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고장 전라북도!
하지만, 많은 예술인의 '끼'가 짙게 배어있는 곳, 전통문화가 곰삭아 향을 피워내는 곳, 그래서 예전부터 예향이라는 자긍심을 가졌던 많은 사람들. 그런데 이젠 외부에서가 아닌 먼저 우리 지역 사람들 스스로가 그 말에 쑥쓰러움을 느끼는 것 같다. 그저 건강한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만 느낄뿐 굿과 놀이의 마당에서 울타리 밖에 선 구경꾼으로만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이때 받아본 얇은 책자, 우리 생활에 또 하나의 여유로운 기쁨을 준 것 같아 반가웠다. 그리고 아주 작은 힘들이었지만 이 지역 문화 예술에 뿌리를 재현하고 건강하게 지키려는 사람들이 보석처럼 빛나 보인다. 매달 중순쯤 받아보는 『문화저널』, 이 속에서 우리들이 딛고 있는 이 땅을 더욱 찬찬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됐고, 새삼 우리 지방 전통문화 예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마련해 준 셈이다. 그래서 진정 이 지역 문화를 이끌어 가면서 대중들의 삶을 대변하는 문화예술 정보지로 관심도 크다.
따라서 나름대로 욕심아닌 욕심을 부려본다. 문화는 과거의 중심과 오늘의 중심이 잘 조화되는 것이 아닌지? 그러함이 잘 곁들여져 담긴 정보지라면 독자를 더 오랫동안 붙들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주요기획 내용이 과거의 역사를 재조명 해보는데 그치고 있어 무거운 느낌을 갖게 한다. 물론 지나간 과거의 역사를 재조명해 보는 것은 현대의 역사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단지 과거를 기술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를 통한 현대의 역사에 대한 기술과 평가에 더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저널이라는 타이틀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문화적인 것에만 집착하고 있고 대중등의 참여가 한정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저널이 소수의 사람만을 독자로 선정한 것이 아니라면 다양한 곳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면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같은 것이다. 즉 요즈음 만화 비디오등의 문제가 성인등뿐만 아니라 국민학교 학생들에게까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는 것에 대한 전북인의 시각등, 좀더 생생한 기사를 많이 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지나치게 우리고장의 것만을 고집하다보니 중앙과 분리된 느낌을 갖게 한다. 이도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 중앙과의 분리는 스스로 고립시키고 또한 주제를 선정하는데도 한계를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북의 문화적인 것이 중앙에 얼마나 진출해 있는지, 또한 현재 중앙에 진출하고 있는 전북예술인 등에 대한 재조명을 활발하게 해서 독자로 하여금 자긍심을 갖도록 했으면 한다.
또 하나 바램이 있다면, 물론 백제기행을 통해서 우리 고장의 문화유적을 시찰하고 있으나 참관기를 통해 우리 독자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은 너무 간략하고 깊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좀더 욕심을 내자면, 지역을 분리해서 그 지역의 과거풍습을 소개하고 현재의 풍습을 좀더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기술해 보는 특집기획을 주제넘게 권해보고 싶다. 문외한 일 수 있는 내가 감히 지적하고 터무니 없는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닌지. 그 누구보다 더 이 저널을 사랑하는 독자이고, 보다 나은 발전을 고대하기 때문이다.
어떤 생명도 밖으로 문을 열지 않은채 살아갈 수는 없다고 한다. 닫힘은 죽음의 다른 표현, 어울림도 마찬가지 서로의 어울림없이 생명은 살아가지 못한다. 우리 문화의 갈길도 그 생명의 논리와 윤리에 바탕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