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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7 | 연재 [문화저널]
그날이 오면
김형미 하서중 2학년(2004-01-29 14:31:05)

눈부신 계절이라 모두들 말하는데 그러나 저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네 농민들은 4월의 마지막날
가진 것이라곤 한 장 남은 보랏빛 목련이
검은 흙과 몸뚱아리뿐 마져 떨어져 버릴때쯤
그 아무것도 가진게 없습니다. 가진자와 성실한자의

그들은 그날이 오면
언제나 쉬임없이 눈부신 계절 그날이 오면
작은 발을 가꾸기만 합니다. 제 할아버지께서 그러하셨고
농민이 주인될 그날이 올때까지 제 아버지께서 그러하셧듯이

그들이 저 또한 그곳에
흘리는 구슬땀은 내생에 뿌리를
그들의 옷을 내릴 것입니다.
흠뻑 적실정도로 많지만 그리하여
그들이 내 생에 출발이 여기였듯
가꿀 수 있는 땅은 내 생에 마지막 끝자라도
손바닥만도 못한 작은 것입니다. 바로 여기라고 청산에 소리쳐
다짐할 것입니다.

그래도 그들은 수년동안 이어져 내려온
작은 이마에 고랑을 만들어 가며 이름 없는 수많은 농부들의
그들에게 주어진 작은 땅을 땀과 피로 그리고 정열이 가득한
황금빛으로 물들이기 위해 바로 그곳에
묵묵히 애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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