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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8 | [문화가 정보]
우리 삶이 남겨놓은 그 산업화의 흔적들 여성 사진작가 전미숙씨 개인전 〈6월24일~30일, 전북예술회관〉
문화저널(2004-02-03 10:17:55)
오늘의 현대사회에서 소외된 그 무엇인가를 대하는 일은 바로 우리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된다. 더구나 그 대상이 산업화의 과정에서 더러는 이탈되고, 더러는 버려진 구체적인 산물로 드러나 있을 때 우리가 발붙이고 살고 있는〈오늘〉은 더 이상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다. 전주 출신의 여성 사진작가 전미숙씨(29)가 6월 24일부터 30일까지 전북예술회관 분관 전시실에서 펼쳐놓았던 사진들은 현재로부터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의 기억들을, 그러나 쉽게 잊혀져 버린 바로 우리 삶의 흔적들을 들추어내어 놓은 데서부터 관객들에게 자신의 화두를 던진다. 「우리시대 또 하나의 풍경」을 주제로 한 전시회는 그의 첫개인전이자 10년 만에 고향을 찾는 자리이기도 했다. 고등학교(성심여고)를 졸업한 이후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와 같은 대학 산업미술대학원 상업사진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시절부터 갖고 있었던 사진에의 관심을 아예 사진가가 되는 것으로 매듭지어 버렸다고 한다.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자연히 사진의 주제도 사회적인 측면들을 좆게 되었다는 그는 처음에는 그 초점을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에 맞추어 놓았었다. 그러다가 그 서울이라는 전혀 인간답지 못한 파편의 덩어리가 안겨주는 황당한 긴장감에 지쳐 여행을 시작했고 그 여행길에서 만난 것이 바로 이번 소재들이다. 이 작품들을 작가는 급격한 산업화가 우리에게 가져다준 결과물들에 대한 문화비평적 기록물들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기록물로 내놓은 사진들의 소재, 이를테면 대도시의 주변부, 도시와 농촌의 접경지역, 도시인을 위한 휴양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낡은 구조물과 낙서, 그림 등은 「시간의 무자비성과 그것의 황폐함」의 실체를 극명하게 전해주는 성과를 거둔다. 인물들의 행위나 극적인 사건을 의도적으로 피해있으면서도 오히려 그 삶의 구체적인 산물들을 드러냄으로써 그 대상들이 지니고 있는 가치와 시간의 이미지를 강하게 제시하는 그의 사진들은 자유로움과 어색함, 세련됨과 촌스러움, 도시와 농촌, 그 사이의 거리 이를테면 갈등과 모순이 얼마나 크게 혹은 얼마나 미미하게 존재하고 있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그의 사진이 가지고 있는 미덕은 바로 여기에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긴장감 대신에 침묵으로 전해주는 내적인 긴장감, 더구나 그것이 바로 우리들의 삶의 흔적으로부터 남겨진 잔해들을 통한 것이라면 그것의 설득력은 또 얼마나 큰 것인가. “이번 작업들을 통해 사회를 보는 또 다른 눈을 갖게 되었다”는 그는 대학시절과 상당한 폭으로 달라진 자신의 의식, 그리고 또 달라진 현재에 이르러 자칫 자신의 의식이 너무 개인적인 것들에 집착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자성을 한다고 한다. 그의 바람은 이렇게 이어진다. “앞으로 문화적인 측면에서 다양하게 보여지는 것들을 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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