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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1 | 특집 [특집]
춤문화의 대중화 위한 적극적 자세
이상덕 전주일보 문화부 기자(2004-01-29 11:19:55)


91년 전북무용계는 전통무용, 창작무용등 다양한 춤사위의 양적 풍성함과 민간단체들의 대중성 확보와 현실에 함께하는 춤문화를 위한 적극적인 자세가 돋보였던 한해였다.
각종 의식놀이판 마당에서 펼쳐지던 전통적인 춤의 공연양식이 극장이라는 서구적 개념의 무대 공간속으로 들어오면서 겪어온 고민이 아직도 다 풀리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 전북 무용계는 전북지역 기존단체들의 무용공연보다는 중앙예술단체들의 공연들이 한껏 빛을 발휘한 반면 자체적으로 전북무용인들의 위축된 모습들이 노출되어 이 지역의 특성적 심성을 그린 무보계발이 무엇보다도 시급함을 보여 주었다.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낸 전북 무용계에서는 특히 지난해에 이어 전북에서 열린 제4회 지역간 연합무용제전이 눈길을 끌었다. 각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으로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해온 무용단체들이 학연과 인맥에 관계없이 참여해 그들이 추구해온 새로운 무용문화를 찾기위해 노력한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또한 지난 10월 현대무용단 「사포」로 이름을 바꾼 전북 가림다무용단의 야외춤판과 소극장 기획시리즈는 전북무용계에 널리 퍼져있지 않던 생활모습을 담은 무둉들이 신선한 감각으로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보수적인 전북무용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던 무대는 전북 남성무용단 창단공연이다. 전북무용협회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펼친 남성무용단 창단공연은 역동적이고 굵은선의 춤사위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 단체가 제자리를 잡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내용의 안무와 복합적인 무대예술의 조화를 통해 남성적인 특성을 살리는 선의 예술을 선보여야 할 것이다.
제72회 전국체육대회 특별무대에 참여한 전북 각시군 무용지부 경축공연과 전주시립예술단 공연은 고정적인 레파토리보다는 새로운 소재발굴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대학무용과 재학생들의 발표무대는 기존 무용계에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올해 3회 정기공연과 외국공연을 실시한 전북대와 원광대, 우석대학 무용과 공연은 배운 것을 선보인다는 자세로 실험적 공연보다는 갈고 닦는다는 전통 춤사위를 선보여 새로운 춤의 산실로 평가받았다.
특히 91년 전북무용계의 성과중의 하나는 대중과 함께하는 무대가 어느해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지난 8월 10일 변산해수욕장과 원광대 노천극장에서 현대무용단 「사포」가 마련한 청소년을 위한 야외춤판은 무용의 대중화 작업을 통해 관객과 가까이 할 수 있는 무대가 되었다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되었다.
한편 전북 무용계는 외부의 특징적 무용들이 이 지역 무용문화에 반성의 기회를 제공하고 자극을 주어 새로운 활력의 문화를 창출하는 기회가 마련된 자리였다. 지난 11월 중앙디딤 무용단 전주공연은 전통무용의 현대적 해석으로 눈길을 모았다. 특히 스트라빈스키의 발레음악을 과감히 한국 무용에 도입해 순수한 우리의 춤사위가 세계무대에 견주어 조금도 손색이 없음을 보여줬으며 강렬한 메시지 전달로 우리 무용계의 한정적 요소를 극복하는 자리였다. 또한 중앙디딤무용단 공연은 전북지역 무용계의 새로운 활력과 지방 무용인들의 새로운 각정을 촉구한 무대로 전북무용계가 이번 공연을 계기로 새로 태어나야 함을 시사한 자리였다.
또한 독특한 풍자와 해학으로 이 시대의 어두운 면을 표출한 공옥진씨의 창무극은 진부한 소재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외길 인생에서 빚어낸 농축된 춤 문화를 선사해 각박하면서 특징적 계파에 따라 움직이는 작금의 무용현실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다사다난한 91년 전북무용계는 92년도 춤의 해를 맞아 몇가지 풀어야 할 문제점이 노풀되었다.
첫째는 무용공간이다. 도내에 산재해 있는 공연장은 대부분 대형무대이거나 민간단체에서 운영되는 소극장이 전부여서 무용의 경우 제반여건상 공연을 자주 가질 기회가 적고 이에 따라 무용의 대중화가 어렵다는 점에서 객석 2백~4백석 규모의 중형극장 설립이 시급하다. 특히 중형극장이 설립되면 연대적으로 음악, 연극 등에도 사용될 수 있어 지역문화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무용언어 개발 및 대중성을 위한 춤사위다. 젊은 세대의 무용관객을 위하여 어렵게 느껴지는 춤사위를 현실에 맞게 고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어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명무의 개발이 있어야 할 것이다. 흔히 보게되는 승무나 살풀이 같은 전통무용의 재현도 무용수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멋과 흥을 표현하고 돋우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고정된 승무나 살풀이가 판에 박은 듯이 복사되어 나올 수 없는 것이 예술의 묘미 이듯이 현실에 맞는 춤언어가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대학의 무용과 교수들은 무대를 통해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즉 전북에 산재한 대학교 교수들은 그들이 그동안 배우고 익힌 춤사위를 강단에서 무대로 승화시켜야 한다. 달라진 공연무대 공간, 새로 부딪친 음악과 춤에 대한 해석이나 관념들이 교수예술인들의 어법으로 승화되어 관객에게 전달된다면 전북무용계는 새로운 부흥기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다.
넷째는 새로운 무용단의 창단이다. 전북무용단은 도립국악단 무용부, 전주시립예술단 무용부, 「사포」무용단, 「나래」무용단 등이 있으나 타시도에 비해 재정과 여건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무용극을 무대에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부터는 도내 대학 무용과 졸업생 100여명이 배출될 것이나 그들을 수용할 수 있는 무용단 환경이 열악하여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그들은 결국 타지역으로 진출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관과 기업이 지원하는 직업무용단 창단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창단무용단을 통해 향토색 짙은 이 지역 무용을 채보해 무대화 시켜야 할 것이다.
전통무용과 현대무용 등의 다양한 춤사위등이 무대에 올랐던 91년 전북무용계는 서로의 반목현상이 짙어 서로 연대하여 화합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한해였으며 각자 무용인들의 역량에 노력을 더해 더많은 무용관객을 확보키 위한 노력들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였다. 특히 창작활동과 이 지역 무용문화연구에 대한 정책과 배려등이 절실히 요구됐던 한해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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