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의 대안을 넘어 주 동력으로'
최정학기자
전북민예총이 신임지회장을 선출하며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지난 1월 20일 전주 동학혁명기념관에서 전북민예총의 제4차 정기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임명진 전북대 국문과 교수가 제3대 신임지회장에 선출되었다.
이날 정기총회의 핵심안건은 2년 임기가 완료된 지회장과 당연직 이사, 감사 선출이었다.
이승철·문병학·진창윤·이정덕·김저운·김선태·김성식 씨로 꾸려진 총회준비위원회는 가급적 합의추대를 위해 그동안 세 번의 회의와 회원들에게 수시 온라인 연락을 통해 의견을 모았다며, 그 결과 임명진 전북대 국문과 교수가 추천되었다고 말했다. 추대된 임명진 교수는 만장일치로 신임지회장에 선출되어, 사무처장 등 사무처 운영진들을 새로 꾸리고 앞으로 2년 동안 전북민예총을 이끌어 나가게 되었다.
총 10개 분과의 분과장들로 구성되는 당연직 이사도 지난해까지 임기가 완료되었지만, 아직 신임분과장들이 선출되지 않아 2월에 열릴 예정인 이사회의로 이임되었다. 김영배 씨와 안도현 씨가 맡아왔던 감사직은 김성식 씨의 발의와 회원들의 동의를 거쳐 연임되었다.
지난 해 전북민예총은 문화예술비평지 [품]의 발간과 문화정책평가대토론회, 전북민족예술제, 통일대동굿 등 연례행사와 함께 2006 전국민족예술제 ‘모악의 꿈’과 5.31지방선거 문화예술정책 개발 및 나눔 사업 등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펴왔다. 특히, 5.31지방선거 문화예술정책 개발 및 나눔 사업과 5.31일 지방선거 문화예술정책 제안사업 평가포럼은 문화예술인단체가 문화예술정책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사례,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전북민예총만이 실시한 사업으로 지난해 사업 중에서도 가장 커다란 성과로 꼽히고 있다.
김영배 감사는 감사보고를 통해 “2006년은 전북민예총이 각종 사업의 내용과 형식을 한 단계 진전시킨 해로 평가됩니다. 5월에는 전국민족예술제 ‘모악의 꿈’을 우리 지역에 유치하여 지역민족예술의 성과를 한자리에 모으고 나아가 민족예술과 대중과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5.31지방선거를 맞이하여 문화예술정책의 개발과 제안을 위한 설문조사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침으로써 2006년 전북민예총이 지역문화의 대안을 넘어 주동력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고 지난 해 전북민예총의 활동을 평가했다.
하지만, 장르별로 분산되어 있는 지역예술 역량을 결집시키는 조직적 차원의 프로그램 개발과 지역의 특수성을 살린 창조적 문화콘텐츠의 개발, 창립 이후 별다른 증가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회원 확보 등은 이날 총회의 과제로 제기되었다.
한편, 회장 이취임식은 2월중 가질 예정이다.
<임명진 신임지회장 인터뷰>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역할 하겠다”
“진보적 민중운동을 이끌어가야 하는 만큼 매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전북민예총의 제3대 회장으로 선출된 임명진 전북대 국문과 교수는 ‘마치 과부가 보쌈을 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억울하면서 설레기도 한다는 말이었다. 우리지역 민중운동의 한 축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크다는 말도 덧붙였다.
“역사와 회원들의 역량이 탄탄하고, 그간 최동현·송만규 회장님 등 역대 임원들과 김선태 사무처장의 헌신적 노력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저력을 이어 받는다면 잘 해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는 지난 활동을 답습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무엇보다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문화예술 활동을 모색하고 정립해야 한다는 것.
“지역 특색에 맞는 문화정책을 개발하고 이것을 현장에서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분단의 현실과 미국의 패권주의, 그리고 세계화를 표방한 무국적 자본들이 지역문화를 위협하고 있는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으로부터 우리 전북 지역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우리 문화예술인들이 앞장서서 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합니다.”
그는 한민족의 소통을 위한 문화예술인들의 역할도 강조했다.
“한민족의 소통은 정서적 맥락 속에서 가능합니다. 이것은 결국 남북한 문화예술인들의 저력과 소통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우리 회원들 간의 원활한 소통과 유대가 필요합니다. 회원들 간의 그리고 각 분과간의 전체적인 연결고리를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그는 건강한 대중적·민중적 예술 활동은 지향하되 자본에 함몰된 세속적 문화활동은 지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