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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6 | 칼럼·시평 [시]
바다의 말
이 시 연약력·본명 : 容淑, 46년 입실 출생·「心象」 신인상으로 등단·한(2004-01-27 14:50:50)

바다는
깊은 밤에만 속삭인다.
인간의 언어가 무성한 시간에는

끝없는 함묵으로 버티다가도
어지러운 논리가 사라진
깊은 밤에 비로소 깨어나서
묵시의 法音을 전한다

그러나 바다가 들려주는 말은
말이 아니다.
때로은 새소리거나 물소리
때로는 솔잎 스치는 바람소리
어쩌다가는 벼락 천둥의 소리

부드러움으로 굳세라고
편가름 그만두고 하나되라고
그리하여
개벽의 신새벽으로 달려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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