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5 | [시]
귀목나무
박형진
(2004-01-29 13:35:33)
밭둑 돌무더기틈에 난 귀목나무 한 그루
이 밭을 일군 할아버지때부터 였을까
한 번도 그늘지게 가지뻗을 수 없도록
자르고, 꺾고, 때론
검불을 던져 쥐불로 태우기도 했었는데
오오, 이 온 우주를 버팅기고 있는 생명력이여,
반짝이게 벼린 낫을 든 내 앞에서 너는
그러나 한치도 어긋남없이, 너무도 당당하게 의연하게,
또 다시 새 순을 피워내는구나 귀목나무.
약력
․ 1958년 전북 부안출생
․ 1992년「창작과 비평」봄호에 시「봄편지」외 6편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 시작
․ 현재 부안에서 농사룰 짓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