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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2 | 칼럼·시평 [시]
호밀밭 모퉁이
심호택(2004-01-29 11:39:29)

나 먼저 집에 돌아온 날은
서둘러 밥 먹고 호밀밭가에 나가 서니
그애 지니가는 것 지켜보았습니다.

먼 철둑길 아지랑이 속에
나비 하나 가물거리다 마을로 들어오면서
점점 황홀하게 그애가 되는 것입니다.

그애의 하얀 교복을 에워싸고
까닭모를 행복의 치장으로 차려입던
그 푸르른 우주에 가득하던 밀 익는 향내!

취하여 뛰노는 맥박을 감당하느라
밀모가지 물결치는 밭고랑 저편
쓰라린 새날의 발자국 소리를 놓쳤습니다.



심호택 : 옥구출생, 계간 「창작과 비평」으로 작품활동 시작. 한국외둑어대 및 대학원 졸업. 현재 원광대 불문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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