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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12 | 연재 [문화가 정보]
청학동의 갱정유도인들 -하동군 청계면 묵계리-
한섭 이리 남성여고 교사(2004-01-29 16:58:46)


인간은 이상을 염원하며 이러한 이상향을 이루기 위한 현실적 노력은 예나 지금이나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상향의 추구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이런 유형들이고 고적이나 구비로 전승되기도 하지만 그 대부분이 매몰되어 잊혀져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이상향은 찾아내지 못했지만 가능성있는 각 지역의 상황을 미루어 짐작해서 운위하는 것이다. 아울러 계룡산 기슭에서, 지리산, 모악산, 변산 등지의 산곡에서 신 시대를 열망하면서 수행하는 군상들을 말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지리산 청학동은 이러한 이상향의 한 곳으로 은둔적 상황이 강한 “유불선 합일 유도갱정 교회일심 동서학 합일 대도대명다경대길일신이만신생(儒彿仙 合一 儒道更定 敎化一心 東西學 合一 大道大明多慶大吉一信而萬信生)” 즉 갱정유도(更定儒道)라는 신흥종교를 믿고 있는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고 있다.
창립과정을 보면 창교자인 교조 강대성은 1908년 9월 17일에 전북 순창군 구림면 봉곡리에서 탄생하였다. 강대성은 입산하여 득도 할 뜻을 품고 순창군 구림면 화문산 금강암에서 婦子)와 함께 3인이 득도 하였다. 1929년 7월에 득도하고 1930년 5월에 소위 ‘생사교역(生死交易)’을 하였으며 여광여취(如狂如醉)하여 사방을 걸식하면서 활인도수(活人道數)를 맞추고 다니다가 회문산에 다시 돌아와 유불선의 교리를 삼합, 유교를 주로하는 교리로 1936년 3월에 본교를 창립하였다.
이는 동서학을 합일 다시 유도로써 세상을 구원하자는 것이다. 즉 유불선과 동서학을 합일하여 갱정유도를 창조하는 도리이다. 갱정유도는 선인조화(仙人造花) 불지형체(佛之形體) 유지범절(孺之凡節)을 기본으로 하여 인의예지(仁義禮智) 인간성을 수양하고 인간윤리를 실현한 체제와 현대문화의 부조리를 제외시킨 정수한 문화와 조화하여 다시 새로운 진전을 함으로써 격물치지(格物致知)와 성의정심(誠意正心)으로부터 수신제가(修身齊家)와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하는 고상한 지경까지 통달하여 천상일기(天上一氣) 제성 제불 제선 충효 열도덕 선심(諸聖 諸佛 製銑 忠孝 烈道德 善心)으로 인간을 해탈시켜 지상천국을 건설하자는 도리이다.
종단 조직은 초기에는 28숙, 절안장, 기안장, 후안장을 위시로 도중대표, 총무, 재무, 교무, 포덕, 감사,간사가 있고 지방기구로써 지예장, 예장이 있다.
다음은 청학동의 갱정유도인들의 생활상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청학동은 경남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에 위치하며 하동 북서쪽 32km, 묵계리 북서쪽 4km지점에 위치한 종교적 집단 취락이다. 이들이 이 곳에 들어와 살기 시작한 때는 1945년이며 촌장인 서계룡과 몇몇이 정착하게 되면서이다. 표고 800~860m 지점에 위치하며 마을 중앙부로 계곡이 흐르는데 이는 횡천강 상류에 속하고 계곡을 따라 계단식 논이 이어져 있다. 이 마을은 농업에 종사하는 가구가 25가구중 23가구이고 2가구만이 상가와 겸업하고 있다. 그리고 총무가 운영하는 민박이 한군데 있다. 경지면적은 120마지기(2400평) 밭이 20마지기(4000평) 정도이고 마지기당 벼의 수확은 1.5~2가마 정도된다. 이 곳에서 오미자 당귀천궁 등 약간의 약초를 재배하고 있으며 한우 사육이 최고 25마리 정도 키우는 곳이 있으며 평균 5마리 정도씩 키우고 있다. 그러나 개는 이 마을 사람들에 수양을 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하여 키우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개는 이 마을 사람들에 수양을 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하여 키우지 않고 있다. 한 봉은 가구 당 10여 통 이상을 키우고 있다. 현재 이 곳에서의 주요 소득원은 한 봉이 제일 우선이고 가축사육, 벼농사, 약초재배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을 공간구조를 보면 신선당이 마을의 맨 위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풍수적 위치에서 보면 성(聖)과 속(俗)으로 분류했을 때 성(聖)의 지점에 신선당이 위치한다. 입구에는 각종 경전의 내용이 적혀 있고 주변에 금줄이 왼새끼로 중간중간에 흰천을 매달아 신성당을 감싸고 있다. 아래로 숙당(서당)을 중심으로 10호가 밀집되어 있고 서당 서쪽으로 50m 떨어진 곳에 내변산 선선동에서 이주한 3호가 있다. 이 가옥들은 나무 숲 사이에 위치하며 주변에 강(綱)을 만들어 닭을 키우고 있다. 그리고 버스 종착지 옆에 청학민박이 있으며 촌장집을 중심으로 6가구가 위치한다. 가옥의 형태는 전부가 일자형이며 최근 몇 년 사이에 지은 가옥들은 지붕에 기와를 사용하고 있으며 건축년도가 10년이 지난 것은 전통적인 가옥재료인 목조와 흙벽을 이용하고 지붕개량의 영향을 받아서 함석으로 이은 다음 그 위에다 시누대를 덮어 씌웠다. 마을의 안 길은 지형상 매우 굴곡이 심하여 험하고 중간에 다리로써 윗마을과 아랫마을이 이어져 있다. 길은 대부분 소로길이며 농로는 지게를 지고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청학동 사람들은 나름대로 종교에 대한 신념과 땅에 대해서는 명산명수를 찾는 것으로 인간과 땅과 결부된 지오멘탈리티(Geomentatity)의 관념이 깊게 박혀 있다 .우리나라의 옛 지리적 전통사상인 풍수지리와 도참사상에 영향을 받아서 명당을 찾아 그들의 삶의 터전으로 삼았고 그 곳에서 그들의 종교적 신념을 떨치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종교적 신념이 이루어지도록 바라고 있다. 한 가지 실례로써 촌장인 서계룡이 수양할 수 있는 정착지를 찾기 위해서 전국 각지에 명산명수를 찾아 다니며 자기들의 정착지에서 수양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 장소를 찾다가 지리산 청학동과 내변산 신선동을 그들의 삶의 터전으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청학동 주민들은 옛날 그대로 전통적인 의복을 입고 유교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미국의 아민슈마을 사람들처럼 물질문명을 배척하고 정신적 문명을 중시하면서 생활해가고 있다. 그들의 생활은 내세적 정신적 신앙을 중시하므로 자신의 행실을 바르게 하며 살아간다. 특히 술은 약간 마시며 거의 다 약술을 집에 담아 놓고 있으며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게 즐기며 담배는 금기로 여기고 마음이 느슨해지거나, 흔들릴 때에는 항상 정신적 수양에 임한다. 그리고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뒤를 깨끗이 닦은 다음 가족끼리 모여서 각 명산에 대해 빌고 해인경 “우성재야(牛性在野) 우성재야(牛性在野) 우성재야(牛性在野) 천지부모(天地父母) 천지부모(天地父母) 천지부모(天地父母) 천지부모(天地父母) 궁을합덕(弓乙合德) 궁을합덕(弓乙合德) 궁을합덕(弓乙合德) 음시감혜(噾時感惠) 음시감혜(噾時感惠) 음시감혜(噾時感惠) 일심동력(一心同力) 일심동력(一心同力) 일심동력(一心同力) 세계소립(世界所立) 세계소립(世界所立) 세계소립(世界所立) 오주소립(吾主所立) 오주소립(吾主所立) 오주소립(吾主所立) 하옵시고 세계소립(世界所立) 하옵소서”을 낭송한다.
정기 모임은 음력 4월 초여드레[천제(天際)→만음(漫吟)]이고 부정기 모임은 경서의 제론시나 비상시에 모인다. 자성금은 자의에 의하고 국정현교(國定顯敎)가 아니라 대제천제(大祭天際) 지제시(地祭時)에나 목욕제개[一日]하는데 고기 술 여자가 금기이고 천지동력경(天地同力經)을 낭송한다. 또 24절 후에는 목욕제개하고 3일간 치성을 드린다. 이는 제(祭)와 함께 선당궁(仙堂宮)에서 치룬다.
갱정유도는 강대성 하루로 ‘신명유도’가 갈라져 나갔고 이들은 서로간에 자기들이 정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교내에서 남원파와 원평파로 나누어 졌는데 남원파는 미륵신앙ㅇ르 바탕으로 체험위주이며 타교에 비해 비난하며 폐쇄적이다. 그러나 위 두파는 통합되었으나 신명유도와는 아직도 대립상태에 있다.
이와같이 갱정유도인들은 자꿈나 물질만능에 빠져드는 현대인들을 개탄하며 우리의 전통 풍습인 담 넘어로 오가던 제사떡이 그립다 한다. 청학동의 사람들 역시 정신순화를 통한 선을 실천하려고 이 곳에 집단 거주하며 새 시대를 열망하는데 자꾸만 늘어나는 외지인들 때문에 그들의 생활상이 속세화 되어버리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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