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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7 | 연재 [문화비평]
대중가요의 생산, 유통, 소비구조
문윤걸 전북대 사회학과, 조교(2004-01-29 14:42:40)




하나의 노래가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실체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노래를 필요로 하는 수용자와의 만남이 전제가 된다. 그러나 노래, 그 중에서도 대중가요가 수용자층과 만나기까지는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은 과정들을 거치게 된다. 우리가 이 글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대중가요가 수용자층과 만나기까지의 과정은 어떠하며, 또 수용자층은 이러한 대중가요를 어떻게 소비하게 되는가 하는 것이다.
우선 하나의 노래가 만들어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래를 구성하고 있는 가사와 음곡의 창작일 것이다. 따라서 가사나 음곡을 창작해내는 과정은 당연히 생산의 영역에 포함할 수 있다. 노래의 가사나 음곡을 만들어 내는 창작자들은 어느정도의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들은 노래를 창작해 냄으로써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경제적 가치의 획득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들은 노래를 창작함으로써 그들의 예술적 기대의 충족과 대중의 인기를 바탕으로 한 경제적 가치를 획득 등 두가지 만족을 동시에 얻고자 한다. 그러나 대중가요의 속성이 인기를 위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예술적 가치보다는 수용자들의 구미에 맞추어 생산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창작자들의 창작의도가 아무리 건전한 것이라 하더라도 수용자들의 요구는 창작자들의 창작의도에 하나의 개입요소로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창작자들의 창작의도에 또하나의 개입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창작자들에게 경제적 가치를 제공해주는 자본의 요구인데 그것은 자본이 노래가 창작되기위한 물적토대를 창작자들에게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또다른 개입요소로는 정치적 의도에 의한 국가의 개입을 들 수 있는데 노래를 정치공작의 대상물로 생각하고 이를 이용하기 위하여 창작자들의 창작의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경우이다. 우리는 이데 해당하는 사례들을 도처에서 발견 할 수 있다.
또 하나 생산의 영역에 포함시킬 수 잇는 것은 만들어진 노래를 수용자가 쉽게 접촉할 수 잇는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는 노래의 생산에 필요한 일정 정도의 자본을 제공할 수 있는 문화산업이 자연스럽게 개입한다. 여기서 문화산업가들은 일정정도의 자본을 문화산업에 투자하면서 그에 대한 결과로서 투자한 자본 이상의 경제적 잉여의 창출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대중가요의 생산과정에 지배는 물로 유통, 소비구조 전부를 자신들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도록 장악하고자 한다. 이러한 자본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이들은 대중가요 시장에서 경제적 이익을 남기기 위해 철저히 수용자들의 구미에 맞는 가요만을 엄선하여 생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대중가요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수용자들의 정서를 왜곡된 것으로 인도하는 것도 서슴치 않고 있다. 이러한 자본에는 국내의 자본은 물론 외국의 자본도 침투하는데 실제로 우리나라에 이미 세계 5대 음반회사 전부가 이미 합작이나 현지법인의 형태로 진출해 있으며 막대한 로얄티를 챙기고 있다. 현재는 이들이 국내의 대중가요보다는 팝이나 클래식음악에 비중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대중가수들을 섭외하여 국내 대중가요의 음반제작에 참여할 경우 클래식 음반에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국내 음반회사들은 하청공장으로 전락할 위험에 처해 있다.
두 번째로 일단 생산되어진 노래가 수용자층에게 직접적으로 전달 되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유통의 과정으로 본다. 이 유통의 과정은 상품으로 구매하기 쉽게 포장된 대중가요를 직접 사고 파는 시장에서의 유통과 수용자의 의지와 관련없이 제공되어지는 매스미디어에 의한 유통이 있다. 시장에서는 유통이란 창작된 노래가 가수나 악기연주자, 음반제작자들의 손을 거쳐 테이프나 레코드, 또는 노래책과 같은 상품으로 바뀌어져 판매가게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수용자가 직접 구매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은 대부분 생산된 노래가 어떤 경로를 통했건 일단 자신에게 전파되어서 한번 이상 그 노래를 접촉한 결과 그 노래에 만족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접촉하기 위해 구매하는 경우로서 적극적인 유통의 경우이다. 또 다른 유통의 경로는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경우인데 이 경우는 노래의 소비구조와도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매스미디어는 노래의 전파와 관련하여 노래의 유통과정에도 참여하지만 매스미디어 자체가 노래의 주된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매스미디어에 의한 노래의 전파는 매스미디어의 속성과도 밀접히 관련되는데 매스미디어의 속성상 자본과 권력의 지배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전파될 노래를 선곡하는 가치판단의 중요한 기준으로 개입하고 있다. 따라서 수용자들의 일식과 정서와는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전달되어지는 현상을 야기하게 되는데 이러한 환경속에서 이에 반대하는 저항가요의 출현은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대중가요에 수용자가 직접적으로 접촉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듣는 모든 행위를 의미하는 소비의 과정이 있다. 이러한 소비의 과정은 내가 노래를 부르는 소비행위가 다른 사람에게는 전파의 행위로 경험되면서 유통의 과정을 겸할 수도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노래가 소비되는 양상은 실로 다양하다. 특별히 노래를 통한 정서의 함양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분위기를 형성하는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거나 또는 놀이나 오락의 도구로서 사용하기도 한다. 이때 노래는 창작자들의 창작의도와는 관계없이 수용자들의 취향과 관련하여 소비되는데 수용자들이 어떻게 노래를 소비하느냐에 따라 노래의 사회적 기능이 좌우된다. 따라서 창작자의 창작의도는 노래의 사회적인 기능에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이 노래의 생산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노래의 생산과정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는 자본과 권력의 영향력을 간과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운동의 일환으로서 대중가요의 생산과 소비구조를 철저히 감시한다면 보다 나은 노래의 생산이 가능하리라고 여겨진다.
이상에서 우리는 대중가요가 생산되는 과정에서부터 이것이 여러 가지 유통경로를 통하여 수용자에게 소비되기까지의 과정들에 관하여 알아보았다. 그런데 이러한 여러 과정들은 각각 분리하여 생각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상호간에 밀접한 관련을 가지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아니라 생산→유통→소비→생산으로 피이드백이 활발히 작용하고 있다. 또한 대중가요 전파의 각 과정중에 발생하는 노래의 창작, 소멸, 유행등은 수용자들의 반응과 관련하여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것이 노래의 생산구조로부터 몇 단계를 거쳐 다시 생산구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서 보다 중요한 것은 대중가요를 자본이나 권력의 지배와 통제에 장악당해 수용자가 대중가요에 대한 자신의 평가와 반응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반영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중가요이 생존근거가 대중의 인기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올바른 대중가요의 생산에 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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