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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7 | 칼럼·시평 [문화시평]
<시평>
문화저널(2003-12-18 14:54:31)

한국화단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자 창립되어 이번에 그 첫 전시회를 보여준 「들·바람·사람들」의 작품들이 제기해 온 것은 작가가 어떤 절실한 사회적 문제나 자신의 내면문제를 표현할 때의 리얼리즘, 혹은 상황과 인간의 문제와 대결할 때의 리얼리즘의 정신이 작가의 꿈을 암시하고자 할 때 부딪치는 문제였다. 곧 그 리얼리즘과 회화의 전통적인 장치나 기법 및 원형적인 이미지의 상관관계이다.
임옥상의 「우리동네 춘하추동」은 네 개의 작품으로 된 < 형제수퍼>를 중심으로 한 변두리 마을의 사계절 광경을 담고 있어서 일상적인 친근감을 준다 그와 동시에 그 계절은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된 정치의 계절이기도 해서 時事性 혹은 시사적 풍자성도 엿보인다. 특히 마을의 겨울풍경은 조그만 마을에 불어닥친 매운 눈바람이 정치의 바람이기도 하다는 것을 우울하게 강조해준다. 그런데 임옥상의 경우 그 네 개가 한벌인 역작의 특수성과 관련된 문제가 있다. 동양의 병풍화나 서양의 기독교 교회 제단화의 주제는 모두 원형적인 것이다. 그류네발트의 이젠커임 제단화의 예수의 일생 연작이 그 대표적인 본보기이다. 그런 전통적인 주제를 통해서만 그 한벌은 연작은 감동적일 순간들을 보여줄 수 있다.
박종수는 「땅」에서는 리얼리즘과 환상이 큰 무리가 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직도 한쪽 산에서는 불길과 연기가 멎지 않고 있는 無士와 같은 야산을 환상적인 배경으로 하고 前原에는 산전수전을 가 겪은 地이나 무당과도 같은 노파가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다. 그 옆의 엉겅퀴는 소위 民草의 상징이다. 광대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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