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22.10 | 기획 [남원의 판소리]
판소리의 고장 동편제를 완성하다 ③
남원은 한국의 에든버러가 될 수 있을까
신동하 기자(2022-10-12 13:31:38)

남원은  한국의 에든버러가 될 수 있을까




2014년 남원은 국내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도시 특화지역사업 대상으로 선정되었으나 2019년 1차 선정에서 탈락했다. 이후 남원은 문화도시 사업국을 다시 꾸리고 2차 문화도시로 지정받기 위해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소리(판)’이라는 주제로 예비사업을 추진하며 남원 예촌 및 요촌을 문화 네트워크와 교류 중심지로 두고 ‘소리’와 관련된 여러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2차 문화도시 선정 또한 수포로 돌아간 상태.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남원이 진정한 의미의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답은 남원의 전통문화 콘텐츠에 있다. 새로운 활동도 물론 중요하지만 남원만이 할 수 있고 남원만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을 확대해야 한다. 지역 유산을 이용한 좋은 예시가 애든버러. 애든버러는 영국의 스코틀랜드에 있는 작은 도시다. 인구 규모는 약 50만명으로 전주보다 15만명이 적지만 가지고 있는 문화적 저변은 결코 작지 않다. 매년 8월 한달동안 세계 최대의 예술 축제가 열리는 곳도 이 곳이다. 공연장에서는 오페라 공연이 올라가며, 거리에서는 젊은 예술가들의 다양한 버스킹 공연이 이어진다. 책 박람회도 같은 시기 열려 세계적인 석학들이 동네 공원에 모여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국립민속국악원의 왕기석 원장은 남원이 한국의 에든버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남원의 서부권은 축제를 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었다. 우선, 예가람길을 중심으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크고 작은 공연장이 모여 있으며, 판소리를 위해서 시내에는 야외공연장들이 마련되어 있다. 문학적 자원도 풍부하다. ‘춘향전’과 ‘흥부전’은 물론이고 영웅소설 ‘최척전’과 기이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만복사 저포기’ 모두 남원을 배경으로 한다. ‘춘향제’를 개편하여 국가적인 축제로 발전시킨다면 남원역도 활기를 되찾고, 300억이 넘는 혈세를 투입하여 만들어졌지만 사람들이 찾지 않아 애물단지가 된 ‘남원 예촌’도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동편제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도 마련되어야 한다. 동편제 마을이나 국악의 성지에서 작게나마 자리를 마련해 두었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방문하기 어렵고, 남원에서 머무르며 동편제 소리를 전수한 강도근 명창등에 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우리가 남원의 소리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선현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것을 지키며 발전시킨 데에 있다. 동편제 판소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그 뜻을 이은 명인들을 살펴볼 수 있는 기념관이 생긴다면 남원의 국악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하 기자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