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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9 | 연재 [김윤성의 새 이야기]
참새와 신의 섭리
김윤성 아마추어 탐조가•전북산업보건협회 전문의(2022-09-14 10:48:57)

김윤성의 새 이야기

참새와 신의 섭리







참새는 14 cm 작은 텃새로 수명은 2년이며 전체적으로 갈색을 띱니다. 눈, 귀깃, 멱에는 검은 무늬가 있고 부리는 두꺼운 편입니다. 항상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먹이는 잡식성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 종류의 참새를 볼 수 있는데 거의 대부분이 (산)참새이고, 강원도 해안과 울릉도에는 드물게 섬참새를 볼 수 있으며 집참새는 한 번 관찰이 되었을 뿐입니다.


12,000년 전, 빙하가 물러나고 인류가 농업혁명과 더불어 정착을 하면서, 주변에서만 머물고 있던 참새가 사람들 곁으로 성큼 들어왔습니다. 둥지를 처마 밑에 만들고 먹이 또한 경작 식물의 씨앗이나 열매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도시들이 생겨나고 경작지가 줄어드는 산업화 상황에서도 여전히 자주 볼 수 있으며, 현재 남극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참새는 한때 곡식을 축내는 나쁜 새로 여겨져 엄청나게 포획되었습니다. 몇 가지 실례를 들어보면, 일제 강점기 전북 김제평야 특산품 중 하나가 참새 통조림이었고 경성 지역에서 술 안주감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더욱 유명한 사건은 중국 대약진 운동 당시에 있었습니다. 1958년 모택동 주석이 들쥐, 파리, 모기와 더불어 참새를 네가지 해충으로 지정을 하면서 중국 전역에서 참새 박멸 운동이 벌어졌습니다. 둥지를 허물고 알도 깨뜨리며 어린 새를 잡아 죽였고, 냄비, 후라이팬을 두드려 나는 큰 소음 때문에 참새가 날기만 하다 지쳐 떨어져 죽게 하였습니다. 이 운동은 참새를 멸절 직전으로 끌고 갔으나, 오히려 메뚜기가 창궐하여 농업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4천만명의 인민이 기아로 죽는데 일조하였습니다. 뒤늦게 중국 정부는 소련에서 25만 마리의 참새를 긴급 수입하고 전국에 방생하여 멸절을 면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1852년 뉴욕에서도 해충 방제 목적으로 영국에서 집참새를 들여왔습니다. 이후 집참새가 거침없이 세력을 확장 번식하여 곡식을 축내기 시작하자 수 십년 후에는 참새 한마리에 2센트 현상금을 내걸었고, 참새 사냥 클럽이 따로 생겨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듯 번성하던 참새들은 근래에 들어서는 세계 각지에서 숫자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것은 없습니다. ‘참새 한마리가 땅에 떨어지는 것도 신의 섭리’라는 예수의 말이 있습니다. 한 마리가 그럴 진데 집단 전체가 줄어들고 있다면 섭리보다는 신이 내리는 경고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김윤성 아마추어 탐조가•전북산업보건협회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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