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을 보는 눈
난세에 영웅 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영웅이 나도 사람들의 눈에 띄어 등용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현실 속 영웅은 홍길동처럼 도술을 부리지도 않고, 아이언맨처럼 멋진 슈트 군단을 가지지도 못한다. 따라서 저 사람이 진정한 영웅인지 아니면 지나가는 쭉정이인지 구분할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요즘 콘텐츠 계에서 가장 큰 이슈인 정치적 올바름에 관한 이야기부터 한국의 20대에 관한 이야기까지 묶었다. 이를 통해 얻게 된 지식이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진가를 발휘하기를 바란다.
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
조던 B. 피터슨,스티븐 프라이, 마이클 에릭 다이슨, 미셸 골드버그 (지은이)│조은경 (옮긴이)│프시케의숲│2019-04
‘정치적 올바름’, 즉 PC를 둘러싼 4인 4색의 뜨거운 논쟁이 펼쳐진다. 정치적 올바름은 편견 없는 언어를 사용하자는 최초의 취지에서 점점 외연을 넓혀 각종 소수자 우대 정책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는 소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다는 의미가 있지만, 그것이 부자연스럽고 억압적이며 역차별이라는 비판 또한 거세게 일고 있다. ‘정치적 올바름은 과연 진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논제에 대한 찬반 토론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성별, 인종이 여러 이슈를 놓고 갈등하는 상황을 성찰한다.
장면들 - 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
손석희│창비│2021-11
손석희가 드디어 독자를 만난다. JTBC 「뉴스룸」 앵커석에서 내려온 지 1년 반 만에 저널리즘 에세이로 찾아왔다. 이 책에는 그 변화의 시간을 되짚으며 손석희만이 남길 수 있는 기록이 담겨 있다. 200일 넘게 세월호참사 현장을 지키며 유족들과 함께한 이야기, 세상을 뒤집어놓았던 ‘태블릿PC’ 보도 과정, 대통령 선거, 미투운동, 남·북·미 대화의 현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등등 하나하나 흥미로운 기록들로 채워져 있다. 「뉴스룸」의 진행자이자 책임자로서 저자가 기획하고 실행했던 저널리즘 철학에 담긴 함의 역시 깊이 곱씹을 만하다.
우리 안의 파시즘 2.0
임지현, 우찬제, 이욱연│휴머니스트│2022-02
한국 사회의 갑갑한 정치적 풍경 속에서 지금 여기의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우리 시대 대표 지성들이 세대와 분야를 넘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공정과 능력주의, 세대-연공-인구의 착종, 국민주권 민주주의, 식민지 남성성, 일상적 인종주의, 관종과 인터넷 담론, 한국의 문화종교 현상, 수사의 정치학, 교가에 깃든 파시즘 등 우리 사회의 예민한 지점을 짚는 이 책은 뉴스에 지치고 민주주의에서 부족주의로 퇴화하는 듯한 현실을 우려하는 독자들의 시야를 넓게 트여줄 것이다.
비폭력의 힘 - 윤리학-정치학 잇기
주디스 버틀러 (지은이)│김정아 (옮긴이)│문학동네│2021-11
버틀러가 2010년대 세계 유수의 대학 및 연구단체에서 했던 강연을 바탕으로, 그간 전작들에서 다루었던 윤리적 정치적 문제를 ‘비폭력’이라는 화두 아래 갈무리해 2020년에 출간한 책이다. 서론과 후기 이외에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푸코·파농·벤야민·프로이트 등의 관련 논의를 끌어와 비폭력을 저항의 실천이자 서로의 평등한 애도 가치를 보살피기 위한 윤리적 공격성을 지닌 정치적 힘으로 서술하고 있다.
급진의 20대 K-포퓰리즘, 가장 위태로운 세대의
김내훈 (지은이)│서해문집│2022-01
전작 《프로보커터》에서 주목과 관심이 돈이 되는 주목 경제가 보통 사람들의 생각과 미디어, 나아가 정치를 어떻게 오염시키는지 경쾌하게 파헤친 문화연구자 김내훈. 그가 2020년대 한국 사회의 한가운데를 휘젓고 있는 ‘20대 현상’을 통찰한 《급진의 20대》로 돌아왔다. 1992년생으로 20대의 끝자락을 보내고 있는 저자는 우리 시대의 20대 문제를 전 세계에 불어닥친 ‘포퓰리즘 물결’의 맥락에서 살핀다. 그에 따르면 20대 현상은 곧 ‘포퓰리즘 현상’이다. 온갖 부정적 이미지들이 덧씌운 편견과 달리 포퓰리즘(populism)은 사회의 지배체제-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지리멸렬할 때 자연스럽게 분출하는 인민의 요구(demand)다.
우리편 편향 - 신념은 어떻게 편향이 되는가
키스 E. 스타노비치 (지은이)│김홍옥 (옮긴이)│바다출판사│2022-02
‘내 편 네 편’ ‘우리와 그들’을 가르는 편 가르기는 왜 인간의 삶에서 계속되는가? 합리성과 편향을 오래 연구해 온, 과학적 심리학의 대가, 스타노비치 교수는 오직 ‘우리편’만을 우호적으로 해석하고, 그 결점에 관대한 인간의 경향, 우리편 편향에 주목한다. 집단 정체성으로 귀결되는 이 편향의 저변에는 신념과 확신에 찬 세계관이 존재한다. 관점을 바꿔 보는 능력을 결여한 채 제 논에 물 대기 식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팔이 안으로 굽는 식으로 애써 진실을 외면하는 우리의 본성은 스스로의 꾸준한 노력 없이는 개선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