔 수 없는 흡입력 있는 스토리에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고찰을 깊이 있게 다룬다. 글로써 전해주는 타인의 삶에 우리는 울고 웃고 깊이 공감하며 비판적 사고를 가지게 된다. 자신과 자신이 속한 사회를 성찰하게 하는 힘은 끊임없이 고뇌하고 관찰해온 결과일 것. 한국 문학계의 기둥들이 전하는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오직 두 사람
김영하 | 문학동네 | 2017-05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이후 7년 만에 펴낸 김영하의 소설집 『오직 두 사람』.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한국문학의 지평을 확장해온, 이른바 ‘김영하 스타일’이 총망라된 작품집이다. 무언가를 상실한 사람들, 그리고 상실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일곱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한 인간 내면의 복합적인 감정부터 다종다양한 관계의 모순, 더 나아가 소위 신의 뜻이라 비유되는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인간의 고뇌까지 담아낸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떠도는 땅
김숨 | 은행나무 | 2020-04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등 국내 주요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숨의 장편소설 『떠도는 땅』. 1937년 소련의 극동 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고려인 17만 명이 화물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다. 화물칸이라는 열악한 공간을 배경으로 열차에 실린 사람들의 목소리, 특히 여성의 목소리를 빌려 디아스포라적 운명을 이야기로 확장시킨 이 소설은 슬픔과 그리움이 고인 시간을 걸어온 고려인들의 비극적 삶, 그리고 오랜 시간 ‘뿌리내림’을 갈망했던 그들의 역사를 핍진하고 섬세하게 그려낸다.
소년이 온다
한강 | 미디어창비 | 2017-02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작가 한강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설이다.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통해 저자 특유의 정교하고도 밀도 있는 문장으로 계엄군에 맞서 싸우다 죽음을 맞게 된 중학생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고통 받는 내면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저자는 5·18 당시 숨죽이며 고통 받았던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진다. 2017년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말라파르테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아무도 모르는 기적
김주영 | 문학과지성사 | 2018-12
굵직함과 섬세함의 결을 오가는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이며 한국문학계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작가 김주영. <아무도 모르는 기적>은 설화(민담)의 전통에 근간을 둔 소설로, 195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은 산골짜기 마을에 살고 있는 여덟 살의 시골 소년('준호')이다. 아버지('박창호')를 따라 장마당으로 길을 나서며 난생처음 집을 벗어나게 된 소년은 천태만상이 벌어지는 장터 풍경과 마주하며 "눈 뜨고 있어도 코 베어 가는 세상"과 첫 대면을 하게 된다. 저자는 허울 좋은 말로 자신의 잇속을 차리는 데만 밝은, 속물적이고 위선적인 어른들의 행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와 병폐 들을 예리하게 풍자한다.
뜨거운 피
김언수 | 문학동네 | 2016-08
한국형 누아르의 쌉싸름하면서도 찐득한 맛이 살아 있는, 간절한 남자들의 삶! 2006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캐비닛》, 2016 프랑스 추리문학대상 후보에 오른 소설 《설계자들》의 저자 김언수의 세 번째 장편소설 『뜨거운 피』. 탄탄한 구성과 서스펜스,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분출하는 에너지로 매번 강렬한 세계를 그려내는 저자가 2년간 집필한 신작 소설로, 마흔 살 건달의 짠내 나는 인생이야기를 들려준다. 1993년 봄과 여름, 부산 앞바다를 배경으로 두려울 것 없던 마흔 살 건달이 겪게 되는 정서적 절망감을 사실적이면서도 흡입력 있게 그려냈다.
완전한 행복
정유정 | 은행나무 | 2021-06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 《28》 《종의 기원》 《진이, 지니》. 발표하는 작품마다 독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한국문학의 대체불가한 작가로 자리매김한 정유정. 《완전한 행복》은 버스도 다니지 않는 버려진 시골집에서 늪에 사는 오리들을 먹이기 위해 오리 먹이를 만드는 한 여자와 그녀의 딸, 그리고 그 집을 찾은 한 남자의 얼굴을 비춘다. 얼굴을 맞대고 웃고 있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서로 다른 행복은 서서히 불협화음을 만들어낸다. 이 기묘한 불협화음은 늪에서 들려오는 괴기한 오리 소리와 공명하며 불안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들은 각자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노력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늪처럼, 그림자는 점점 더 깊은 어둠으로 가족을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