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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4 | 연재 [문화저널]
4월 혁명정신을 계승하자강명희의 <오빠와 언니는 왜 총에 맞았나요>
문화저널(2004-01-29 12:00:13)

흔히 운동가요라 불리우는 노래중에 <잠들지 않은 남도>라는 곳이있다. 이 제목을 처음 접했을대 ‘남도’는 당연히 광주를 지칭하느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가사중에 ‘유채꽃’ ‘한라산’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고 ‘남도’가 광주가 아닌 남쪽의 끝에 자리한 섬인 제주도를 의미함을 알게 되었다. 그럴즈음 제주도 4․3항쟁을 소재로 쓴 이산하씨의 <한라산>이 무크지 『녹두서평』에 발표됐다. 그 詩를 읽고서야 비로서 <잠들지 않은 남도>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읽고 외웠던 국어책에서의 ‘서정적’이고 ‘심미적’인 그 많은 시들과는 너무도 다른 리얼리즘 문학을 접하면서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으며, ‘정치적 도구’로 규정해버린 문학작품들이 대중들의 역사의식을 깨우쳐주는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가를 적어도 나 자신의 작은 문학적 체험들을 통해 절실하게 느꼈다. 정치나 역사, 사회학을 학습할 기회가 적은 대중들에게 다소 접하기 쉬운 문학작품은 제주도 4』3항쟁이나 4월 혁명, 여』순사건이나 빨치산 활동등의 사실들을 편협되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곤 한다.
4․19혁명 이후의 역사는 완성되지 못한 혁명을 완수하려는 싸움과 몸부림의 역사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4월 혁명의 정신과 의의가 역사의 흐름속에 올바르게 전승되어야 한다.
『4월혁명기념시전집』(학민사․1983)은 4월 혁명의 본질과 평등․정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펴낸 책이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기성시인들의 시 38편과 4월 혁명 당시 초․중․고․대학에 재학중이던 학생들의 시 135편과 4월 혁명에 관한 기성 시인들의 발언을 한데 엮어 만든 것이다. 이 책에 실린 거의 모든 시와 발언들은 4월 혁명 당시의 상황르 생생하게 증언하고 혁명의 숭고한 정신을 전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 모든 詩중에서 오랫동안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오빠 언니는 왜 총에 맞았나요’라는 제목의 이 詩는 4월 혁명 당시 서울도심지에 위치한 국민학교 4학년에 다니던 강명희에 의해 쓰여진 것이다. 너무 쉬운 단어와 문체로 쓰여져 있어 달리 주를 달 필요가 전혀 없는 글이다. 이 소박한 글 속에 담긴 내용이 비록 4월 혁명을 바라보는 국민학생의 시각이지만 “ …나는 알아요, 우리는 알아요/ 엄마 아빠 아무말 안해도/오빠도 언니들이 왜 피를 흘렸는지…”에서 그 어느 누구의 표현보다도 정확하게 4월 혁명의 의미를 감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그 정신이 계승되어야 함 역시 “오빠와 언니들이/배우다 남은 학교에서/ 배우다 남은 책상에서 /우리는 오빠와 언니들의/뒤를 따르렵니다”에서 확고하게 보여준다.
또 다시 맞이하는 4월이 기억만을 되풀이해서 되살려 주는 연례적인 것이 되게 하지 말자. 그 정신을 5월과 6월 또 다른 4월로 계승시켜 미완의 4월을 완성시키는 큰 초석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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