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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8 | 문화현장 [활기 찾은 공연 예술계]
코로나 위기 속, "무대야 반갑다"
성륜지(2022-08-10 14:44:56)



문화현장 | 활기 찾은 공연 예술계

코로나 위기 속, "무대야 반갑다"


성륜지







코로나로 움츠러들었던 전북 공연예술계가 2년 만에 활력을 되찾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확진자 수가 감소하자 마치 이 순간을 기다린 듯 여러 극단이 공을 들여 준비한 작품을 들고 무대로 나왔다.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확진자 수에 공연계는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그동안 얼마나 문화생활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지를 보여줬다. 지난 7월, 탄탄한 구성과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울고 웃게 만든 연극 4편을 만나보았다.



전쟁의 아픔과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음악극 "엄마"


전주시립예술단이 창작 음악극 <엄마> (부제-복이, 순희, 지영이)를 지난 7월 8~9일(금, 토) 이틀간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 올렸다. 전주시립합창단, 전주시립교향악단, 전주시립극단, 전주시립국악단이 함께 한 이번 무대는 전쟁이 가져다준 수많은 부상과 전쟁의 후유증, 그 과정에서 생이별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엄마의 삶보다 ‘아빠’를 그리워하는 아내와 딸의 비중이 더 크게 그려지 점이 아쉬웠지만 전쟁이 가져온 이별과, 피난 가는 과정에서 상처받은 순희의 모습을 마음이 아플 정도로 잘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남겨진 가족의 슬픔과 그리움을 간접 경험하며 전쟁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비극을 가져오는지 깨닫게 한 무대.  



주체적인 여성으로 재탄생한 "新 콩쥐팥쥐"


김제의 예술집단 얼간이 지난 7월 4일부터 열흘간 예술공간 짚에서 <新 콩쥐팥쥐>를 공연했다. 고전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 부러진 호미를 대신해 황소가 자갈밭을 매어주는 대신, 콩쥐가 손으로 직접 밭을 맨다. 원작에서는 두꺼비가 구멍 난 독을 막아주고 참새가 벼를 찧어 껍질을 벗겨주지만 이 작품에서는 두꺼비 같은 돌로 구멍을 막고 진흙으로 틈을 메꿔 물을 채우고, 스스로 벼를 말려 껍질을 벗긴다. 연출가 김준은 “콩쥐팥쥐 이야기는 대부분 가학을 당하거나 궁지에 몰려 불쌍하게 그려지는데 그 모습이 싫어 현대 여성상을 부각하려고 노력했다”며 포기하지 않고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누군가의 도움으로 이겨내는 장면은 최대한 배제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만남 "카모마일과 비빔면"


극단 빈칸이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전주의 아하 아트홀에서 연극 <카모마일과 비빔면>을 선보였다. 사랑은 어디서 오는 걸까? 아니, 왜 오는 걸까? 관우는 다 불어 떡이 된 비빔면에 유인이 남긴 카모마일을 부으면서 ‘마법이 펼쳐진다’고 말한다. 떡이 됐던 비빔면은 어느새 먹음직스럽게 변했다. 카모마일과 비빔면은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불어버린 비빔면에 카모마일 차를 부으면 다시 맛있어지는 것처럼 사랑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불편하지만 좋을 때도 있는, 어울리지 않지만 서로를 필요로 하는 존재. 연출을 맡은 박찬 감독은 ‘순간’에 포커스를 맞췄다. 사랑에 빠진 순간을 판타지처럼 표현하고자 음악 이탈리아 음악, 샹송, 스페인 음악을 동원했다. 



첫 번째 리딩플레이 창작뮤지컬 "회신"


아트컴퍼니 두루의 창작뮤지컬 <회신>이 지난 7월 20, 21일 전주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펼쳐졌다. <회신>은 ‘봄봄’과 ‘동백꽃’의 저자 김유정의 유작인 <생의 반여>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생의 반여를 모티브로 하되 여인에 대한 연모에 집중하기보다 내면에 숨겨진 결핍을 다루었다. 40분이라는 다소 짧은 러닝타임 때문이었는지 내용을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도 있었으나 연기자들의 열정이 돋보인 무대였다. ‘명렬’은 자신을 슬픔 속에 가둔 지난날의 ‘나’를 죽인 뒤 유정과 마주한다. 그리고 유정에게 ‘명렬아!’ 라고 외친다. 명렬 역을 맡은 서동진 배우가 의도한 대사로, 사실 유정은 친구가 아닌 명렬, 자신이었다. 공연 후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서 설명해주지 않았다면 실수로 알고 넘어갔을 대목. 아트컴퍼니 두루의 리딩플레이 창작뮤지컬은 7월에 2회, 11월과 12월 각각 1회씩 4회에 걸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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