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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 | 연재 [김윤성의 새 이야기]
새는 살아있는 공룡이다
김윤성 아마추어 탐조가•전북산업보건협회 전문의(2022-07-11 15:03:50)





새는 살아있는 공룡이다


아름다운 깃털을 가지고 멋진 노래를 부르며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면 저절로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이 아름답고 대담한 생명체는 언제부터 이 땅에 살게 되었는가입니다. 달리 표현하면, 이들은 무엇으로부터 진화해 왔는가 하는 의문입니다. 이에 대한 바른 답은 ‘새는 살아있는 공룡이다’라는 것이지만, 상식과 어긋나 보이는 이 답이 얻어지기까지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논쟁과 반전이 있었습니다.

다윈이 ‘종의 기원’ 초판을 발표한 이듬해인 1960년, 독일의 솔른호펜 마을 석회암 광산에서 아주 특별한 화석들이 잇달아 발견되었습니다. 1억 5천만 년 전에 살았던 시조새 화석입니다. 깃털을 가지고 있지만, 꼬리와 이빨이 있어서 새와 파충류의 특성이 공존하는 아주 독특한 ‘중간단계’ 화석이었습니다. 이후 한 세기 동안, 새와 파충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격렬한 토론이 시작되었고 시조새가 작은 ‘공룡’과 아주 유사하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곧 잊혔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새가 공룡, 악어, 뱀의 공통 조상에서 이른 시기에 분리되어 서로 독립적으로 진화를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마디로 새는 공룡의 먼 친척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새와 공룡 사이에는 깃털이라는 건널 수 없는 벽이 존재했기 때문에 이 주장이 올바른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다가 1970년대에 존 오스트롬이 공룡 화석에서, 현존하는 새와 유사한 특징들을 재발견하면서 ‘새는 공룡이다’라고 다시 주장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결정적 증거인 깃털을 가진 화석으로 뒷받침되지 않아서 여전한 의문이 뒤따랐습니다. 모든 것이 뒤바뀐 것은 1990년대 중국 요령성과 고비사막에서 깃털을 가진 공룡 화석들이 무더기로 발견된 이후였습니다. 깃털을 가진 공룡이 발견되면 될수록 새와 공룡 사이에 있는 신체 구조적 간격은 좁아지기 시작했고, 절대적으로 이 둘을 구분하는 일이 어려워졌습니다. 현재는 깃털뿐만 아니라 속이 빈 뼈, 기낭을 가진 독특한 호흡계, 일체화된 빗장뼈, 새끼를 돌보는 행동, 큰 두뇌 등 새에게 나타나는 특징들이 초기 공룡 화석에서 재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6,600만 년 전, 운석이 떨어져 공룡의 시대가 끝난 그날에도, 땅에서는 흉포한 티라노사우루스가 다른 초식공룡을 사냥하고 있었고, 하늘에는 화려한 빛깔의 날개를 가진 새들이 날고 있었으며, 호수에는 헤엄치는 새가 살고 있었고, 바다에도 잠수하며 먹이를 잡는 새가 있었습니다. 오늘날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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