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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1 | 칼럼·시평 [문화칼럼]
근 절 타 령
박 대 우 기전여자전문대 교수(2004-01-29 10:48:14)

우리는 끔찍한 사건을 번번히 접할 때마다 그 정도가 몸처리쳐 지도록 몰인간적이어서 두 번 다시 생각하기 조차 혐오스럽다. 유괴 그리고 일가족 생매장, 조직폭력배들의 집단 보복 살상극, 수십억대의 부동산 투기 및 사기, 그리고 연예인 공갈협박에다 금품갈취 사건등・・・.
어디 그 뿐인가? 대중매체를 통해 보고 듣는 사건류 말고도 길거리에 나가 일상적인 우리의 주변을 둘러보자. 생활터전이라는 이유로 상인들이 도로를 점유한 것까지는 애교로 봐줄수 있다. 번듯한 길에서는 행여 딱지 떼일까봐 벌벌빌빌 맥못추던 차량들, 정작 사람들 붐비는 좁은 길에서는 아무데나 주정차 해놓기 일쑤인데 다가 운전사들 횡포 또한 기관이다. 좁디 좁은 나라걱정에다 기름절약, 근검절약, 구체적으로 자신의 경제적인 이류로 걸어 다니는 사람들에게 운전대 잡은 사람들이 삿대질에다 눈 부라리며 욕지거리를 예사로 퍼붓는다.
무슨 아파트 추첨이다, 아무개 택지 분양이다, 거시기 주식매매다 하면 그 접수처에 몰려드는 인파란 짐작할수도 없을 만큼 예상수치를 훨씬 웃돈 적이 다반사이다. 자식들은 「백두에서 한라까지」 라는 조국 통일의 기치를 내걸고 목수까지 바치는 판에, 「다 네놈들 먹여 살리려는게야」라며 돈띠를 허리에 둘러 묶고 방방곡곡 헤집으며(휴전선에 설치된 지뢰지대만 빼놓고) 땅투기 하러 다니는 이 북새통.
쥐뿔이나! 먹잘 것도 없는 회담입네 하며 상호방문, 호상왕래, 오만풍신 떨어대며 무엇이라도 금새 손에 쥐어 줄듯한 전방목표(前方目標) 세워 놓고 순한 백성 흘려 먹는 정치샌님들 작태 또한 괘씸하기 이를게 없다. 「죽을 죄」를 지어놓고도 「맞을 죄」지은쪽에 몽땅 뒤집어 씌우기 다반사요. 설상가상격으로 신문방송사 총동원시켜 오도(誤道)일삼아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사는 착한 중생들 헷갈리게 한 업보 어쩔겐가. 「정의를 강물처럼」이 땅위에 흐르게 하겠노라는 종교 역시 교권, 교단, 교파 간의 알력 내지는 이권다툼 아니면 가시적 성장에만 급급하다 보니 돈벼락 받을 궁리 따위의 저급한 신앙을 간조할 뿐 별다른 가르침이나 배움이 있겠는가. 물론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며 어떻게 그것을 쓸 것인가에 대한 현일들의 진지한 설득이 없는 것은 아니나, 「시간은 돈이다」는 등식이 잘못 적용되었을 따름. 일단 벌어놓고 보자는 출발점부터 아예 도덕성이나 윤리성이 고려되지않고 있음이 현실적인 고백아닌가?
없이 살아온 세월이 너무 길어서 일까? 「어떻게 벌은 돈」인가를 묻지 않는 세상 탓일까?

용돈마련 궁하던 차 사람목숨 파리 잡듯, 빠찡코에 심야크럽 구역 싸움 계보살상 안나오면 재미없다. 연예인들 억지춘향, 먹고살기 바쁜터에 주정차장 따로있냐 차선인들 필요있냐 내맘든데 세웠다가 안거리면 본전이요 행여적발 재수없다 돈만원쯤 눈깜땡깜, 한푼두푼 모아봤자 티그리 태산되냐 어느세월 한몫볼껴, 여기저기 쑤셔보다 떼돈벌면 감사헌금 맹탕공탕 하늘의 뜻, 돈낳고 사람낳지 사람낳고 돈낳것냐 복채놓고 손금보니 점쟁이 하는말씀 동남간방(東南間方) 땅사란다, 네돈내돈 딸라이자 사돈팔촌 긁어모아 유황온천 신개발지 귀퉁배기 사놨다가 손안대고 코풀었네, 천년만년 사고지고 자손만 놀고먹고 피둥피둥찌고빼고, 개부랄티 소부랄티 녹용생피 백년산삼 남녁에서 거둬먹다 태국방콕 코부라피 말란김에 원숭이골 알래스카 연어낚시 호노룰루 골푸채질, 없는 놈들서럽겄다. 내돈주고 노는판에 엇다대고 눈흘기냐 나돈벌 때 니까짓놈 힘써줬냐 용서줬냐, 가만보자 상것들이 언제저리 되었는고 애고재고 눈꼴셔서 못보겠다. 괘씸죄는 역적보다 더큰죈줄 몰랐던고 모르는죄 또한크니 왕창모은 요로통로 미로뎁보 전후좌우 사방팔방 이실직고 할작기면 누이좋고 매부좋고 총화단결 총력안보, 탁치면 숨막히고 턱치면 억나온다 얼르고 겁주기전 성금기금 자진상납 훈장은 내가받고 박수는 네가치고, 돈버는덴 양심출장 처녀고 여편네고 심지어는 노인정꺼정 술집으로 식당으로 마구잡아 팔아먹다, 네놈딸애 그리되면 미야모로 마사시가 애지중지 아끼던칼 닙뽄도를 꼰아물고 게거품 말거품을 하이타이 풀어논 듯 북풍 한설 몰아치듯 적토마를 박차하듯 이판사판 떡판되게 끝장날 것 아닌가벼, 학교앞길 골목깡패 돈천원쯤 뺏으며서 속으로 뭐라겠냐 청부살인 가정파괴 산사람도 묻은짐승 포승줄에 엮어가며 카메라를 쏘아보는 눈빛들을 보았는가-재수없이 걸렸다는, 큰도둑놈 살인두목 모두모두 기세좋게 버젓허니 살더라만 우리같은 피래미만 족쳐대는 세상살이 드럽게도 억울타아, 범죄와의 전쟁선포 명령좋고 구호씩씩 요란시끌 뻑적지근 다소지간 언뜻보매 그럼직도 하다마는 어디그게 그리쉽게 뿌리뽑힐 일이다요, 세계역사 어느구석 눈씻고도 찾을수가 있단말가 범죄악습 뿌렁구채 뽑았다는 기록인들, 이세상서 제일가장 맬캉없는 선전구호 그게바로 근절인데 바꾸어서 말한즉슨 싹쓸이로 털어낸단 그런요량 속셈으로 포고문을 낭독했단 애기아녀, 그말이여, 그럭혀도 어찌될까 긴가민가 하는판에 누구더러 누굴잡아 질서유지 민생치안 정의회복 복지국가 선진국민 일등국민 밎어지나 안밎길껄, 허파염통 곪아가는 이판국에 손가악끝 가시뺀들 불로장생 언감생심, 납작드리 엎어져서 오건요리 저건저리 구국일념 앞세우다 못할짓을 하였으니 처분대로 하시구료 그래라도 한즉슨은 바늘구멍 눈꼽만치 그나마도 감지덕지 살맛꿀맛 주댕이가 귀밑꺼정 째지도록 웃을꺼여, 아니하면 언발에다 오줌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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