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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6 | 문화현장 [프리뷰&리뷰]
프리뷰&리뷰
김하람, 신동하(2022-06-10 13:52:11)

PREVIEW


제10회 무주산골영화제
열 살 맞이한 영화와 자연이 함께하는 영화제



여름의 낭만 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가 10주년을 기념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번 개막작은 제1회 때의 벅찬 감흥을 재현하고자 정확한 고증을 더해 <청춘의 십자로>를 재탄생시킨 <新 청춘의 십자로>이다. <청춘의 십자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영화로, 무성영화 시대의 대표 감독 안종화가 메가폰을 잡고,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총출연한 로맨스 활극이다. 시나리오 없이 필름만 발견되었기 때문에 제1회 무주산골영화제 당시, 개막작 상영을 위해 김태용 감독과 제작진은 전문가들의 조언과 당시의 신문기사, 안종화 감독이 남긴 몇 줄의 줄거리를 토대로 영화의 이야기를 해석하고 유추했다. 올해 개막작인 <新 청춘의 십자로>는 9년 전과 마찬가지로 김태용 감독의 총 연출로 더욱 풍성하고 재미있는 작품으로 재탄생되었다. 80여 년 전에 만들어진 과거의 영화 유산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영화 상영과 전문가 대담을 결합한 새로운 영화 토크 프로그램 ‘토킹 시네마’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토킹 시네마’는 기존의 1인 영화 해설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함께 한 편의 영화에 대해 유쾌하면서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대담 또는 집단 토크 프로그램 형식으로, 아홉 개의 주제 아래 선정된 열편의 영화와 두 개의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가 상영된다.

1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특별 다큐멘터리 <무주>도 최초 공개한다. 무주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의 실제 이야기를 통해 무주라는 공간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올해 10주년을 맞는 무주산골영화제의 성장을 지켜봐 준 무주군민들에게 감사의 의미를 전하고자 제작한 다큐멘터리다.

무주산골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으로 우리가 사는 다채로운 세상을 개성적이고 차별화된 시선으로 포착, 한국영화의 지평을 넓힌 동시대 한국영화들을 엄선하여 상영하는 ‘창’ 섹션의 올해 상영작은 열편이다. 독창적인 시선과 놀라운 연출력이 돋보이는 김세인 감독의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조경호 감독의 <거래완료>, 김정은 감독의 <경아의 딸>, 이지은 감독의 <비밀의 언덕>, 손민영 감독의 <이너 차일드>, 김현정 감독의 <흐르다>가 상영된다. 이 여섯 편의 작품들은 여성, 성장, 폭력, 관계 등 다양한 주제를 특별한 스타일, 작가적인 시선, 뛰어난 연출력으로 소화해낸 수작들이다. 또한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 영화평론가상 수상작 <에듀케이션> 김덕중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컨버세이션>과 2021년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 중 한 편이었던 박송열 감독의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국 다큐멘터리의 지평을 확장시킨 2편의 다큐멘터리, 이일하 감독의 <모어>와 오재형 감독의 <피아노 프리즘>이 상영된다.

영화제는 오는 6월 2일부터 6일까지 5일간 무주등나무운동장, 무주산골영화관, 덕유산국립공원 등 무주군 일대에서 개최된다.




서학동사진미술관 ‘조영대 초대전 “빛-고요”’
자연의 색감에 현대적 감수성을 더하다


빛의 움직임과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색감에 현대적 감수성을 더했다. 꽃의 화가로도 알려진 조영대 작가의 ‘빛-고요’가 6월 14일에서 7월 3일까지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열린다. 작가는 주변의 자연 풍경, 꽃과 나무, 그리고 사물로 이루어진 정물을 그려왔다. 요즘 작가는 자연과 사물에 대해 직관적인 태도로 남도의 빛과 색을 전통회화기법으로 표현하는 ‘색면추상’기법을 활용해 ‘어머니의 보자기’ 연작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조르조 모란디의 ‘Natura Morta’ 연작에서 영감을 얻어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사물을 반복적으로 그리고 그 속에 빛, 색, 형태, 공간 등을 통해 변화하는 사물과 사물, 그리고 사물과 배경 간의 유기적 관계를 파악한다. 특히, 일상에서 그림의 소재를 찾아, 그것의 반복과 변주를 통해 바라보는 대상의 본질에 몰입하게 만든다.

작가는 “세상의 이치를 파악하기 위해서 반드시 많은 것을 봐야 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지금 보고 있는 것을 성실하게 마주하는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전시에서는 정물화를 중심으로 대표작인 ‘어머니의 보자기’ 연작과 ‘꽃과 정물’ 등을 볼 수 있으며,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그동안 작품에서 연구해온 색, 조형, 조르조 모란디 회화와의 만남 등에 대해 전하고, 다양한 애호가들과 작가의 미술세계를 알 수 있다.



전주시새활용센터-‘삶은 다시 이어지고’
버려지는 옷들 속 재생과 치유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유행 속에서 많은 옷이 쉽게 만들어지고 쉽게 버려진다. 이와 관련된 전시가 전주시새활용센터에서 열린다. 고보연 설치전 ‘삶은 다시 이어지고’가 그것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버려지는 옷과 천을 잘라 연결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유행 속에서 많은 옷들이 쉽게 만들어지고 쉽게 버려진다. 그 과정에서 많은 자원과 노동력이 낭비되고, 지구는 점차 병들어 가고 있다. 생산되는 옷의 60~70%는 플라스틱 원재료로 만들어진 것으로, 만들어져 버려지고 분해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렇게 버려지는 의류의 양은 하루 259톤. 국제선 비행기나 선박이 발생시키는 탄소의 합보다 많은 수치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버려지는 것은 작업시간이 걸린다. 일상 용품이 쓰레기가 되고 내게 와서 작품으로 창작되는 시간은 자연스럽고, 그렇기에 삶을 관조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시의 메인 작품인 ‘땋기_그 연대의 힘’은 리모델링 전 건물 내 비상계단이었던 공간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여 5층부터 1층까지 내려오는 대형 설치 작품이다. 관람객들은 계단을 오르거나 설치된 승강기에 탑승해 해당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1층에는 작품을 아래에서도 감상할 수 있도록 비상공간을 오픈해두었다. 내부에는 우리가 입고 버린 복합섬유의 옷들, 공장에서 재단하고 남은 엄청난 양의 폐의류들, 재고 상품으로 상품성을 잃어 소각해야 하는 의류들을 모아놓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작가가 수많은 시간을 들어 엮어낸 작품들은 우리가 쉽게 생각하고 쉽게 버렸던 모든 것들을 반추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5월 18일부터 7월 1일까지 열린다.


REVIEW

산민 이용 서예전 ‘다시, 봄’
세월 속에 농익은 진한 묵향 흐르다



한국 서예 발전에 평생을 바쳐 이바지한 산민 이용의 서예전 ‘다시, 봄’이 지난 5월 4일부터 1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펼쳐졌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열아홉 번째 개인전으로 60여 년간 다져온 작가의 예술세계와 끊임없는 창작 열의를 응축시켜 보여줬다. 작가의 작품 흐름을 보면 초기에는 전통서예를 중심으로 다양한 서체를 정립했고, 중기에는 서화동원(書畵同源)을 기조로 한 현대서예 운동에 앞장섰으며, 최근에는 전통서예와 현대서예의 경계를 넘나들며 문자조형과 회화적 작품구성을 통해 현대적인 미감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작품세계를 종합적으로 선보였다.

전시의 주제는 ‘다시, 봄’. 코로나와 긴 사투의 계절을 보내고 다시 찬란한 봄이 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작품 ‘봄’이 전체 전시장의 분위기를 나타냈다.

그의 작품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는 행필의 느리고 빠름과 먹의 농담 변화로 힘과 속도를 표현했다. 시와 문장 속에 갖춰진 운율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그는 특히 금문서예의 장중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펼쳐냄으로써 금문서예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금문천자문金文千字文》, 《7체천자문 - 금문金文》, 《금문으로 쓴 채근담菜根譚》, 《금문으로 쓴 명문名文 100선》 등 8종 5권 금문시탐시리즈는 금문서예의 교과서적인 역할을 해왔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맞춰 《묘법연화경-예서, 금문편》을 출간했다. 예서법화경 7만 자, 금문법화경 7만 자로 길이만 도합 73m에 이르는 법화경 두루마리를 전시장 중앙에 긴 유리관을 설치해 선보였다. 세밀하고도 균형미와 형태미가 넘치는 그의 작품에서 전통 서예의 진수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한국현대서예협회 이사장으로서 우리나라 초기 현대 서예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를 탄생시켰으며 집행위원장•총감독을 맡아 1997년 제1회부터 2008년 제11회까지 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세계 미술계에 한국서예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공헌했다.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이며, 개인전 19회를 비롯해 예술의전당, 조선일보미술관, 아랍미술관 등의 초대전, 동경박물관, 베를린국립박물관, 북경미술관 등지에서 해외초대전 및 국제교류전 등 전시활동 600여 회를 가졌다. 대한민국서예대전 심사위원장 등 심사위원 60여 회와 송재문화상, 효원문화상, Art Noblesse상, 원곡서예문화상, 목정문화상을 수상했다. 한국현대서예협회 이사장,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집행위원장, 총감독, 전주대학교 겸임교수, 전북대학교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제1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
전주에서 만나는 그림책 세계



책의 도시 전주가 5월 한달간 그림책 도서관, 그림책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지난 5월 3일부터 29일 전주시립도서관 일원과 동네책방에서 진행된 제1회 전주국제그림책 도서전이다.

개막식이 열린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에서는 ‘해외 그림책 작가 원화전’으로 그림책의 거장 다시마 세이조 작가의 그림책 원화전이 열렸다. 다시마 세이조는 풍부하고 독특한 색감으로 자연을 아름답고 생동감 있게 그려내는 작가로 대표작으로는 ‘뛰어라 메뚜기’ ‘채소밭 잔치’ ‘염소 시즈카’ 등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원화 6종 30점 전시했다. 28일, 29일에는 ‘내가 그리고 싶었던 것은?’, ‘그림책으로 만들고 싶은 세상’을 주제로 작가와의 만남도 진행됐다.

금암도서관에서는 ‘국내 그림책 작가 초대전’으로 2021 BIB 황금사과상을 수상한 이명애 작가의 원화전이 열렸다. 4일에는 ‘우연한 발견 놀이하듯 확장해 가는 그림책의 세계’를 주제로 한 이명애 작가와의 만남이 금암도서관에서 열렸다.

전주시립도서관 꽃심과 금암도서관에서 진행된 원화전은 하루 세 차례씩 전시 해설 프로그램이 더해져 전시를 더욱 풍부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전시와 함께 시립도서관(꽃심, 금암, 송천, 평화, 인후, 삼천도서관)에서는 작가와의 만남이, 동네책방(물결서사,서점카프카,청동북카페,잘익은언어들)에서는 북콘서트가 열렸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그림책 작가 1인 극장’도 많은 참여와 관심 속에서 마무리 됐다.



5•18의 울림, 이세종 열사 추모 사진전
민주의 들불, 건지벌의 영원한 넋을 기리다

5•18 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첫 희생자로 알려진 고 이세종 열사를 추모하는 특별전이 5월 16일부터 6월 30일까지 전북대학교박물관 중앙홀에서 열린다.

당시 전북대학교 농과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 열사는 계엄군과 농성 중 1980년 5월 18일 새벽 전북대학교 학생회관에서 숨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0년 유가족이 전북대학교역사관에 기증한 열사의 유품 27점을 소개한다. 전라고등학교 재학 시절 모습이 담긴 사진과 열사의 친필이 남아 있는 고등학교 교재는 꿈 많았던 순수한 청년 이세종을 그대로 보여주며, 열사가 사망 당시 입고 있었던 피 묻은 의복과 시신을 덮었던 교기 등은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유추하게 한다.

한편, 17일 전주시 전북대학교 민주광장에서는 민중항쟁 전북 기념식과 이 열사의 추모식이 거행됐으며, 20일에는 ‘5•18 첫 희생자 이세종과 전북지역 5월 항쟁’을 주제로 기념 학술제가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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