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22.3 | 문화현장 [힙합 이야기 | '군산 힙합']
그랙다니, "붐은 온다!"
신동하 인턴(2022-03-10 14:15:48)

그랙다니"붐은 온다!"


그랙다니는 군산에서 처음으로 결성된 힙합 크루다. 이들은 대안적 힙합을 주창하며 한국 힙합 생태계에 등장했다. 그랙다니는 쉬지 않고 꾸준히 편집 앨범과 합작앨범을 발매하고 서로의 앨범에 특별히 참여하며 그들만의 특색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Take from the Internet"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도 많은 실험적 장르를 차용하며 음악에 재미를 더한다.


애드벨류어와 그랙다니

도시마다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발전한 미국의 본토 힙합과는 달리 한국의 힙합은 홍대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남양주의 창모, 안산의 차붐과 같이 특정 지역을 대표하는 래퍼 개인은 존재했지만, 지역에서 뭉쳐 로컬 생태계의 발전은 미비한 편이다. 그중에서도 그랙다니처럼 평단의 주목을 받으며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겨 곳은 더욱 드물다.


애드벨류어는 그랙다니의 전신이다. 현재 그랙다니를 이루고 있는 주요 멤버들은 애드벨류어 때부터 동고동락하고 있는 사이인 만큼 애드벨류어의 멤버들 또한 같은 선상에 두고 살펴보고자 한다.


군산 힙합 처음 주목받은 것은 애드밸류어의 래퍼 PNSB(김원태) 앨범, “Fractice” 2014 한국대중음악상의 부문(최우수 힙합 앨범, 최우수 힙합 ) 노미네이트되면서부터다. “Fractice” 후보로 선정한 이광훈 Radio KISS 편성제작 팀장은지역에서 보내오는 중심에 대한 막연한 동경도, 구체적인 좌절을 겪고 막막한 귀향을 반복하는 불편한 공식도 아닌 그들만의 스타일을 담은 앨범이라고 말했다. 이후 PNSB 비프리의 “Free the beast” 수록곡구명조끼 참여해 2020 최우수 &힙합 앨범에 다시 한번 노미네이트된다.


2018 한국 힙합 어워즈 그랙다니에게 여러모로 뜻깊은 해였다. “Fractice” 방방을 작곡한 프로듀서사일러 (김정동)’ 래퍼 ‘Black AC’ 꾸린 TFO올해의 힙합 앨범올해의 과소평가된 앨범 노미네이트되고,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진정한 얼터너티브 힙합을 실천했다 평과 함께올해의 과소평가된 앨범 수상했으며, 래퍼 몰디가 ‘KHA NEXT’ 선정되어 시상식의 오프닝을 장식했기 때문이다. 이듬해 몰디는 앨범 “Internet kid”올해의 과소평가된 앨범 노미네이트된다.



군산에서 태어나 익산에서 자라며 애드밸류어로 활동하던 구스범스(정현제) 언더그라운드에서 디제이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그러던 유명 래퍼사이먼 도미닉 눈에 띄어 그와 함께 살며 2019 발매된 그의 앨범화기엄금 전곡에 참여한다. , 구스범스는 2020 한국 힙합 어워즈에 올해의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리고, 유명 힙합 레이블 ‘AOMG’ 입단하게 된다. 2021년에는딩고 프리스타일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관련 종사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 “Code Clear”에서격리해제 작곡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62명의 래퍼들이 뛰어놀 있는 비트를 만들기도 하고, Mnet 힙합 프로그램 고등래퍼 4 멘토로 출연하기도 한다.


그랙다니의 음악이 특별한 이유

대안적 힙합 그랙다니를 마디로 표현한 단어다. 대안이란 단어가 붙은 이유는 단순하다. 이들의 음악적 성향이 한국에서 주로 다루어지는 것들과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동안 한국의 힙합은 주로 붐뱁과 트랩이라는 이분법적 구조로 논의되어왔다. ’붐뱁 우리말로 번역하면쿵치타치, 이름  자체가 드럼 소리를 흉내 것이다. 그리고 소리에 라임을 맞춰 랩을 뱉는 것이 힙합의 기본 골조이다.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같은 곡으로 유명한 드렁큰 타이거는 한국에서 붐뱁을 대중화 시켰다. 트랩은 붐뱁의 쿵과 (혹은 타와 ) 사이를 잘게 쪼갠 것이다. 지금은 해체한 일리네어 레코즈가 부른연결고리 이에 속한다. 둘은 모두 미국 흑인 문화에서 파생되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스윙과 재즈의 영향을 받아 첫박보다 그다음 박자가 중요하게 생각된다.


그랙다니는 이러한 힙합의 문법을 그대로 따르는 대신 여러 장르를 섞어 새로운 것을 만든다. 예를 들어, 최근 그랙다니의 일원이 래퍼넙셋그라임이란 장르를 기본으로 삼는다. ‘그라임 앞서 설명한 장르들과는 달리 영국의 전자 음악에서 파생된 것으로, 박이 강조되는 리듬을 사용하며, 전자음이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일반적인 힙합에서 메시지를 중시하여얼마나 양심적인가 좋은 음악의 척도로 삼는 것과는 달리, 그랙다니는 목소리를 음악의 일부로 쓰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그랙다니의 소속 래퍼 몰디의 ‘Pow Pow Pow’ 들어보면, 원하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 가사의 전달은 염두에 두지 않고 발음을 뭉갠다. 


혹자는 이러한 그랙다니의 스타일을 두고 추상적이고 실험적이라는 의미에서앱스트랙트 힙합혹은익스페리멘탈 힙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성향은 멤버들이 의도하고 만든 것이 아니라, 멤버들이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래퍼 몰디는 지난 2020 힙합엘이의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에 유연함을 기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대중성에 대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고, 그런 요소들이 점점 갖춰지다 보면 메인스트림에서도 그랙다니의 음악이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