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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10 | 칼럼·시평 [서평]
『사회주의 이론;역사,현실』
지역사회연구모임(2004-01-29 16:05:26)


80년대말 이후 현재에 이른 s시기는 한국 사회운동의 침체와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요약된다. 1988년 후반 페레스트로이카가 본격 소개되면서부터 1991년 8월 자유주의적 급진파의 맞서서 사회주의의 고수를 외치는 보수파의 쿠데타가 실패하기까지 사회주의개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이 신문, 잡지,논문 등을 통하여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현실 사회주의의 동요와 위기는 우리와도 무관할 수 없었다. 오늘날의 이러한 변화과정은 현존사회주의 모습을 급격히 변모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권과의 관계, 자본주의사회 내부의 사회세력간의 관계, 제3세계의 발전진로는 물론 남북한 내부의 정세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의 과제는 이러한 변화과정이 지닌 성격고 k의의 그리고 그것이 근로대중을 비롯한 모든 민중의 사회적 해방고 맺고 있는 연광성 속에서 주체적이고 비판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변혁운동진영이 가야할 길을 확정하는 일이다. 그러나 페레스트로이카가 전개되는 과정 속에서 그곳의 개별적 사정을 우리의 문제로 일반화하여 혹세무민하는 일이 발생하였고, 이러한 무분별한 소개가 페레스트로이카의 역풍과 결합하여 국내에서의 ‘사회주의 개력논쟁’의 배경이 되었다.(『사회주의 개혁논쟁』, 형상사, 1990, 참조).
이 논쟁은 현실의 변화에 영향받아 일단 수면 이하로 들어간 상태로 논쟁은 한차원 높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간의 논쟁이 전적으로 무용한 것은 아니었다. 우선 사회주의 개혁을 통하여 원론 속의 사회주의가 아니라 계급투쟁을 그 원동력으로 하는 현실의 사회주의를 접할 수 있게 되고 둘째로는 사회주의 개혁을 둘러싼 혼란된 평가는 이론적 무능력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개혁의 위기와 계급투쟁에 직면한 현실 사회주의 개혁의 본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회주의에 대한 우리의 연구수준이 전반적으로 심화될 필요가 있다. 이「사회주의의 이론․ 역사․ 현실」(1991, 서울사회과학연구소, 민맥)의 집필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의 서문에서도 “현실 사회주의 부정적인 면은 단순한 청산으로 극복될 수 없으며 현실 사회주의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현실적 존재방식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경험은 숙고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고 “현실의 사태전개를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긍정적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사회주의의 이론,역사,현실」의 집필의도는 사회주의의 이론적, 현실적 제문제를 1917년 러시아혁명 이후 페레스트로이카 이전까지 현실사회주의의 역사적자위에 대한 스탈린적 사회주의관에 대한 레닌적 관점에서 정정하면서 변화된 현실을 어떻게 당파적으로 해석해 내고 그것을 현실 변혁의 무기로 전환시키느냐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들의 입장은 “현실의 다양한 변화 그 자체에 매몰되는 수정주의와(사회민주주의, 현대 자본주의론으로서 조절이론, 문예운동을 중심으로 한 포스트모더니즘 논쟁등)는 달리 현상 속에서 본질을 발견해내고 그것의 계급적 의미를 간파하는 것이 마르크스주의”라고 보고 한국사회에서 마르크스주의가 변혁운동의 유효한 사상적 지표임을 천명한다. 또한 그들은 “마르크스주의의 위기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단지 마르크스주의 이론 자체의 위기가 아니라 다양한 실천의 위기, 즉 과학적 사회주의와 노동운동의 결합의 위기”라고 인식하고 이러한 결합의 부재에서 기인하는 이 위기에 대하여 마르크스주의를 부정하느냐 아니면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적작업을 강화하느냐가 마르크스주의와 수정주의․ 개량주의의 갈림길이라고 보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오건호, “마르크스주의와 실천운동의 결합을 위하여”, 「사회비평」, 1991, 7월호 참조).
이 글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 ‘사회주의의 역사적 지위에 대하여’는 사회주의로의 이행 및 사회주의와 연관된 이론적 문제들을 다루는 3편의 논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두 편의 글은 사회주의의 역사적 자위에 관한 문제를 모순론과 사회화론을 중심으로 정리하면서 ‘사회주의로의 이행’과 ‘사회주의 그 자체’를 구분하고 있다. 1부의 마지막 글은 자본주의에서 공산주의로의 이행과정에서 생산력의 발전과 계급투쟁을 올바로 결합(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변증법적 결합문제)시키는 문제가 소련에서 어떻게 논의되고 실천되어 왔는가를 과학기술혁명론과 사회주의관에 대한 이론사적 검토를 통하여 고찰하고 있다.
2부 ‘소련에서 사회주의 건설의 제문제’는 1920년대 소련에서의 이행전략과 현실의 제과정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3편의 논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두편은 레닌과 스탈린의 구별과 연관이 쟁점이 되는 상황에서 레닌이 신경제정책(NEP)을 통해 제시한 이행론의 정수가 무엇인지 그리고 NEP의 실제적 전개속에서 스탈린적 왜곡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역사적으로 접근해 보고 있으며 그 근본적 단초는 어떻게 마련될 수 있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보론으로 NEP기간을 통하여 진행된 레닌의 협업화구상과 스탈린식의 집단화에 대한 문제 그리고 부하린의 농업협동화 방안의 특징을 탐색해 보고 있다.
3부 ‘전후 현실 사회주의 발전의 제문제’는 보다 가까운 시점의 현실의 제 문제를 다루는 3편의 논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두편은 1945년 이후 사회주의 진영의 성립과 전개에 대한 평가를 전제로 하여 최근 페레스트로이카의 효과 하에서 전개되는 이론적, 실천적 제 문제를 분석하고 있으며 기존 사회주의 개혁논쟁에서 이들이 취한 앞에서 서술한 비판적 입장을 총관하여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본론으로는 현실사회주의의 주도적 흐름과는 다소 거리를 지닌 유고슬라비아의 자주관리 및 시장사회주의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 서울사회과학연구소 사회주의연구팀의 저작은 사회주의의 변화를 대하는 마르크스주의의 작업의 일환으로 사회주의의 역사적 경험을 통해 프롤레타리아의 정치를 구체화시키고 그 한계를 분석하는데 있다. 현재의 이론적 정세는 마르크스주의를 그 위기로부터 구하고자하는 이들에게는 사이비 사상이론적혁신에 대항하는 진정한 사상 이론적혁싱을 단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과제는 적어도 개별적인 연구자들에게는 필수적으로 혼란을 야기 시키며 혼란 속에서 수정주의로 통하는 온갖 미로가 마련되어 있다. 동시에 이러한 혼란 속에서 진정한 위기의 극복은 가능하며 혼란을 두려워하여 움츠러드는 것은 순수한 의도와는 달리 마르크스주의를 협소한 지평에 옮겨놓을 뿐이며 이러한 지평을 통해서만 미래를 전망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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