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1 | [서평]
『한국의 음악교육을 진단한다』
(이성천 엮음, 도서출판 풍남, 1992)
심인택․우석대교수․편집위원
(2004-02-03 10:03:49)
문화는 공기와 같은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공기의 고마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듯 문화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면 삶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인간은 이 지구에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자연과 더불어 순응과 도전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 인간은 지구의 곳곳에 모여 살면서 그들 나름대로의 삶의 터전을 마련하여 인종간에, 민족간에, 지역간에 교류를 통하여 좀 더 나은 삶을 위하여 살아왔다. 이 교류는 마치 공기와 같아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흡입하게 되는데, 좋은 공기는 사람을 더욱 건강하게 하고 나쁜 공기는 사람을 해치게 된다.
문화는 교류를 통하여 서로 보완하여 지역, 민족, 인종간에 이해를 도모하고 나아가 세계인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19세기말부터 ‘신문화’라는 이름으로 일본을 비롯하여 서구열강의 문화를 대거 수입, 복제하여 살아가고 있다. 올바른 문화교류가 아닌 힘에 의한 문화교류는 자의든 타의든 현재 우리의 삶에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음악도 그 예외는 아니다.
우리 생활에서 음악은 중요한 청각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라디오, 텔레비젼, 오디오, 비디오, 찻집, 술집, 광장, 자동차, 기차, 비행기, 공공건물 등 사람이 모이고 만나는 장소에는 어김없이 음악이 들려오게 된다. 그 때 우리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음악을 들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음악은 과연 우리의 정서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 보기도 전에 이미 체질화 되었고, 이에 대한 비판이나 반성 조차 해 볼 생각도 없는 듯 하다. 혹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게 되면 마치 이방인을 만나거나 기대의 흐름도 모르는 사람으로 취급 받게 되어 아예 피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음악에 대한 이해 부족은 결국 학교 음악교육에 문제가 있음을 우리 스스로 인정하는 결과를 자초하고 있지만 현재의 교육제도로는 쉽게 고쳐지기가 난감한 문제이다. 설사 제도가 문제라 하더라도 사범대의 음악교육과와 음악과의 교직이수과정 그리고 교육대학 음악과의 교과과정에 대하여 전문가들의 의식 변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읻.
<한국국악교육학회>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쉽게 접근하기 위하여 “국악교육총서” 1, 2, 3집을 발간하였다.
제1집 『한국의 음악교육을 진단한다』
제2집 『나도 국악을 가르칠 수 있다』
제3집 『민족 음악교육을 말한다』
제1집 『한국의 음악교육을 진단한다』에서는 한국 음악교육의 목적을 ‘음악을 통하여 한국인을 길러 낸다’는 주제로 권오성 외 8명의 논문을 게재하고 있다.
1. 국악교육의 의의 및 방향-권오성
2. 국악교육의 논리와 방법-최종민
3. 국악교육의 방향모색-이성천
4. 국악의 일반화와 교육-이성천
5. 음악교육과정의 분석-이성천
6. 국민학교 음악과 교육과정의 분석-김현숙
7. 국민학교 국악교육의 실태와 개선방향-민미란
8. 바람직한 중학교 음악활동을 위한 교과서 개선 방향-장기범
9. 중학교 음악교과서의 내용분석-황현정
10. 1990학년도 시행 고등학교 음악교과서 분석-손태룡
11. 일반고등학교 국악교육-김성심
제2집 『나도 국악을 가르칠 수 있다』에서는 음악교육의 실천에 있어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느냐를 주제로 이강숙외 6명의 논문을 싣고 있다.
1. 포괄적 음악교육의 실제-이강숙
2. 음악교육에 있어서 개념적 접근을 위한 이론적 근거-권덕원
3. 유치원 및 국민학교 저학년의 국악교육을 위한 실험연구-정성자
4. 초등음악교재를 위한 토속 동요 연구-홍경희
5. 가창과 창작학습-이성천
6. 초․중등 음악과 수업모형-변미혜
7. 국악감상의 프로그래밍-조성보
제3집 『민족 음악교육을 말한다』에서는 ‘나라마다 문화를 달리하는 것처럼 교육 또한 다르다. 교육이 다르다는 것은 삶의 주관자인 사람이 민족이라고 하는 혈연 집단을 이탈할 수 없는데서 오는 특수성이다. 그래서 ’나라마다 교육이 다르다‘는 주제로 각 나라의 민족음악 교육에 대한 음악교육학자들의 의견을 모아 이성천외 20여명이 번역한 글이다. 제3집의 출간목적은 일반사람들이나 일부 양악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마치 우리나라만 민족음악을 주장하고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바꾸려는데 있다.
1. 터어키 음악-이성천
2. 영국 음악-황준연
3. 영국 음악-김영봉
4. 프랑스 음악-김영운
5. 미국 음악-권오성
6. 이집트 음악-박혜정
7. 이스라엘 음악-김영봉
8. 헝가리 음악-임미선
9. 필리핀 음악-김영봉
10. 아르헨티나 음악-송방송
11. 미국 음악-한명희
12. 아메리카 음악-변미혜
13. 아랍 음악-전인평
14. 일본 음악-권덕원
15. 칠레 음악-송지원
16. 일본 음악-권덕원
17. 필리핀 음악-김길운
18. 베트남 음악-정정주
19. 스웨덴 음악-이용식
20. 핀란드 음악-방금주
21. 자마이카 음악-김우진
22. 소련 음악-노부영
23. 이스라엘 음악-송지원
<제목을 생략하고 나라 이름과 번역자 이름만 적었음>
「한국국악교육학회」에서는 <국악교육총서>를 계속 발간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국악교육총서>는 우리가 살면서 우리의 실체가 가려져 있는 부분을 상세히, 여러사람의 의견을 통하여 보여 주고 있다.
외래 문화를 잘못 인식하여 억지로 소화시키려 하고 있는 우리의 문화풍토 속에서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이라는 대명제를 이룩하고, 세계의 무대에서 문화예술인의 긍지를 느끼려 한다면 마땅히 자기 민족의 문화에 대한 연구와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국악교육총서>는 전문음악인, 음악교육자, 일반 교양인 등 누구나 읽고 이해하기가 쉽게 되어 있어, 음악교육계와 사회음악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