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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12 | [문화저널]
백제기행, 미래를 생산해내는 힘의 원천
이희중․목포 MBC 프로듀서 (2004-01-29 16:28:27)
흙먼지가 쌓여 광활한 대지를 이루는 것처럼 역사를 이루는 기본 입자는 아마도 인간일 것이다. 생태계에서 가장 복잡하면서도 흥미로운 존재 인간. 그리고 그들의 백제기행. 그 기행에는 분명 한가닥 진실의 편린이 깃들여 있다. 역사의 공간에서 연출된 궤적을 더듬어 올라가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백제기행이 찾아나선 흔적들은 모두 과거형으로 숨쉬고 있다. 과거를 현실로 비추는 거울 또한 사용하기 불가능하다. 그리나, 문화저널의 백제기행이 챙기고자 하는 잠든 과거들의 모습은 어김없이 현실의 세계이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까지 살아 숨쉬는 우리들이 몸담고 살아가고 있는 땅을 더듬어가는 현실을 위한 몸부림이다. 이는 현재야말로 언제나 미래를 생산해내는 힘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자. 사랑하지 않는 대상을 향해 그 대상을 움직이고자 하는 몸짓만큼 공허하고 상투적인 것이 어디 있겠는가? 인간은 항상 새로움에 대한 갈등을 지니고 살아간다 한다. 그런데 막상 그 새로움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는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새로움과 두려움, 이는 현실과 이상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저널이 택한 여정에서는 현실과 이상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작업을 통해서 과거를 현재로 이끌고, 흙먼지 속에 묻혀 있는 역사를 찾게 해 준다. 인간을 사랑하고, 시대를 호흡하며 고향을 지키고자 하는 젊은 가슴들이 모여서 소중한 삶의 가치를 일궈내고 있는 것이다. 기행에 나선 사람들이 과거형에 대한 근본적인 믿음과 애정을 버릴 수 없는 근거는 우리들이 아직도 고뇌하고 있기 때문이며, 그 고뇌에 이해타산과는 무관한 열정이 내재되어 있음을 믿고 싶다. 과거, 현재, 미래를 통털어 궁극적으로 역사를 만드는 작업은 한사람 한사람의 개인 인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백제기행. 그것은 과거를 현재로 이끌면서 자신의 이익과는 관계없이 인간의 고뇌를 통한 진정한 가치창출의 발걸음이 아닐까 싶다. 백제기행에 나선 이들이 광활한 대지의 주인공으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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