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9 | [문화저널]
편집후기
문화저널(2004-01-29 15:54:32)
◇…지난호에 이어 갑오동학농민전쟁 시민강좌와 강좌에 참여했던 중학교 선생님의 참가기, 그리고 같은 시기에 TV로 방송돼 적잖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동학농민전쟁 프로그램을 제작한 전주문화방송 김병헌 PD의 제작기를 특집으로 함께 엮었습니다. 여덟 번의 강좌와 답사까지 참으로 성실하게 참여했던 장춘실선생님의 ‘내안에서 부활하는 갑오농민전쟁’은 비교적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그이가 보다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는 농민 전쟁이 현재적 의미와 한교사로서의 부끄러운(그러나 결코 부끄럽지 않은)고백, 그리고 강좌 주최측에 제시하는 날카로운 지적까지 찬찬하게 실렸습니다.
◇…시민강좌 마지막 날의 동학전적지 답사는 농민전쟁이 현재적 의미를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채석작업으로 파헤쳐지고 있는 백산성지, 1백년도 채 안되는 역사속에서 임 없어지고 왜곡되어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지는, 그래서 정확한 고증작업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깨닫게 했던 농민전쟁이 현장들, 말끔하게 단장됐지만 겉만 그럴듯한 채 그 허실앞에 놀라움을 안겨주던 황토현 전적지를 둘러보며 참가자들은 답답함만 가득 안고 왔다고 했습니다. 더욱이 국민들의 세금으로 만든 황토현전적지가 그렇게 속빈 강정일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저널이 본다’는 그 어처구니 없음을 담았습니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참으로 절실하게 깨닫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우리 것에 대한 지극한 관심과 사랑으로 14년 짧지 않은 세월을 바쳐 우리말 형용사어 사전을 펴낸 박준하씨의 삶을 이번 호 세상살이 편에 담았습니다. 전공자도 아닌 그이가, 그것도 공무원신분으로 남다른 어려움을 겪어야 했을 그이가 우리말의 아름다움에 바쳐온 짧지 않은 세월은 우리 것의 소중함이 퇴색해가는 오늘에 참으로 아름답게 보여지는 동의이야기입니다.
◇…한국현대 시문학사에 굵은 자취를 남겼던 신석정시인 시비가 그의 고향인 부안에 세워졌습니다. 시비제막을 계기로 석정의 문학사적 조명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새롭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변산반도 길목해창해변공원에 세워져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석정의 문학정신 기릴 수 있게 된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이를 계기로 석정의 문학세계가 제대로 조명될 수 있는 연구 작업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고음을 구사했던 <명창 이동백>, 우리의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참교육운동의 한중간에 투쟁해온 전교조 전북지부 연대사업부 윤양금선생의 꿋꿋한 삶이 이번호에 소개되어있습니다.
◇…모두 여섯 번에 걸쳐 연재된 ‘대중가요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의 원고가 이번 호에 마지막으로 실렸습니다. 대중가요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새롭고 다양한 시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좋은 글을 써주신 필자 문윤걸 씨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하고, 대중가요를 수용하는 방법 등이 제시되어있는 이번 글을 통해 비판의 힘을 가진 수용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호의 ‘사람들’에서는 국악의 본고장인 남원에서 전통문화의 자리 매김과 보급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남원악회」를 소개합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각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 지역 출신의 국악인들이 뜻을 모아 세운 「남원악회」가 우리의 전통문화를 올바르게 계승하고 많은 대중들에게 친숙한 것으로 반전시키는 작업의 한몫을 담당해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