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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11 | [건강보감]
현대인의 병, 조증과 우울증
황익근․전북대 의대교수 (2004-01-29 15:54:55)
조증은 우울증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대조적인 질환이다. 우울증의 경우 기분이 가라앉고 의기소침해지며 활동력이나 의욕 등이 저하되지만 조증의 경우는 이와는 반대로 기분이 들떠 있고 말이 많아지며 활동력이나 의욕 등이 증가되어 있다. 주증중에서도 경도의 조증을 경조증이라 하는데 이런 상태에서는 정상인과 구분이 어려울 때가 있다. 약간 기분이 들떠 있어서 마치 약주 한잔 하고 기분이 좋아진 상태와 비슷하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해 보면 평상시에 비해서 어딘가 모르게 기분이 들떠 보이고 무엇보다도 매사에 앞뒤를 가리지 않고,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발하거나, 분수에 맞지 않게 돈을 쓰고 상품을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등 책임감이 결여된 행동을 보인다. 대개의 경우 언뜻 보면 매우 활동적이고 활력이 넘쳐 보이며 매우 바쁜 사업가처럼 보인다. 여기 저기 아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대고 스케줄을 짜고 여러 가지 사업계획을 세우기도 하지만 그 계획이 수시로 바뀐다. 만사가 자신만만하고 자기앞에 실패란 없다고 호언장담하는가 하면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안하무인격인 경우가 많다. 이런 경조증과는 다르게, 조증이 급작히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급성 조증이라 한다. 급성 조증은 경조증이 진행해서 오기도 하지만 경조증이 선행하지 않고 갑자기 발병하기도 한다. 급성 조증은 기분의 항진정도가 지나쳐서 심한 경우에는 의식이 혼미해질 정도로 극도의 흥분상태가 오기도 한다. 대개의 경우 지나친 기분의 항진과 더불어서 과잉활동을 보인다. 말이 매우 빨라지며 생각의 비약의 심하게 나타난다. 사고가 일정한 속도로 진행하지 않고 마구 건너 뛰기 때문에 말이 두서없는 것처럼 보이나 자세히 들어보면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기분이 너무 고양되고 흥분되어서 식사를 거의하지 않으며, 잠도 자지 않는게 대부분이다. 그러면서도 공복감이나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너무 탈진하여 기진맥진되거나 심하면 탈수증 등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조증환자의 경우 치료하지 않아도 대개는 수 개월 지나면 정상상태로 자연회복되는게 대부분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만성화 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조중이 가라앉으면서 우울증이 발병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때로는 과거에 우울증의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 조증이 뒤따라 오기도 한다. 그래서 우울증과 조중은 마치 동전의 앞뒷면과 같이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의학적으로는 조울병이란 병명을 붙이기도 한다. 요즘은 조울병의 치료에 획기적인 약물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고 치료에 대한 반응도 좋아서 조울증은 비교적 예후가 좋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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