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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10 | 연재 [파랑새를 찾아서]
완주 모악산 서낭
이상훈(2004-01-29 16:10:38)


완주군 구이면 원기리 모악산 중턱쯤 오르면 도중에 지나치기 쉬우나 자세히 보면 지금도 “서낭”흔적을 볼 수 있다.
서낭은 마을입구, 고갯길 커다란 나무 밑에 어지럽게 돌이 쌓여져 있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소망을 빌기 위해 하나씩 던져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으로 우리네의 간절한 신앙심이 담겨져 있는 민속신앙물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보통 우리가 성황(城隍)이라고 부르나 이는 잘못된 것이며 성환은 서낭으로 읽혀져야 된다고 한다.
그 형태는 돌무더기, 당산나무, 당집, 돌무더기와 당산나무, 돌무더기에 장승과 솟대가 복합된 것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서낭이라는 것은 돌무더기로 이루어진 것을 의미한다.
서낭에 대해 전하는 많은 이야기는 보통 고개 큰 나무 밑에 돌무더기가 있다. 그곳은 매우 으스스한 곳으로 묘사되며 그래서 그곳을 지나다니기를 꺼린다. 그리고 나뭇가지에는 백지, 빨강, 파랑, 노랑 등의 천이 매달려 있고, 무당이나 사람들이 찾아와 소망을 빌고 돌을 한 두개씩 던진다.
이러한 신앙적인 면과 함께 고갯길 돌무더기를 만들어 놓은 것은 마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 하여 서낭이 싸움하기에 유리한 곳, 마을입구에 위치함을 지적하여 돌싸움과 관련시키기도 한다.
이곳 모악산 서낭은 만들어진 연유가 특이하다. 모악산 중턱에 2기의 서낭이 있는데 위쪽의 것은 무당에 의해서 세워진 것으로 무속적 의미를 지니는데, 아래의 서낭은 모악산 중턱의 대원사와 깊이 관련된다고 한다.
대원사 산길이 매우 험하고 뱀과돌짐승이 사나워 참배객들이 짝을 지어 오르거나 아니면 돌이나 몽둥이를 들고 다니는 풍속이 있었고, 또 이곳은 산채가 유명하여 아낙네들이 입산하는 일이 빈번하였는데 이들도 참배객들과 마찬가지로 돌을 들고 다니는 일이 빈번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돌을 들고 가다가 목적지에 다다라서 돌을 버려 형성된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서낭과는 다르다.
그러나 우리는 일반적으로 서낭을 민속신앙의 하나로 파악하고 있다. 그것은 서낭이 소박한 우리네의 바램, 신앙심에 의해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민속은 아주 우리주위 가까이에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무관심 속에서 파묻혀지고 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모악산을 오르내리면서도 서낭을 지나치는 오늘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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