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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7 | 칼럼·시평 [문화저널]
이순신 장군가
심인택 전주 우석대 교수(2004-01-27 15:14:47)

판소리가 전통음악으로 계승되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 까닭은 소리꾼의 교육방법과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문화에 대한 인식부족 등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다. 그러면서도 현재 꾸준히 연행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문화저널 기획시리즈 편에서 그동안창작 판소리의 사설을 엮어 왔었다. 이제 그 마지막으로 이순신장군가의 사설을 엮으려 한다.
조선말 이후 자주적인 문화활동이 억제된 상태에서 항일투쟁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이 창작판소리들은 크게 성황을 이루지도 못한 채 몇몇 뜻있는 사람들에 의하여 불리 워 지다가 이제소리를 들올 기회도 없어지고 그 자료마저도 찾기가 어렵게 되었다.
임진왜란 이후 일본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도 살아온 우리 민족이기에 더욱더 이러한 음악이 우리의 마음에 항상 남아 다시는 일본으로부터 업신여김을 당하지 말아야 하는데, 어찌 우리 민족은 그렇게도 아량과 관대가 많은지 자못 부끄럽기가 짝이 없다.
오늘날 창작 판소리와 창극의 공연횟수가 많아짐을 축하하면서도 한 회 공연으로 끝나지 말고 계속 공연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여야 할 것이다.

이순신 장군가

〈아니라〉
그때여 일본 풍신수길이는 조선침략국책으로 도총대장에 우게사요 대병을 동원시켜 별안간 모라칠때

〈자진모리〉
그때여 일본 풍신수길이는/조선침략 국책으로 인병하니/도청대장의 우게다요/가동청장 소소행장으로/좌우선봉대장이라/혹천장천 도진노름/소조천을 좌우 악을삼어/육군 이십여만을 영솔하고/외퇴로 행모삼어/사월 십삼일 부산을 치고/동래로 짓밟혀 들어갈제/우리부사 송상현씨/불복절사장하고나/적장이 다시 명을내려/삼도로 거쳐올라 갈재/적세가 분분 사상을 빗발치듯 하니/적군의 급함이 노하거늘/조정이 진동허니/강염장졸 분발하야 삼노적병을 막을제/도순병사 지역으로 중도막고/지방의사 성의길이 온우방의사/초견으로 좌우적군의 길을끈어/실수함이 없어라/이렇타 분발할제/좌정노우백노 남주자/북현무 중앙의 황신대기를/차서있게 진을버려/적군을 급급히 모라칠제/순병사 신업장군/관군을 거느리고/충주를 지키시다가/도적에게 패를 당하지/적군의 깃발이 빠른지라/상감께서 문무백관을/거나려 의주로 파천하니/서울이 함락되고/형양성이 깨여지니/그때여 권율정문부/명장 이여송과 합하여/쳐들어 갈제/적군을 무찌르니/명양성이 회복되고/도적의 뒤를 추격할제/의병과 근왕병이/도처마다 봉기하여/혈전고무 일어날제/전라수사 이순신장군/천하명장 이순신장군/벽파진에 다( )을 처고/철쇠를 걸어놓고 왜놈함대 수백척을/울둘목에 잡어놓고 앞뒤로/들이치니 왜수군이 함몰하야/한산항 진해항의/적함을 격파하고/이역기와 합진하니/일군의 급합이 푸른지라/가등청장응징할제/함성이 진동 화강이 중천/압살지성이 일어나/적함이 불로 다태우고/한적을 뒤금추격/풍운같이 몰아갈제/사천항 이르러서 이백척을 속거하고/상포에 백여척 한산항 칠백척 앙골포 사백척이 깃발조차 부서지니/거북선 있는곳에 상원악담 적함대는/망풍도저 하는구나.

〈아니리〉
적군은 점점 물러가고 이장군은 삼도 통제사로 임명하지 삼도여한을 굳게 막고 백성은 군량을 굽기 태산같고 요동이 어려울 제 유제사십육경이 재앙을 초래허고 요시다의 꼬임으로 모름이 신청하니 관련된 이순신 장군은 자연 급독에 피하는지라 국가의 불행이요 백성의 비참이 아마도 천지채앙을 게뉘랴 막을소냐 성외성내 남녀노소 아전장졸 모아들어 부모를 잃은듯이 곡성이 낭자할제

〈중모리〉
거리거리 모인장졸/이장군 가는앞길 업드려서 통곡헌다/아이고 장군님/이것이 무삼 변일까/장군님의 높은 충성 다 아신배요/신명하신 지혜용맹 적합을 격파하니/국가의 만행이요 백성의 복이라 하옵는디/공훈을 받지않고 죄명이라니 웬말이요/가슴을 뚜다리며 서로잡고 통곡을 하니/관대하신 장군인들 마음이 온전 하시랴마는/정중하게 이르시되 죄명으로 가는나를잡고/공훈을 논란하니 백성의 도리도 아니요/나를 글게함이로다 그대등은 염려말고/각기 집으로 돌아가며 조정의 높은 복명/백함이 었으리라 정중하게 이르시고/손을 들어 작별하고
/금부도사 뒤를 따라갈 제/백성들의 울음소리는 차차 멀어지고/각 군영 나팔소리는 이별곡을 슬피불어/청산도느끼난듯/청송 녹수 푸른솔은 바람없이 움직이니/대의명분 사정이라/은은한 달빛아래/국사를 탄식하던 황보인의 충직함을/이어서 더할소냐/이장군위국심사 백성을 못잊어서/우울부락하시더라.

〈아니리〉
금부도사 뒤를 따라 여러날을 몽장하되 유무적 변명이 무일원 하시고 행하시니 정중하신 그런분을 뉘가 아니 정복되랴

〈단중모리〉
그때여 이장군은/감금을 당하시 조정편벽되고/충직은 멀어지고 간신만득세한야/기회를 엿보는디 한심할사 우리조정/정몽은 분별없는 세력분투하야/서로일러 잡아러니/그 아니 통탄한가/일본의 탐정사는 조정을 탐문하여/동해를 건너가고 또다시 침입하니/목전에 있건마는 한심할사 비이없어/당론에만 분투헌다.

〈아니리〉
일본은 또다시 쳐들어 올제 그때는 어느 땐고 추치월 망간이라 금풍이 삽삽하여 가는 가을을 재촉할제

〈자진모리〉
이날밤 삼경시에/강안이 적적 물결이 잔잔/청색은 음음하고 달빛이 흐미하고/안개가 뒤덮혀 구름이 뭉게뭉게/첩첩이 들어 오더니/뭇밖에 광풍이우루루/잠시간의 운무가 걷쳐/일광조출동청 남강 산하에/은은한 윷대가 종긋 종긋/깃발이 펄렁/뇌고함성이 천지가 진통/일성방포가 풍/수천대적합이 바람힘을 얻어/까마귀떼 같이 물결이 뒤쳐/물밀듯이 달려올제/일함대수천대가/수천궁뇌수 일제히 제화되는/좌우에 포성소리/산악이 무너지고/강산이 뒤끌어/분분이 나렬제/화전궁전이 비되/일제히 언덕에 올라/장창대검을 휘두르며/풍운같이 달려들어/남문을 지이처/북문에 고두남 되고/서문을공격/동문에 째졌구나/화광이 중천/산지사방에 불이붙어/관사가 다타고/군량이 불이부터/팔팔 삽삽허니/추사가멸망이요/남은장졸 산지사방 흩어져/삼삼 해안이 도적에게 짓밟혀/죽엄이묘와같고/불쌍한 우리백성들은/옴도뛰고 꼼짝달싹을 못하고/부모형제 처자를 잃고/곡성이 낭자헐제

〈아니리〉
이때여 이장군은 감금을 당하셨다. 청주부사 청탁의 익언으로 다행히 축엄을 면하시고 관직만 삭탈하는 원수악마에게 백의종군더니 그때 도원수권율과 밀약이 있어 남방을 밀탐정 이소식을 듣고 통탄함을 마지 않더니 조정에서는 대론이 분분하여 이 장군을 삼도 통제사로 재임명하고 유서를 내리니 진주 어행중 유서를 받아보고 공이 어찌 지체하랴

〈단중모리〉
그날 즉시 길을 떠나/지리산 쌍모둥을 순식간에 얼른지내여/구례읍을당도허니/일경이 정녕 무인독성이 잠긴지라/공이 탄식함을 마지하고 곡성명의와 노중에서/피난민들 갈길을 방황 그날 공이 직시하마 하여/군중을위로하고 그곳에 백생들과/그 밤을보내고 순천읍을 들어서니/성외성내적막하여 장부 한숨이 절로난다./다행이 그곳에 서진병 팔십명을 얻어/인솔하고 나간읍을 당도하니/병사도망하고 백성들은 흩어져서/산곡중 피난민들서로잡고통곡하니/불탄곡식이재가 되야 이리저리 흩날린다.

〈아니리〉
공이 급한 마음 일각이 여삼추라. 보성읍에 들어가 군기를 정렬하고 설례에 나누어 실고

〈자진모리〉
즉일출발 재촉할제/회롱포에 이르러/김옥주 반겨나와/대강 탐문후에/군중의 기틀세워/수작기였으되/삼도통제사이순신사명이라/퉁두려시 거러놓고/산지를 모아놓니/장불수인이요/병불기백명이/전선이 겁난지라/어선수척에 모두올라/적세를 바라보니/왜놈함대 수백척이/감안을 뒤렵어/의기양양 열락부절 이로구나/제장이 엿자오되/적세가 호대하오니/어찌 막으리까/이장군 분기충천/칼을 들고 선두에서서/대장부 칼을들고 싸울적에/적군을어쩌 피하리요/오날 결승결단하야/죽엄을 두려워마라/제장이 영을들고/앞을 다투고 쫓대를 날리니/방포일성이꽝뗏뗏뗏/나발소리 두리둥둥/뇌고치며 번개같이 달려들어/적함을 쳐부셔/물에다 풍/이 장군 쏘는 화살마저 부축하여/왜장이 선두에 꺼꾸러저/기급선 피리전탄/물결이 뒤둥거러지고 자빠지고 째어져서/천봉지 바람이 와르르/가련할손 왜장들은/혼불부신하야/바람부는대로/물결치는대로/위러렁출렁 떠내려갈제/바서져죽고쩨져져죽고/흉하게죽고 오사급사압사할제/무섭고더럽게 눈빠져혀빠져/몰사일제히죽을척에/뱃쫓대 부러진 적합대는/망풍 도주를 하는구나

〈아니리〉
그때여 이장군은 좌우 의기를 끊어놓고 적군의 군량이 집절하야 굶어죽는자 부지기수라 흐터진 장졸들은또다시 모아들고 백성들은 군량을 쌓노니 이장군의 엄숙한 은혜는 또 다시 떨쳐드러〈자진중모리〉한산도 진올쳐서 벌목청청 깅·강술레/이 기묘한 술법으로 적군의 담이떨어지니/벌랍하던 풍신수길이는불금장탄 노량대전/적군피월 망풍도주 저의국으로물러가고/이장군은전사하시니 충무공 시위하여/사시를 행과 받틀르라/임안풍진 팔년간의 허다한 공뇌전과/절중보국 기능기제 그 수구를/다 어쩌 알리오마는/진주남강 암석상
에 적수탄심 논개씨는 왜장청장 목을안고/푸른물 한곳못에 깨끗한 그죽엄을/청천백일 아름답고 평양하월 높은계획/웅서미지뢰를 받들어 왜장 소서행장목을 갈러/국가해를 떨어트렸으니이모두가 기생이라.

〈아니리〉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희생하니 하물며 대장분들 그러하나 곰곰히 앉아생각하며

〈진양조〉
분하고도 슬프고나 임진병자 양난으로/우리나라 지소를 당한후에 당쟁원인/피안일고 무시무비 쇠퇴하여 당론에만/분투할제 정권쟁탈 모두하여가련한/이씨장업도서산으로지는해라척신이/전자되고 모로가 무탄허셔 그립된/장색전생 상하되여 패민세를 통탄하니/무비한 비참함이 이땅위에 그득하다.

그 동안 엮었던 유관순 ·이준 ·안중근 ·올봉길 의사가를 기억하면서 이순신장군가를 끝으로 역사가 시리즈를 마치고자 한다. 그 동안 기획시리즈에서는 남도민요와 가곡 그리고 창작판소리를 엮었지만 그냥 자료에 불과함을 면치 못한 감이 있다. 특히 민요부분은 전공인이 부른 노래이외에는 별자료가 없고 가곡 ·시조부분은 서양식 노래에 밀려 이제는 노래하는 사람마저 없는 실정이다. 그래도 판소리는 면면히 소리꾼과 애호가들의 노력으로 이어져 전북의 체면을 세울 수가 있어 다행이다. 수차에 걸쳐 창작 판소리를 강조하였지만 창작이 없는 문화 ·음악은 사실 죽어 가는 문화임을 깨달아야 한다. 수입품을 계속 사용하면 국내 생산기반이 무너지듯 제발 좀 이제는 정신차려서 우리의 문화전통을 차분히 꾸려 나가는 그런 정신자세가 이 땅 그리고 전북에 심어지기를 바라며 기획시리즈의 막을 내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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