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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9 | 칼럼·시평 [서평]
남한사회의 중간계층 분석
지역연구모임(2004-01-27 16:16:20)

한국의 계급연구의 시작은 80년대의 정치상황 하에서 기능주의적 계층이론에 대한 대체물로서 등장한다. 또한 민중운동의 성장, 사회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올바른 실천을 위해서 계급론적 시각의 연구는 필연적이었다. 80년대에 한국사회 계급에 대한 경험적 연구성과들이 축적되었고 추상적인 수준에서 계급론은 변혁론이나 사회구성체론과의 상호교류를 통하여 새로운 학물풍토의 흐름을 형성하였다.
해당 사회의 변혁은 프롤레타리아트 단독의 힘으로 성취될 수 없고 오직 다수피지배충의 결합, 참여에 의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 이에 변혁운동의 동력이 되는 제 계급, 계층의 위치와 성격을 올바로 파악하는 문제는 변혁론의 핵심적인 문제의 하나로 되어져 왔다. 특히 중간제계층에 대한 위상을 두고 논쟁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80년대 비약적으로 발전한 운동을 기반으로 민중진영은 중간층획득을 놓고 (자유)부르주아지와 싸우고 있다고할 수 있다. 그리고 87년 6월 투쟁과 7, 8월 노동자 대 투쟁을 통하여 동요세력으로서 중간충의 실체를 확인하였다. 하지만 중간층은 변혁운동의 동력이며, 프롤레타리아트의 동맹세력으로서의 객관적 조건을 갖추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책은 소연방과학아카데미 동방학연구소, A.A. 부취낀의 저서를 완역한 것이다. 페레스트로이차로 대표되는 소련의 일련의 과정속에서 소련측의 여러 문헌들이 국내에 소개되었지만 한국사회를 실증적으로 해명한 것으로는 이 저작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남한의 급속한 자본주의적 발전에 따른 사회구조상의 변동을 맑스주의적 기준을 이용한 사회적 지표(social parameter)에 의해서 명가하고 여러 주민층에게 경제성장의 실제적 결과는 어떠하였는지를, 특히 사회구조의 가장 동적인 부분 중 하나인 도시 중간충의 상태를 밝히고 있다. 중간층을 쁘띠부르주아와 사무직원 및 인탤리겐찌야의 상호교차하는 범주로 구성된 사회층으로 정의하고 중간층에게 단일한 경제적 토대가 없다는 점이 기본계급(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과 대비하여 그들의 성격을 규정하는 가장 일반적인 특징이라고 보고 있다. 저자는 중간층에 대한 연구의 실질적인 의의를 제국주의 세력 및 신식민주의에 반대하고 국제독점자본의 폭압에 반대하며 독재체제와 반동에 대항하는 민족해방을 위한 투쟁에서 제민주세력들의 통일전선 창출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의 1장에서는1 남한사회의 자본주의 발전과정과 사회의 구조적변동을 논의하고 있다. 남한경제의 근대화의 주요한 방법을 “수출지향적 성장전략”으로 보고 있으며 남한이 국제 독점체의 이해관계에 자신의 이해관계를 종속시키는 국제노동분업체계로의 통합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 여기에서 국가는 자본회전율에서 민간기업의 요구를 포괄하고 직접적인 경제적 활성화 및 조정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도시화과정과인구이동은다른개발도상국보다도 현저하였으며 사회의 외형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음을 실질적인 지표를 통하여 정리하고 있다. 저자는 소득분배의 문제를 적대적인 모든 사회생활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속성인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인 불평등”의 직접적인 모습으로 보고있으며 남한의 부르주아 학자들이 평균적 수치로 소득의 불평등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경제성장의 결과가 도시의 부유층과 전문가집단에게는 많은 이득을 준 반면도시중간계급, 도시빈민 및 농촌지역은 그 반대였음을 측 소득과 소비격차가 중대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2장에서는 남한 사회의 사회-계급 구조에서의 도시중간층을 논의하고 있다. 남한사회는 계급형성과정이 완료되었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기본계급의 발전이 양적 질적 성장에 의해 특정 지워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남한의 부르주아지의 구성은, 현대적 관료 부르주아지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개인소유기업체나 동업형태의 사(私)기업체의 비율이 줄어드는 즉 소수독점재벌이 특화되는 상태를 초래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노동계급의 구성은 사무직원과 상점점원, 인탤리겐찌야 하층출신의 집단이 프롤레타리화 함에 따라 널리 확대되고 있음을 말한다. 저자는 남한사회학자들의 “중간계급” 해명에서의 수미일관한 방법론의 결여와 서구학자들로부터 차용해온 물질적 근거 기준의 절대화, 사회구조의 개별법주들의 자의적인 조작을 비판한다. 중간층내에서 가장 많은 도시 쁘띠부르주아지의 객관적인 존재조건을 소생산 및 자본주의적 소경영이 우끄라이드의 틀 내에서 이루어지는 소규모 생산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인탤리겐찌야와 사무직원이 합쳐져 광범위하고 대단히 다종 다양한 사회집단을 구성하며 도시중간층의 유기적 구성부분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저자는 인테리겐찌야의 압도적 대다수가 현재 피고용자로서 일하고있다는 점, 노동계급과 인텔리겐쩨
야 몇몇 집단의 물질적 상태가 균등화되고 있다는 점을 관찰하여 이들의 프롤레타리화를 주장하고 있다. 결론부분에서 저자는 남한사회중간충의 한계를 지척하고 있다.
권위주의와 테러, 기본적인 민주적 권리를 개악한 반(反) 인민적 체제·에 대한 항의의 표출자로서 중간층의 역할과 체제의 자유화를 위한 운동이 가지는 의의를 과소평가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목적과 과제가 갖는 한계와 그들이 내리는 슬로건의 중도적-개량주의적 성격올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인탤리첸찌야가 “독자적인 경제적 계급이 아니며 따라서 아무런 독자적인 정치적 세력도 대변하지 못한다”고 언급한 레닌의 말을 이용하고 있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맑스의 관점 하에서 실증적으로 제계급들을 분석하고 있으며 남한사회 부르주아학자들의 견해를 일정하게 비판하면서 저자의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또한 남한사회 자본주의 발전의 파장성을 지적함과 동시에 계급양극화현상을 선명하게 정리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는 도시화 과정의 설명에서 내외독점자본의 농업지배로 인한 농업부문의 지속적 해체 및 농업인구의 급속한 감소, 분해의 가속화를 제대로 설명하고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둘째는 저자도 지적하듯이 신중간계급(소련연구자들은 ‘현대중간충’)과 노동자계급간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있지 못한다는 점이다. 세째는, 계급분석을 주로 정부통계의 센서스 자료를 바탕으로 한 직업분류를 통해서 하고 있다는 첨이다. 계급간의 사회적 관계, 내적 연관성 보다는 직업에 기초한 계급구조분석에 치중하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계급연구의 궁극적 관심은 역동적인 사회적, 정치적 현상들의 설명과 사회변혁이기 때문이다. 중간층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통한 그들의 위상을 명확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롤레타리아트를 중심으로 한 기층민중의 계급적 역량이 확보되었을 때 중간제계층은 민중진영에 획득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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