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현장 | 2022 전주세계소리축제 제작발표회
‘더늠’으로 더 빛날
열흘간의 소리 여정
글 성륜지
올해로 스물한번째를 맞는 전주세계소리축제의 프로그램이 공개됐다. 9월 16일부터 25일까지 펼쳐질 올해 열흘간의 소리 여정의 주제는 ‘더늠’. ‘더늠(20th+1)은 판소리 용어 ’더 넣다‘라는 뜻으로 예술과 예술가 정신에 대한 본질을 고민해보자는 제안이다.
소리축제는 올해 번잡한 실외 장식과 프로그램을 최소화하여 작품 집중도를 높이면서 정돈되고 미니멀 한 야외 휴식 공간을 꾸며 작품 중심 예술축제를 운영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야외 행사와 프로그램 운영에 들인 공력을 실내 공연으로 집중해, 내실화한다는 계획이다. 대신, 실내 공연의 단조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비롯해 부안 채석강, 치명자성지 평와의전당, 덕진공원 연화정도서관 연화루로 장소를 넓힌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월드뮤직과 복합장르 등 7개 세션으로 구성된 2022 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을 들여다보았다.
섹션 1. 포커스 온 더늠 (Focus on 더늠)
올해 축제의 개막공연은 판소리 100년, 근현대 소리꾼들이 시공을 초월해 이질과 동질의 서사를 그려낸 <백 년의 서사>. 폐막공연은 현대 미니멀 음악가 테리 라일리의 작품을 30여 명의 연주자가 함께하는 무대가 준비됐다. KBS교향악단과 다양한 전통음악 장르와의 협연을 통해 국악기와 소리의 다채로운 조화를 이뤄내는 <접점>, <심청 패러독스>, <바르셀로나 플라멩코 발레> 등도 이어진다.
섹션 2. 오래된 결: 전통 (Being Heritage)
전통의 원형을 오롯이 담은 섹션이다. 대표 프로그램인 <판소리 다섯바탕>에서는 수궁가(왕기석), 춘향가(장문희), 적벽가(김도현), 흥보가(유태평양)를 만난다. 해금 이동훈, 대금 원완철 명인이 출연하는 <산조의밤>, 우도농악 명인 김동언, 최초 여성 사물놀이 연주자 박은하, 정읍농악 성윤선, 고창농악 구재연이 출연하는 <광대의노래 ‘풍운(風韻)’>도 관심을 모은다. 덕진공원 연화정도서관에서 진행되는 ‘마스터 클래스’는 장르의 이해와 해설을 통해 예술과 조금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시간. <김일구 명창의 광대가 이야기>, <배현영 교수의 고음반 이야기>, <최동현 교수의 판소리 이야기>등이 관객들과 만난다.
섹션 3. 온고이지신 (Young & Frontier)
젊은 전통음악가들의 진지하고도 유쾌한 도전. 심사를 통해 선정된 4개의 판소리 기반 창작 작품이 <소리 프론티어 시즌2>를 통해 초연된다. 지난해와 달리 창작 초연작에 주목한 무대다. 김봉영 X 김승진 <판소리 드라마 ‘다시 쓴 엽서’>, 그레이바이실버 <사계의 사잇곡>, 도채비 SSUL 적벽대전, 로큰롤 심봉사뎐이 올해 무대를 채운다.
섹션 4. 너머의 감각 : 컨템포러리 (World Music Today)
슬로바키아 바이올린과 침발롬, 더블베이스의 편성으로 재즈와 슬로바키아 민속음악의 절묘한 아우라를 만들어낸 ‘파코라 트리오’. 철현금 명인 류경화와의 협연 연주도 기대된다. 구음과 민요의 영역을 깨뜨리며 전통음악의 한계를 실험하는 ‘덩기두밥 프로젝트’는 전국의 다양한 민요들을 모티브로 국악과 재즈를 융합해 매혹적인 민요의 재기발랄함을 선사한다. 폴란드, 대만 등 실력 있는 월드 뮤직 팀들의 민속음악 탐험기도 이어진다.
섹션 5. 소리 인터페이스 (Special & Popular)
관객들에게 상대적으로 익숙하면서도 수준 높은 작품들이 준비되어있다. <마에스트로 정명훈 실내악 콘서트>,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와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이 어우러진 <Two Guitars>, 독특한 음색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두꺼운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안예은 콘서트_전주 상사화>까지 소리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섹션 6. 헬로우! 패밀리 (Kids & Family)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한 이머시브 가족 뮤지컬 <알피 ALPI>. 올해 가장 핫한 가족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우리랑 진도깨비>와 전북어린이대음악제, 소리배움터 등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섹션 7. 글로컬 랩 (Glocal lab)
지역의 힘, 지역 예술가들의 역량을 선보인다. 살롱드국악 선율모리 <듣,보,고> 풍류, 세악사 <싱잉볼, 재즈트리오를 만나다>, 연희단 청연의 <힙한 광대들>, 국악 AI 해커톤 <기계학습데이터 맵핑 Sori N>, <진안 증평굿보존회> 등 국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지역 예술가들의 실험과 도전, 장르와 장르를 넘나드는 이채로운 음악들로 관객들을 만난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올해 축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작품 중심 예술축제로서 디지털과 지역 브랜딩, 그리고 예술의 고도화는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현재의 질문이며, 그 가치와 목표를 아티스트, 관객들과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