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6 | 칼럼·시평 [시]
<시>길
박영근(2003-12-18 14:02:49)
우리 가는 길 때로 외롭고 지치며는
길목마다 백 가지 숲으로 열려있는 산에 올라 산맥을 볼 일이다.
수만의 슬픔이 낮은 구롱이 되고 첩첩 봉우리가 되어 형제 사이로 울고 견디지 못할 슬픔으로 터져
골짜기마다 우루르 쏼쏼 쏟아져 몇 백년 한 산맥으로 이룩한 그리움 산밑 마을
애달픈 역사 앞에 장하게 세우는구나
아아 나무 한 줄기의 슬픔도 부지런히 함께 모이니 큰 산이지 않느냐
벗들의 여러 모습들이 떠오른다.
어려운 세월 속에서 고통을 함께 나누고,
새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벗들 속에서 나는 많은 것들을 깨우쳤고
가야할 길을 찾을 수 있었다.
해방이란 먼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벗들의 끊임없는 참변화 속에 있었던 것이다. -시집 대열」 후기 중에서
박영근 약력 1958년 전북 부안 출생 전주고등학교 중퇴 1981년 r反詩」6집에 작품 수유리에서로 데뷔 1984년 시집 『취업공고판 앞에서』간행 1987년 시집 『대열』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