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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10 | [문화계 핫이슈]
풍물의 현재적 발전의 가능성 -「마당굿패 탈머리」의 사물놀이
윤희숙․문화저널 기자 (2004-01-29 15:42:17)
농촌경제가 지배적이었던 과거의 문화에서 풍물은 늘상 우리의 생활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어 왔으며, 생활의 일부분에 다름 아니었다. 60년대 조국 근대화를 위한 새마을 운동은 마을마다 입구에 세워둔 장승을 앞다투어 무너 뜨렸고, 두레 공동체의 해체를 가속화했으며 더불어 우리의 전통 문화는 촌(?)스럽고 고루한 것으로 전락시켜 슬그머니 우리 곁에서 멀어지게 했다. 70년대 이른바 탈춤부흥운동을 시발점으로 광범위한 ‘우리문화’ 찾기가 이루어지고, 그중 하나인 풍물이 우리 시대의 문화속에 재생된지 어언 20여년이 흘렀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가던 풍물인구의 저변확대를 다행으로 여기면서 과연 옛것을 그대로 복원하는 수준에 그치는 지금의 풍물문화가 올바른지를 고민해보는 일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임실 필봉농악과 1세대 뜬쇠 양순용 선생의 실제적인 후계들인 2세대들의 확트인 마당에서 보여지는 풍물의 신명성을 무대에 올려 예술적 접근을 시도하려 「마당굿패 탈머리」를 조직한 것은 90년 5월이었다. 그들은 단원 모두가 필봉농악 전수자라는 것과 그들 중 일부는 대학교육을 통해 실기에 뒤지지 않는 이론을 지녔다는 강점을 가지고 그동안 「겨레의 노래」 공연과 서울 놀이마당에서의 공연을 비롯한 수차례의 초청공연을 통해 풍물의 신명성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작업에 전념해 왔다. 많은 공연을 통해서 그들이 안게되는 고민은 이런 것이었다. 본래 노동과 삶과 어우러져야할 풍물이 삶의 현장을 떠나서 풍물 자체만의 미학을 가지게 된다면 과거의 풍물을 그대로 답습하는 정도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탈머리」는 전통 풍물굿을 찾고 보존하는 작업과 함께 풍물이 현재적 삶과 일치할 수 있는 가락을 모색하여 현대인의 감각과 맞아 떨어지는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우진문화공간의 기획으로 지난 9월 14일부터 17일 무대에 올린 「마당굿패 탈머리」의 사물놀이 공연은 연일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가슴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는 흥의 정서를 일깨워내는 신명난 굿판이었다는 평을 받은 성공적인 것이었다. 관객과 함께 한 부정풀이 축원덕담이 열림굿을 알리고 이어 다양한 장고가락을 재구성한 <탈머리 설장고>가 연주되어 사물의 연주와는 색다른 장고 특유의 섬세한 가락을 맛보였다. <춤과 사물의 만남-태동>과 다드래기 마당을 통해 연주된 판소리, 대금, 가야금, 사물놀이 공연 등은 사물놀이 공연을 돋보이게 하는 양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독특한 가락의 구성으로 마련된 탈머리 사물공연은「탈머리」가 평소 사물놀이 연주를 하면서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들을 보완하여 우리의 정서와 삶을 가락에 담아낸 작품으로, 특히 젊은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번 공연에는 「탈머리」단원인 양진성, 이종진, 김인두, 양진환, 김종균, 이재정, 최석구가 사물놀이 공연에 참여했고, 도립국악단 무용단원인 김미숙씨가 출연하여 사물과 춤의 만남을 공연했다. 공연과 공연을 잇는 다드래기 마당에는 대금주자 조재수씨와 소리꾼 소주호, 김미정씨, 가야금연주자 김계신씨 그리고 신안성국민학교 사물놀이패가 찬조출연하여 무대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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