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주에서
맛보고 느끼고 즐겨라
전주시는 지난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가대표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됐다. 전주와 함께 선정된 지역관광거점도시는 4곳. 전주를 비롯해 경북 안동과 강원 강릉, 전남 목포다. 국제관광도시로 선정된 부산까지 5개 도시 중에서 전주와 안동을 제외하고는 모두 바다를 끼고 있는 해양도시여서 내륙이라는 지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국제 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전주의 선정은 더욱 의미가 크다. 그렇다면 2년여가 지난 지금 관광거점도시 전주의 오늘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관광거점도시 선정으로 국비 500억 원과 도비 200억 원, 시비 600억 원 등 총 1,300억 원을 관광산업 육성에 집중하여 투자할 수 있게 된 전주시는 대규모 투자로 관광객 150만 명을 유치하고, 관광 일자리 4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가대표 관광거점도시로 정착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목을 끄는 사업들이 있다. 전주 관광 정책의 방향을 보여주는 전주의 관광브랜드 만들기와 전주만의 글로벌 관광콘텐츠 만들기, 그리고 선도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주한옥마을 인근의 완산공원 주변 관광사업이다. 관광거점도시 전주는 어떻게 변화할까. 그 변화를 이어낼 주요사업을 들여다보았다.
전주의 관광브랜드 만들기
‘YOUR TASTE JEONJU(유어 테이스트 전주)’. 관광거점도시 전주의 새로운 관광 BI다. ‘여행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모든 것이 있는 곳, 당신의 전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YOUR TASTE JEONJU’는 관광거점도시 육성 사업이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만큼 영어로 개발되었지만, 그 디자인의 의미와 색은 더없이 한국적이다. 디자인은 전통적인 합죽선과 기와, 전통 담, 단청 등을 모티브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으며 태조어진의 청룡포에서 가져온 파란색은 전통과 현대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전주를 상징한다.
전주의 새로운 관광 BI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한 ‘2021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굿 디자인(GD) 마크를 획득했다. 디자인 콘셉트, 독창성, 사용성 등의 우수성을 인증받은 것이다. ‘2021년 제36회 서울국제관광박람회’에서는 BI와 아이콘 등을 활용한 부스 디자인으로 최우수 인기부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전통문화도시에서 젊은 감각의 글로벌 관광도시로 변화를 준비하는 전주를 상징하는 브랜드의 정착이 주목할만하다.
한 도시를 떠올리게 하는 굿즈 마케팅의 대표적인 예는 독일. 그중에서도 동독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암펠만(Ampelmann)은 세계적으로도 성공한 예다. 특히 ‘작은 신호등 인간’이라는 뜻을 담은 구동독의 신호등 디자인 모양으로 만들어진 귀여운 열쇠고리는 베를린의 상징이 되어 베를린에서만 살 수 있는 굿즈들을 판매하는 암펠만샵은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전주시도 관광거점도시 전주 BI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광 굿즈 공모전과 팝업스토어, 여행자 이벤트 등이다. 전주만의 창의적인 관광기념품을 발굴하기 위해 BI 및 아이콘 등을 모티브로 한 관광굿즈 공모전에서는 전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13개 관광기념품이 출시됐다. 특히 한옥마을 팝업스토어 및 서울에서 만나는 글로벌 전주, ‘전주가 간다’, 전주 뚜벅이 여행자 이벤트 등은 여행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전주시는 앞으로도 전주 굿즈를 개발하기 위한 공모전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 젊은 작가들의 관심과 참여가 기대된다.
일상 속 전주 여행과 도시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홍보사업도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한 온오프라인 홍보를 진행하면서 전주 여행을 추억할 수 있는 SNS 맞춤 포토 스팟 ‘YOUR TASTE ZONE’, 집에서 만나는 전주 여행 배달 서비스 등 다양한 브랜딩 사업 등 전통문화 도시에 글로벌 관광도시의 이미지를 더하는 사업들이다.
전주만의 글로벌 관광콘텐츠 만들기
전주는 판소리 명창을 비롯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무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도시다. 조선 후기부터 200여 년을 이어온 전주대사습놀이가 오늘에도 가장 권위 있는 판소리 명창 등용문으로 건재하고 있으며 그 전통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악과 우리 소리를 만끽할 수 있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올해로 21년째를 맞는 명실상부한 소리의 도시다.
전주시는 전주만이 갖고 있는 이러한 전통을 주목했다. 관광거점도시의 새로운 글로벌 공연 콘텐츠로 전통과 현대 음악을 접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조선팝’이 그 결실이다. 전주의 조선팝은 한국의 대중가요를 K-pop으로 부르듯, 국악과 현대 음악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장르를 지칭하는 퓨전국악, 창작국악, 국악팝을 새로운 영역으로 모아 새롭게 변화하는 젊은 국악의 힘을 만들어나가려는 프로젝트다.
최근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판소리와 현대무용이 어우러진 ‘범 내려온다’를 시작으로 민요와 힙합까지 각 지역의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한국관광공사의 홍보영상 시리즈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가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범 내려온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시즌1 영상은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아 유튜브 총 조회수 2억 8,000만뷰 이상을 기록했으며, 올해 제작된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시즌 2 영상 역시 ‘머드맥스’을 중심으로 2억 1,000만뷰 이상의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새롭게 일고 있는 국악 환경의 변화는 전주에서도 이어졌다. 조선팝의 창시자인 서도밴드와 함께 한 ‘전라감영 조선팝 콘서트’는 국악과 현대 음악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글로벌 공연 콘텐츠로 호평을 받았으며, 국악 신드롬을 일으킨 이날치밴드, 이희문, 송소희, 넉살, 지조 등 대중음악과 국악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KBS 특별방송 ‘조선팝, 드랍 더 비트’ 역시 젊은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공식 트레일러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노자노자 등 악단광칠의 개막 공연과 에스닉 퓨전밴드 두 번째 달과 소리꾼 김대일이 함께 한 조선팝, 전주의 봄 콘서트 등도 소리의 도시 전주의 면모를 보여준 공연으로 평가받는다.
전국의 숨은 신예 조선팝 뮤지션들이 전주에 모여 역량을 발휘한 현대판 대사습놀이 ‘2021 전주 조선팝 페스티벌’ 도 빼놓을 수 없다. 노래, 연주, 댄스, 퍼포먼스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은 50개 팀이 참여한 조선팝페스티벌은 소리의 도시 전주의 역량을 새롭게 쌓아갈 축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도 전주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등 제한적으로 진행되었던 조선팝 등 공연 콘텐츠의 다각화를 위해 단계적 일상 회복과 함께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다. ‘2022 전주 조선팝 페스티벌’을 통한 아티스트 선발과 함께 페스티벌에 앞서 진행되는 상설 공연과 재즈 등 글로벌 뮤직 페스티벌이다. 전주가 새롭게 선택한 이들 축제는 전주가 전통 판소리, 국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조선팝의 도시로 거듭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독립영화도시로서 키워온 미식과 영화를 연계한 여행 콘텐츠, 축구, 배드민턴 등과 결합한 스포츠 관광, 축제 비수기인 여름과 겨울에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계절 축제 개발 등 전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더 많은 글로벌 관광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예정되어 있다.
전주의 관광 거점 완산공원의 변화
완산공원은 동학혁명과 관련된 자원(초록바위, 녹두관)을 가진 역사적인 공간이자 완산도서관이 위치한 문화공간이다. 완산공원은 봄이면 가장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는 꽃동산으로 변신해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관광거점도시 전주의 선도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완산공원 주변 관광사업은 한옥마을 관광을 완산공원까지 확장, 연계하기 위한 사업이다. 예술공간 완산벙커 1973 조성, 관광거점도시 여행자광장 조성, 서학예술마을 아트로드 조성, 경기전 야간경관 조성, 한옥마을 보행환경 개선사업이 진행되었거나 진행되고 있다.
특히 완산공원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개발되고 있는 “완산벙커 1973”은 충무시설이라는 근대문화유산을 자연과 디지털이 결합된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개발하여 사계절 관광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업이다.
문화부와 전주시가 완산공원 일대에 조성하는 ‘완산칠봉 한빛마루공원’ 사업도 이어진다.
새로운 관광도시로 가는 전주의 미래가 지금, 눈앞에 와있다.
사진 전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