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8 | [문화저널]
편집후기
문화저널(2004-01-29 15:03:32)
*…드넓은 농경지가 있는 전라도 지방은 예로부터 농경문화에 걸맞는 풍물굿이 발달해 왔습니다. 순수한 생활문화였던 풍물이 전통문화의 계승이라는 미명하에 박제화되고, 젊은이들에 의해서는 시의를 쫓아 자극적인 가락으로 빠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향토문화 연구에 혼신의 힘을 다해오신 이기화고창문화원장님의 글을 퇴색되고, 변조되어 표류하고 있는 전통문화가 제자리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예향이라는 허울에 묻혀 사실을 왜곡하는 우를 범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옛부터 토성이 있었고, 그리고 주변지역의 농투산이들이 모이기에 좋은 지역으로 동학농민군들이 반외세 반봉건의 기치를 들고 봉기했던 백산. 이곳에 몇년전부터 석재채취다 뭐다하면서 야금야금 파헤쳐지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는 우리는 옛것과 그것이 지니고 있는 깊은 의미와 정신을 너무 쉽게 파괴해 버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화려하고 웅장한 기념관이나 초상화 따위보다는 그곳의 지형지물을 유리하게 이용한 선조들의 슬기로움이 더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저널이 본다>는 역사학자의 입장에서 파괴되어가는 백산성지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입니다.
*…<참교육의 현장>은 우리의 전통가락에 관심이 많은 양병완선선생님의 글입니다. 요즘 한창 가요방이 성업중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노래부르는 것을 탓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극히 폐쇄적인 문화이면서, 가요방의 기자재인 소프트웨어는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야만 하는 현실입니다. 우리의 우수하고 흥겨운 놀이문화는 사장시킨채 소비향락문화만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이번 글은 참교육은 올바른 놀이문화에서 비롯되고, 우리의 전통을 바르게 계승하여 생활속의 문화로 자리잡게 하자는 제언의 글입니다.
*…이번호 <무화시평>에서는 창작극회가 무대에 올린 ‘시민 조갑출’과 문화저널이 기획한 춤공연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을 보고 연극인 김정수시와 전주일보 이상덕기자의 글을 담았습니다. ‘시민 조갑출’은 암울한 우리의 현대사가 빚어낸 한 인간의 고뇌를 통해 나머지 사람들에게 잊혀져가는 사실을 각인시켜주며, 절규하고 있는 내용의 공연이었고, 또한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은 변질되어 가는 우리의 전통 춤사위가 만연되어 있는 요즘, 어려움속에서도 꿋꿋하게 전통을 지켜온 이지역 춤명인들의 귀한 춤사위를 만나는 소중한 자리로 평가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