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6 | [문화계 핫이슈]
세계속의 춘향문화제로 자리잡기를
-제62회 「춘향제」의 이모저모 -
장경희․남원신문 편집국장
(2004-01-29 14:01:17)
전국 최고의 전통문화축제인 제62회 춘향제가 지난 5월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광한루원을 중심으로 화려하게 펼쳐졌다.
민간주도로 행사가 이관된지 일곱번째를 맞는 이번 춘향제는 다른 어느 대회때 보다도 격조높은 전통문화마당으로 정착되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제62회 춘향제는 춘향 재현 시가 행진, 춘향문화대상, 전국춘향선발대회 등 춘향관련행사와 흥보가 완창, 창극 춘향전 및 남사당놀이, 제19회 전국판소리명창 경연대회 등 민속행사, 제6회 전국춘향미술대전, 판소리 학술대회 등 부속행사 등 총 36개 종목에 이르는 푸짐한 행사가 화려하게 수놓아 졌다.
작년보다 향토의 고유 민속행사가 대폭 늘어난 이번 춘향제는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춘향문화를 선양하고 남북이 함께 하는 화합한마당으로 축제 기간동안 50만의 인파가 대거 몰려 온통 축제분위기를 자아냈다.
9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춘향제는 올해 처음으로 선을 보인 창극 춘향전과 남사당놀이가 첫날 행사의 하일라이트였다.
이번 창극은 춘향전에 등장하는 광한루를 무대로 오작교, 그네 등을 이용하여 「사랑가」, 「이별가」,「옥중가」, 「암행 어사 출도」 등 4개 대목이 80여분 걸쳐 진행되었는데 춘향역에는 남원출신 안숙선명창이, 이도령역에는 이희진명창, 월매역에는 인간문화재 오정숙씨가, 변학도에는 원로 창극연기자 박후성씨 등이 열연했다. 특히 창극춘향전의 절정인 암행어사 출도 대목에서는 관중들이 직접 "암행어사 출도야"를 외치도록 내용을 구성. 관중들을 신명나도록 했다. 이번 창극 춘향전은 국내 최고수준의 국악인들과 국립극단 및 남원지역 국악인등 1백 여명 보조 연기자 1백 여명이 출연해 춘향제의 축제분위기를 고조 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이날 전야제에는 남원의 민속놀이인 만복사지 탑돌이와 토성제, 불꽃놀이, 등불행렬, 점화식, 국악공연 등이 베풀어 졌다.
10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춘향 일대기 재현 시가행진이 시작되어 유치원생부터 초․중․고생 5백 여명이 신관사또의 거드름 피는 도임행차, 관기와 기생점고, 옥중의 춘향과 거지어사, 변학도의 생일잔치와 어사출도의 해학적 장면을 재현해 내어 거리를 가득 메운 주민․ 관광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오후 2시에는 완월정 특설수중무대 에서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열렸으며 2백여명의 여고생들이 꾸미는 고전군무, 창공에 수천개의 오색풍선이 날아오르고 육군 모부대 소속 장병들의 축하비행, 고공낙하산 묘기 등이 펼쳐졌다.
이번 춘향제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종목은 뭐니뭐니해도 전국춘향선발대회와 전국판소리 명창 경연대 회.
춘향선발대회는 본선에 진출한 32명의 미녀들이 KBS의 생중계를 위한 특설무대에서 한껏 미모를 과시, 관중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면서 카메라 플랫쉬 세례를 받았다.
한편 촌로들이 신명나게 덩실덩실 춤을 추며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킨 판소리 명창 경연대회에서는 수궁가중 자라가 토끼를 꾀어 수궁으로 들어가는 대목을 부른 이난초(34, 여, 남원시 죽항동)가 대통령상을 받아 명창의 반열에 들게 됐다.
그러나 가장 인기 있는 이 두 종목의 행사가 과도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춘향으로 선발된 미녀들의 사후관리의 문제점, 명창대회에 남자 명창들의 참가가 갈수록 감소하여 많은 국악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는 것 등이 다음 춘향제부터 깊이 새겨볼 만한 대목이다.
한편 올해 춘향문화대상에는 학술부문에 이가원박사(79, 단국대 명예교수), 예술부문에 박초월명창(작고), 언론부문에 KBS한국방송공사가 각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들 수상자들은 춘향전의 이론적 발전 및 춘향제의 세계적 정착에 많은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정절의 표상」 춘향의 숭고한 단심을 흠모하는 한국 최고의 전통적 문화행사로 자리 매김 하게된 예순 두 번째의 춘향제에서는 『춘향제 60년사』가 발간돼 춘향제의 역사적 발자취를 되새겨보고 전통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제62회 춘향제의 막을 내리면서 수준 높은 문화행사인 춘향제를 세계적 축제로 정착하고 남․북한교류, 해외동포 등이 참여할 수 있는 범민족적 화합의 한마당으로 승화시켰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