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9 | [건강보감]
비 만 증
황익근․전북대 의대 교수
(2004-01-29 15:05:07)
체중이 해당 연령평균치에 비해서 20%이상 증가 할 경우 의학적으로는 비만증이라고 한다. 비만증은 저개발국가에서는 부유층에 많고, 선진국에서는 저소득층에 많다.
비만증의 원인은 다양한데 대개는 유전적 소인이 많고 후천적으로는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식욕조절중추에 이상이 있거나, 어린 시절에 비대증이 있어서 지방세포의 숫자와 크기가 증가해 있어서 커서도 쉽게 지방질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비만증은 부모가 자식에게 미안한 마음이나 죄책감이 있을 때 그것을 보상하기 위해서 자꾸 음식물을 먹이는 등 과잉보호를 하여 아이가 비만증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부모 중 어느 하나는 대개 정신적 갈등이 많고 노이로제적 경향이 있거나 성격상의 문제를 갖고 있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몸의 크고 작음, 뚱뚱하고 마름에 대한 지각살의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객관적으로 보면 비만한 상태인데도 그것을 별로 느끼지 못하거나 오히려 뚱뚱한 상태를 쾌적하게 느끼고 자꾸 먹어대서 몸을 더욱 뚱뚱하게 만들려는 경향마저 있다.
성인의 경우도 심리적 갈등과 관련된 비만증이 있다. 예컨대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분노와 좌절이 있을 때 자꾸 군것질을 하고 식사량이 느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 음식물을 “씹는”행위는 공격성을 상징하기도 하고 뚱뚱해진다는 것은 애정의 상실을 보상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먹는 행위는 상당히 심리적 의미를 지닌다. 정신적 충격 후 체중증가를 보이는 경우 역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과식을 하기 때문이다.
비만증의 치료에 아직 특이한 방법은 없다. 약물치료나 수술요법 등이 있으나 지속적인 효과가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심리적 충격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비만현상의 경우 정신요법이 효과적일 수 있으나, 대개 스트레스가 해소되면 자연히 호전되지만 지속적인 비만증의 경우 예후는 별로 좋지 않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비만증이 있는 경우는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지방의 축적도 증가하기 때문에 치료가 더욱 어려워진다.
비만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갑자기 음식물 섭취를 강제로 제한할 경우 정신적 균형이 깨져서 심한 우울증에 빠지거나 불면증 혹은 불안증이 생기며 경우에 따라서는 자살하는 일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체중감소자체보다는 한 인간으로서의 정신적 갈등과 성격상의 문제를 이해하는 입장에서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 치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