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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1 | 칼럼·시평 [시]
한마당 노래
최 형(2004-01-29 11:00:51)


여러 빛깔이 어우러지는 마당에서
우리는 줄곧 지켜보거나
이내 싱글벙글 흥그러워하기도 한다

엉뚱히 뒤엉키는 소리라면
두꺼비 시늉되게 마련이지만
비록 저마다 뽑아내는 가락이라도
한뿌리에 파고드는 노래일 때
새 기운 신바람이 나는 것이다

한겨레 도도한 강물이라서
원수같은 세월도 끌어안는 물굽이, 그렇다.
굽이도는 흐름이라도 따돌릴 수는 없다.

이제 새 하늘이 열리는 길목에서
오종종한 가슴일랑 툭 터놓고
덤벅붓 큰 이름 써내어
겨울 깃발 한통으로 펄럭일 일이다.

여럿이 서로 눈맞춤하며
한마당 노래 부를 일이다.



약력
시인 최형은 1928년 김제에서 태어났다. ‘49년 동국대를 졸업하고 30여년 교편을 잡았으며, ’84년 정년퇴직하였다. ‘69년 첫 시집 『푸른황지』를 출간하고 이후 『강풀』『푸른 겨울』등의 시집과 수필집 『해와 강의 숲』등 모두 7권을 펴냈고, 지난해 시집 『들길의 풀꽃』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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