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1991.10 | 연재 [문화저널]
내가 느끼는 시골
김은주(2004-01-29 16:06:49)

누구에게나 공기 맑고, 깨끗한 시골냄새를 맡고 살아간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일 것이다. 이웃도 모르고 살아가는 도시에 비해 이웃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살아가는 시골은 얼마나 좋은 곳인가!
나는 한때 도시에서 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그 이유는 도시학교를 다니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다. 많은 학생수가 있는 학교에서 다니고 싶었던 것이다. 또 한편으론, 지역별로 성적의 차이가 있어서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면 성적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시골에서 사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TV를 보면 같은 반 아이들도 모르고 지내는 것 같은데 이 시골학교는 마을 이름과 전화번호, 생일, 태어난 시간까지 알 정도로 서로가 서로를 다 알고 지내기 때문이다. 어떤 한 친구에게 불행한일이 있으면 자기의 일처럼 생각하는 친구들, 모두가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자기집의 일이 아니더라도 자기집 일처럼 도와준다. 먼 곳에서 아침 일찍 학교까지 걸어오며 동무와 함께 손을 잡고 정답게 노래를 부르며 학교에 등교 모습을 보면 서로가 얼마나 친한 친구인지 알 수 있다. 그러나, 몇 명의 친구들은 이 행복하고 평화스러운 시골을 떠나고 싶어한다. 왜 그럴까? 가난함과 도시아이들의 생활모습이 부러워서 그럴 것이다. 좋은 집에서, 좋은 옷,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살고 싶어서 그럴 것이다. 시골의 형편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수 있다. 작은 것에도 큰 기쁨을 느끼는 이곳 학생들, 딱딱한 수업보다 자율적이고 웃음이 있는 수업분위기는 더욱더 시골스러움을 느끼게 해준다. 가장 친한 친구의 생일이 다가오면 선물을 하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며칠 전부터 네잎크로버를 찾기 시작해 네잎크로버를 찾으면 그것을 생일선물로 주거나 그 친구에게 편지를 써서 주기도 한다. 돈이 들지 않은 비싸지 않은 작은 선물이지만 고맙게 생각하고 황금 덩어리를 받는 것처럼 기뻐한다. 또 집집마다 한 가족처럼 지내는 모습, 일을 할 때면 품앗이를 하며 신나는 민요를 부르면서 일을 하는모습, 음식을 만들면 동네사람들과 나누어 먹는 것 등 여러 가지로 시골모습이 좋다. 내가 시골을 좋아하게 된 것은 바로 이런점 때문이었다.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농부의 아들 딸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태어난 이곳에서 난 내가 살수 있을 때까지는 시골을 사랑하며 살 것이다.

 시골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