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흐름읽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에 침공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유엔에 따르면, 2월 24일 오전 4시부터 3월 20일 자정까지 우크라이나에서 2,42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오랜 기간 풀지 못한 매듭이 전쟁으로 번진 것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다. 

예멘은 8년 넘게 갈등이 이어지며, 적어도 37만 명이 숨지고, 약 400만 명의 사람들이 난민이 되었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는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이 이면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역사적 배경을 알아야만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 

구로카와 유지 (지은이)│안선주 (옮긴이)│글항아리│2022-02

‘우크라이나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 긴 역사 동안 우크라이나에는 나라가 없었다.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서유럽과 러시아, 아시아 사이에 있어 많은 침략 전쟁에서 희생양이 되었다. 책은 유럽의 세력 균형 속에서 고대에서 현대까지 아우른 ‘우크라이나 땅’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크라이나에 외교관으로서 체류한 경험이 있는 저자의 견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전쟁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지리의 힘

팀 마샬 (지은이)│김미선 (옮긴이)│사이│2016-08

우리의 삶은 언제나 우리가 사는 ‘땅’에 의해 형성되어 왔다. 전쟁, 권력, 정치는 물론이고 오늘날 인간이 거둔 사회적 발전도 지리적 특성에 따라 좌우되었다. 지리를 알지 못하면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25년 이상 30개 이상의 분쟁지역을 직접 취재해온 저자는 전 세계를 중국, 미국, 서유럽, 러시아, 한국과 일본,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중동, 인도와 파키스탄, 북극 등 10개의 지역으로 나누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이 현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파헤친다. 이 책을 통해 지리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떻게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좌우하는지 알 수 있다.

분쟁의 세계지도  

이정록,송예나│푸른길│2019-08

지리학적, 지정학적 관점에서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분쟁에 관해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앞서 추천한 책 <지리의 힘>이 커다란 구역을 중심으로 그곳의 지리적 특성이 현대에 어떤 분쟁을 일으켰는지에 초점을 둔다면, <분쟁의 세계지도>는 90여 개의 정밀한 지도를 수록하여 단순히 활자를 읽는 것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1997년부터 대학에서 관련 강의를 해온 베테랑 저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다 보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지구촌 시대에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될 것이다.

동유럽 근현대사

오승은│책과함께│2018-02

책은 제목 그대로 동유럽의 역사를 다룬다. 1장에서는 19세기 이전의 역사를 소개하며 동유럽이 왜 ‘사이에 끼인 땅’이 되어 고통받았는지 살펴보고, 2장에서는 오스만 제국이 약해진 틈을 타 유럽 열강들이 발칸을 노리기 시작한 19세기 무렵에 대해 말한다. 또한, 3장과 4장에서는 1차 세계 대전 이후 민족국가가 수립되며 발생한 문제점과 2차 세계 대전 이후 소련의 위성국이 된 동유럽이 사회주의가 해체되자 여러 국가로 쪼개지며 일어난 비극을 다룬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던 동유럽의 근현대사를 이해하며, 서유럽 중심의 차별적 역사관에서 벗어나, 반쪽짜리 세계사를 완성할 수 있다.

제국의 시대

백승종│김영사│2022-02

정치, 사회, 문화, 사상을 어우르며 대중들과 소통해온 백승종 교수가 시민을 위한 역사 교양서를 발간했다. 책은 세계를 뒤흔든 제국인 몽골, 오스만, 영국, 독일, 일본, 소련, 미국, 중국의 흥망에 대해서 말하고, 이들의 엇갈린 운명에서 결정적 사건과 인물을 추적하여 역사를 움직이는 6가지 힘을 포착한다. 이때 이들을 ‘한국인’이라는 렌즈로 조망하다 보면, 역사라는 끊이지 않는 흐름 속에서 우리가 어디 즈음에 있는지 돌아보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예측하여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사토 마사루 (지은이)│신정원 (옮긴이)│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2016-05

책은 제국주의, 내셔널리즘, 종교분쟁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도입하여 역사를 설명한다. 1장 ‘다국화하는 세계를 독해하는 비결’에서는 자본주의와 비교를 통해 신제국주의의 본질을 파악하며, 2장 ‘민족 문제를 독해하는 비결’에서는 합스부르크 제국과 중앙아시아 사이에서 일어난 분쟁과 우크라이나의 정세를 연관 지어 설명한다. 마지막 3장 ‘종교분쟁을 독해하는 과정’에서는 기독교 공동체로서의 ‘EU’와 이슬람 원리주의자 단체인 ‘IS’를 함께 살펴본다. 이처럼 기존의 배경지식과 연관하여 읽다 보면, 통사적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어려운 국제적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