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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6 | 연재 [문화저널]
안병무의 『歷史와 解釋 』
서용운 전주신흥교회 목사(2004-01-29 13:47:16)

이 세상에는 무수한 책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인류 역사상 출간된 책들을 다 모아 본다면 아마도 지구가 좁아보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중에 우리에게 전해진 책은 얼마나 될까? 비록 전해진다 해도 그것들 중에서 세계인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책이 과연 몇 권이나 되는가? 우리는 요즘 베스트셀러로서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책들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책들의 운명이 얼마나 긴가? 대부분의 것은 북과 몇 년 혹은 몇 달 사이에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만다. 그런 것들은 새로운 ꡐ베스트 셀러ꡑ가 속출하는 바람에 유행가의 운명처럼 무대에서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수천년을 내려오면서도 사람들 손에서 버림받지 않고 베스트 셀러로 간직되어온 책이 있다면 그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세대가 변하고 상황이 달라져도 그런 것을 넘어서서 인간 전체의 어떤 문제와 관련이 있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더욱이 과거 민족간의 배타성, 그리고 교통과 통신의 불편 등을 고려할 때 그런 것을 무색하게 할 만큼 강력히 호소하는 그 어떤 것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이런 책들을 흔히 고전(古典)이라고 한다.
성서(聖書)는 바로 이와같은 고전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고전(성서)은 그것을 가진 민족이나 개인에게 가장 큰 보물이면서 또한 큰 장애물이 되는 수도 있다. 무슨말인가하면 고전(성서)을 계속적으로 재해석하여 현재화하면 앞으로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으나, 그것을 그대로 사장해 버리면 미래에로 향하는 문을 차단해 버리는 망령(亡靈)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유대교가 성서를 율법적으로 고착시켜 버렸을 때 유대 민족에게 망령이 되었으나, 기독교도에 의해 재해석 됨으로써 그 폐쇄성을 뚫고 세계로 진출해서 마침내 모든 사람들의 것이 되었다는 것이다.
〈歷史와 解釋〉은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민중신학 이론가이며 한국 신학 연구소 소장이신 안병무(安炳茂)박사가 1982년 출간한 성서 입문서이다.
그는 이 책에서 성서의 문자적 신화적인 해석을 단호히 거부하는 반면에 역사적 실존적 해석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즉, 성서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증언이기 때문에 이 증언을 우리는 막연히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증언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선 자리에서 묻고 대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을 통하여 성서로 하여금 오늘에 말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서 안의 인간상과 그 역사가 수천 년 전에 생겼던 어떤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그 안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것과 공동운명체임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곧 그것은 바로 그 인간 역사의 그때 그때 상황에서 경험한 어떤 의지, 어떤 손길을 경험하는 것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 〈歷史와 解釋〉은 오늘날 과학적 사고로 세련된 우리들을 큰 마찰없이 성서의 깊은 세계로 인도해 주는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 믿는다. 뿐만 아니라 성서를 통해 계시된 하나님의 역사관 인간관을 통해 오늘 이 땅에 사는 우리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밝히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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