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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4 | 문화현장 [사람과사람]
[품앗이]
문화저널(2004-01-27 10:44:44)


 소비 향락적인 외세중심의 문화를 건강한 생산자적 문화로 극복하여 민족의 자주적 문화를 일구어 나가겠다는 의지가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전북지역에선 이미 지난 84년 4월 지역문화가 민족문화 회복의 근간임을 믿는 젊은 문화패가 「녹두골」이란 이름으로 구성되어 87년 7월 민족예술연구소 「온고을」로 발전적 변신을 시도해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데, 이 같은 성격의 문화패 모임이 이리와 정주, 남원지역에도 결성돼 참다운 우리문화의 확산작업에 기여해 오고 있다.
풍물패 「품앗이」는 바로 이 같은 성격의 문화패 모임으로 지난해 남원에 개관된 전라화도 풍물굿 전수회관에서 풍물을 익힌 회원들을 중심으로, “남원지역에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우리문화의 정착”을 위해 지난해 9월에 구성된 지역문화 단체다. 풍물패 「품앗이」의 태동에는 중요 무형문화재 제11호 임실 필봉굿 기능 보유자인 양순용씨가 남원군 보절면에 생활근거지를 옮기면서 남원시내에 전라좌도 풍물굿 전수회관을 마련한데 도움이 컸다. 현재 「품앗이」의 고문으로 양순용씨 외에 남원지역 교사협의회 회장인 보절중학교, 최명우교사가 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대학이 없는 이 지역의 여건과 생업을 하면서 활동해야 하는 어려옴으로 아직은 역량과 조직적 체계가 미흡하지만 교협이나 각 농민단체 시민단체등과의 연계를 통해 적극적인 활동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품앗이」대표 이필재씨의 얘기다.
또한 앞으로 단순한 「풍물패」에서 벗어나 남원지역의 진정한 문화운동단체로 자리잡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구상하고 있으나 아직은 대중성 확보에 주력하면서 남원지역에 신선한 충격으로 인식시키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들은“흔히 운동 지향적 성격에서 파생되기 쉬운경직성을 탈피하고, 지역 민들에게 공동체적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조금은 강한 이미지에서 탈피, 일상 생활문화속에 깊이 개입한다”는 구도를 설정해 놓고 있는데 이 같은 맥락에서 이들에게 회갑집이나 전통혼례식에의 적극적인 참여는 큰 의미를 지닌다. 그 동안 농촌지역에 까지 깊이 침투되어 온 소비 향락적인 외세문화를 몰아내고 건강한 민족문화를 사람들에게‘인식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풍물패 「품앗이」는 지금까지는 전라화도농악을 비롯 탈춤이나 민요 등 연회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이 같은 「동호인 그룹」에서 탈피 좀더 적극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농민문화분파」 「학생문화분과」 「시민문화분파」등 기존의 조직을 재정비했다. 먼저 「학생문화분파」는 교사들의 도움을 얻어 방학기간을 이용한 「우리문화교실」을 통해 풍물과 탈춤, 문화이론 등을 강습하기로 했는데, 이미 남원 한남여고 풍물반 구성 등으로 실질적 효과는 거두고 있다. 또한 「농민문화분과」에서는 요즘 각 마을단위로 확산되고 있는 농민회 조직을 지원 농촌두레패를 구성하고 농촌일손 돕기 추수감사제 대동놀이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리고 「시민문화분과」에서는 기존의 탈춤 및 풍물강습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가면서 우리문화에 대한 시민강좌도 계획하고 있다. 풍물패 「품앗이」는 매주 금요일 정기모임을 갖고 남원지역에서 이미 인정받는 상쇠 김재수씨를 중심으로 회원들간의 기량을 균등하게 하는데 노력하고 있는데 이들의 활동에 가장 큰 애로점은 역시 재정문제. 그래서 이들은 회원들의 회비와 함께 공연 및 연하장 판매 등을 통한 수익사업에도 열중할 생각이다. 지난해 12월 17일 개인적 놀이보다 집단적이고 생산적인 놀이문화의 정착을 내걸고 남원시민회관에서 가졌던 창립공연은 중 ·고생들의 열렬한 호응으로 앞으로 이들의 활동에 큰 기대를 모으게 하고 있다. 남원의 풍물패 「품앗이」의 금년도 중점사업으로는
-전문 문화활동가의 배출
-생활속에 참다운 우리문화의 확산시도
-5월 춘향제에 농악경연 및 가장행렬 마당극 공연
-지난해에 이은 정기공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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