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한국사회변동과 사구체 논쟁의 전개 80년대 한국사회의 구조적 성격과 그것의 실천적 함축을 둘러싸고 전개된 다양한 논쟁을 총괄하여 우리는‘한국사회구성체논쟁’ 또는 ‘한국사회성격논쟁’이라고 일컬어 왔다. 이 논쟁은 분단된 한국사회에 있어서 제반 사회운동의 발전에 따른 사회 과학적 인식지명의 확대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회구조’와 그 구조가 지닌 모순을 변혁하려는 ‘사회운동’이라는 두 개념측에 대한 과학적 인식의 내용이 사회과학이라면 사구체논쟁도 결국 이같은 인식의 결과인 것이다. 80년 5월 광주사태를 겪고난 이후 60,80년대의 소시민적 ·포퓨리즘적 민주화운동에 대한 근본적 반성온 기존인식지명의 전환율-가져 오게 하였고그것은 결국 80년대의 사회운동이 민족적 민중적 변혁운동으로 지향하게 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70년대 까지의 다분히 우편향적인 사회과학적인 인식은 계급적, 민족적 문제로 전환하여 인식지명을 확대 ·심화시켰는데 이것은 바로 변혁적 사회운동의 복원에 상용하는 과학적 이론의 복원에 다름이 아닌 것이다. 하여튼 변혁운동의 이념 및 사상, 주체, 대상, 동력, 방법 등에 대한 인식이 심화되면서 사구체논쟁은84년까지의 준비기롤 거쳐 85년경 공개적인 논쟁으로 전환된다. 그 이후 이론적 역량과 실천경험의 축적에 상용하여 보다 더 높은 수준의 논쟁으로 발전되어 오고 있다. 그런데 논쟁이 진행되면서 논의 영역이 확대되고 그 심도가 깊어지게 되면서, 최근에는 학술연구자들이나 관심있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논쟁이 너무 복챔고 전문적이어서 갈래를 잡기가 힘들고 지나치게 험학적이며 관념적이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논쟁에 직 ·간접적으로 관련을 맺어온 편자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책무’같은 것을 느끼고, 그간의 논쟁의 경과와 쟁점을보다 체계적이고 일목요연하게 제시해보고자 하는 시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 책은 원래 두권으로 기획하여 우선 제1권을 내어 놓은 것이다. 제1권은 80년대 한국사회 변동과 사회구성체 논쟁의 전개률다루고 있으며 제2권 권은 현단계 사구체 논쟁의 쟁점 제국주의와 국가권력, 민주변혁론, 통일론, 사상과 이론, 정세분석론 등을 정리코자 계획하고 있는 모양이다. 편자들도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그 지면관계상 그동안에 이루어진 논쟁의모든 부분을 다 망라하지는 않고, ‘진보적인’학계의 논의와 그와 관련된 사회운동권의 일부 논의만을 수록하고 있다. 사회운동권의 문건들 중의 일부가 부분적으로 수용되고 있는데, 얼핏보아 다소 과격한( ? ) 것으로 비쳐지는 것도 있으나 이것 또한 한국사회 구성체의 심충적 이해를 위해 학문적 분석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분석적으로 독서해야 하는 것이리라. 80년대 사회구성체 논쟁사의 정리에 있어 편자들은 다옴과 같은 몇가지 전제적 논의를 하고 있다.
첫째, 사구체 논쟁의 맥을 어떻게 잡으며 논쟁의 과정을 어떻게 시기구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편자는 이 논쟁이 사회운동의 변혁론적 인식 의심화 ·전환에 의해 규정되면서 논쟁의 주제 ·인식지명이 변해 왔다고 보면서 그 시기를 크게 2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각 단계의 논쟁에서 사회 운동권에서의 논쟁과 학계에서의 논쟁을 구분한다. 이것은 운동권의 논쟁이 당면한 실천의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 되어왔던 데 비해 학계에서의 논쟁은 학계 나륨의 이론사적 전통에 규정되고 동시에 분석적 관심 자체에 엄매이는 측면이 강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 양진영의 조웅·피리에 있어서 그 쟁점변화, 지명확대, 변화의 추동력은 운동권의 논쟁 자체에서부터 주에졌다고 보는 것이 편자들의 견해이다. 1단계 논쟁의 사회운동적 맥락에서 편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른바 CNP논쟁이다. 왜냐하면 이것이 한국사회의 구조와 변혁에 대한 총체적 인식을 둘러싼 (반)공개적인 최초의 논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들은 학계에서의 1단계 논쟁을 국독자론과 주자륜의 논쟁으로, 2단계 논쟁으로의 과도기에 종속적 국독자론, 종속적 관료독점 자본주의론 퉁과 같은 종합적 절충론이 시도되다가 식반론의 등장과함께, 식반론(혹은 식반자흔)대 신식국독자론을 논쟁의 양축으로 하는 2단계 논쟁으로 전환하였다고 보고 있다.
둘째, 논쟁의 개념 규정 문제이다. 현재 ‘한국자본주의 논쟁’ ‘한국사회구성체 논쟁’ ‘한국근현대사논쟁’ ‘한국사회성격논쟁’퉁이 논자에 따라 달리 쓰이기도 하고, 별다른 구분없이 혼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편자들은 진보적 사회분석의 기본범주롤 크게 유형화할때 사용하는 ‘사회구성체론’과 ‘변혁론’을 분석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사회성격논쟁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으로서‘사회구성체논쟁’개념을 활용하고 있다.
셋째, 각 단계의 논쟁의 핵심객 쟁점을 무엇으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편자는 1980년대 한국의 진보적 사회과학의 역사률 기본적으로 ‘마르크스주의(혹은 정통 정치경제학)의 복원’과정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복원을 위해서는 변혁적 사회운동의 복원에 상용하는 마르크스주의적 방법론의 재정립이 필요하며, 이러한 방법론에 입각한 우리 분단된 한국사회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관점인 것이다. 그래서 1단계 논쟁이 주로 첫번째 과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반면, 2단계 논쟁은 두번째 과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책은 위와 같은 전제를 기반으로 하면서 “사회운동의 발전에 의해 주동되는 변혁적 인식의 전개에 대웅하면서 사구체논쟁의 결과가 어떻게 진행되어 갔는가하는 문제를 우리들에게 개략적으로 분석해 보여주기도 하고, 논쟁에 참여했던 많은 논의들을 일목요연하게 쟁리해 주고 있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제국주의적 규정성과 한국자본주의의 특수성의 통일적 과악이란 것이 쉽사리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이, ‘계급해방과 민족해방l이 조국통일의 과제와 함께 주어져 있는 식민지 종속형 자본주의 사회의 성격과 그 변혁의 특수성을 해명하고자 애쓰는 이들에게 유용한 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