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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8 | [문화저널]
아름답고 청아한 음색을 지닌 악기 단소, 소금
이화동 전북대학교 교수 국악학과 (2004-02-03 10:32:21)
이성의 냉벽을 뚫고 감정의 진수와 만날 수 있는 소리, 이런 소리를 지닌 악기에는 다루는 이의 혼이 담긴다. 혼이 깃든 악기 단소, 한 악기가 살아 숨쉬기 위해서는 하늘에 제를 올리듯, 연주자의 혼과 정신을 그것에 바쳐야 한다. 이는 자식을 기르는 어버이의 마음과 같은 것이다. 단소는 이조 말기에 향피리나 아쟁처럼 순전히 우리 음률(音律)에 맞추기 위하여 퉁소(퉁애)를 조금 개량한 악기가 아니가 한다. 약 4천년 전 중국에서 만들어져 이조 순조때 들어왔다는 말도 있으나 『악학궤범』을 비롯한 그 뒤의 문헌에는 이에 대한 기록이 보이지 않는다. 또 종묘제례악(倧廟祭禮藥)이나 보허자(步虛子), 낙양춘(洛陽春)등의 당악(唐樂)데도 전혀 쓰인 적이 없다. 그러므로 단소는 이조 말엽부터 향악(鄕樂) 특히 실내악적인 줄풍류에 편성되어 온 것으로 보여진다. 단소는 세로로 부는 악기이며, 길이는 42cm가량이다. 지공은 위쪽 뒤편의 하나와 앞쪽의 4개를 합하여 모두 5개가 있으나, 앞쪽의 맨 아래 5번째 구멍은 사용하지 않는다. 단소를 만드는 대나무는 오래 묵은 황죽(隍竹)이나, 오죽(烏竹), 쌍골죽(雙骨竹)이 많이 사용된다. 이들 대나무는 서로 다른 음색과 특색을 갖고 있으나, 각기 장단점이 있으므로 어떤 재료의 악기이건 많은 연습과 숙달을 통하여 자신의 소리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악기의 음역은 약 2옥타브(Ab-Ab)에 이르고 음색은 생황, 양금, 가야금 등과 조화를 잘 이루어 실내악의 합주로도 많이 쓰이며, 특히 독주 악기로서의 단소는 우리민족의 유구한 심연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특유의 영롱하고 청아한 가락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고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정악(正樂) 요천순일지곡 일명 청성자진한잎 또는 청성곡(淸聲曲), 청성의 청(淸)은 맑다는 뜻이 아니고 높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자진한잎이란 가곡(歌曲)이라는 말로서 청성자진한잎이란 높은 소리로 된 가곡을 가리킨다. 자진한잎은 가곡 중 마지막에 부르는 남녀 병창곡인 태평가를 장2도 높이고 다시 한 옥타브 위로 올려 단소의 음색과 주법에 맞게 장식음을 넣어 변주한 곡이다. 이곡은 독주곡으로 하나의 전통적인 주법으로 연주되어 왔기 때문에 장단이나 박자에 구애 없이 연주자의 예술성과 즉흥적인 음악성에 따라 자유롭고 신축성 있는 연주를 할 수가 있다. 헌천수 일명 염불타령(念佛打令) 또는 관악염불, 긴염불 등의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운다. 행악(行樂)이니만큼 영산회상(靈山晦上)의 염불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단소독주곡으로 널리 연주되며, 생황 또는 양금과 단소의 병주로도 잘 어울린다. 이곡 외에도 근래에는 합주곡인 현악영산회상(줄풍류)에도 단소와 양금이 편성되어 연주되기도 한다. ●민악(民樂) 산조 단소는 악기의 구조상 산조와 같은 극적이고 다이나믹한 음악을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이다. 소리도 작고 비교적 정해진 음공(音孔)에서 일정한 음들을 내도록 되어 있으며 취구(吹口)가 작기 때문에 농음(弄音)을 크게 하기도 곤란한 뿐 아니라 취구에서 입술의 위치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발음 자체가 자유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악기 자체의 단점을 극복한 전용선(全用先)은 단소산조를 스스로 짓고 연주하였다. 전용선(추산)의 단소산조는 진양장단을 제외한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중모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늘날에는 전남 구례의 김무규(金茂珪)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 ●창작곡(創作曲) 단소와 관현악을 위한 수상곡(隨想曲)김희조 편곡 우리나라 성악곡 중 가장 서정적인 음색은 시창(詩唱) 즉 선비가에서 오언(五言), 칠언(七言) 시를 읊은 유장함 일 것이다. 이 곡은 무박자로 심오한 맛의 관산융마 선율을 국악기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색을 지닌 단소를 앞세워 양악 관현악으로 반주삼아 돋보이려 시도하였다. 연이어 달은 민요(한강수타령, 뱃노래, 꼭두각시) 몇 곡을 삽입하므로 국악장단의 기본적인 굿거리, 세마치를 어울려 보므로 흥취 있는 리듬을 살려보고, 다시 관산융마의 선율로 맺는데, 어찌 보면 가장 고상한 선율과 가장 서민적인 민요와의 화합을 통하여 단소만이 지닌 청아한 음색과 관현악의 웅장함을 잘 조화시킨 곡이라 할 수 있다. 소금 우리나라 고유의 가로 부는 적(笛) 중 가장 큰 것을 대금(大笒), 중간 크기를 중금(中笒)이라하고, 제일 작은 것을 소금(小芩)이라 한다. 신라시대에는 소금이 대금, 중금과 함께 삼죽(三竹)으로 불렸다. 신라의 소금은 중국의 당적(唐笛)과 함께 고려시대를 통하여 전해왔고, 조선조 성종 24년(1493)의 『악학궤범』에도 나타난다. 『악학궤범』에는 소금의 구조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이 없이 소금과 대금이 악기의 제도에 있어서 같다고만 하였으므로, 당시의 대금과 같이 취공(吹孔)1, 청공(淸孔)1, 지공(指孔)6 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후에 소금은 그와 흡사한 음역 및 음색을 지녔던 당적에 의하여 차츰 밀려난 것 같다. 그러나 당적은 그 음역과 음정이 당악계(唐樂系)의 악곡을 연주하는 데만 적합하였을 뿐 향악계(鄕樂系)의 악곡에는 맞지 않아서 불편한 점이 많았다. 즉 당적의 최저음이 당악계의 황종(隍鐘:C음)이므로 향악계 음악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임종(林鐘:Bb음)을 낼 수 없었다. 따라서 이 향악계의 음악에 적합한 횡적(宖笛)을 1956년 3월부터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사 양성소에서 6공을 7공으로 보완 제작하였고, 소금이라는 명칭으로 재사용 하였다. 현행 소금은 대금과 달리 청공(淸孔)은 없고, 지공이 6,7개가 있으며, 제7공 다음에 사용하지 않는 허공(虛孔)이 하나 하단에 있어 모두 9공이다. 소금을 만드는 대나무로는 황죽(隍竹)도 무방하지만, 대금과 같이 쌍골죽이 더욱 좋다. 소금의 길이는 40cm이며, 굵기는 지름 2.2cm정도이다. 하단의 내경은 약 1.4cm인데 비하여 상단 취구 쪽으로 갈수록 약간 좁아진다. 악기의 음역은 2옥타브(Bb-C)에 이른다. 소금은 관악기 중 가장 높고 맑은 음색을 지니고 있으며, 그 소리가 도드라져 들리기 때문에 다른 관악기들이 복수(複數)로 편성 되는 합주에도 흔히 단수(段數)로 편성된다. 전통적으로 소금 가락의 주된 흐름은 대금과 흡사하지만 장식음이 훨씬 풍부하고 화려하게 나타난다. 소금은 민악과 만간정악에서는 쓰이지 않고 궁중음악의 합주곡에만 사용된다. -당적과 함께 연주되는 관악합주곡 및 관현합주곡- ●관악합주 정읍(井邑) 일명 「수제천」(壽齊天)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정읍」은 원래 정읍사를 노래하던 음악이었으나, 고려시대때 궁중무인 무고무(舞鼓舞)의 창사였고 지금은 노래는 없어지고 기악곡으로만 연주된다. 악기편성은 향피리(2), 대금, 해금, 북, 장고 등 삼현육각의 편성이 원칙이나 근래에는 아쟁, 소금이 함께 편성되며, 각 악기의 수의 제한 없이 대편성으로 연주하기도 한다. 고려시대 궁중무인 동동무(動動舞)의 창사였으나, 현재 노래는 없어지고 기악곡으로만 연주된다. 악기편성은 「정읍」과 동일함. ●관악영산회상(管樂靈山會想) 영산회상곡에는 현악영산회상(絃樂靈山回想), 관악영산회상(管樂靈山會想), 평조회상(平調晦上)의 세 종류가 있는데, 관악영산회상은 일명 「대풍류」(竹風流) 또는 표정만방지곡(表正萬方之曲), 현악영산회상은 일명 “줄풍류”라고 한다. 대풍류란 대나무로 만들어진 피리, 대금들의 관악기가 중심이 되어 연주하는 풍류음악을 뜻하며, 관악영산회상은 삼현영상회상이라고도 한다. 이는 삼현육각(三絃六角)의 영산회상이란 뜻으로 이해된다. 관악영산회상은 상영산, 중영산, 세령산, 가락덜이, 삼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 등 8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악기 편성은 「동동」과 동일함. ●자진한잎 일명 경풍년(慶豊年)이라 불리우는 "자진한잎"은 삭대엽(數大葉)을 우리말로 풀어쓴 이름으로 「가곡」을 뜻한다. 가곡에는 노래와 노래를 반주하는 관현합주 형식의 반주음악이 있는데, 자진한잎은 가곡의 반주음악, 즉 가곡을 부를 때 연주하는 반주음악을 기악곡으로 독립시켜 연주한 음악이다. 자진한잎은 가곡을 반주하던 세피리 편성의 줄풍류 음악을 관악합주 「대풍류」편성으로 바꾸어 연주한 것이다. 악기편성의 관악영산회상과 동일 함. ●취타(吹打) 일명 만파정식지곡(萬波停息之曲), 수요남극(壽耀南極)이라고 한다. 취타란 원래 행진곡과 관련된 음악으로, 이는 옛 궁중관청(宮中官廳)과 각영문(各營門)에 속해 있던 대취타(大吹打)음악의 태평소 가락을 장2도 올려 조옮김하여 관현합주로 변주한 음악이다. 취타에 연이어지는 길군악, 길타령, 별우조타령, 군악 등이 연주되기도 한다. 악기편성은 자진한잎과 동일 함. ●관현합주곡 평조회상(平調會上) 일명 유초신지곡(柳初新之曲), 취태평지곡(醉太平之曲)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평조회상은 현악영산회상(絃樂靈山回想)을 와전4도 아래로 조옮김 g나 곡이라는 견해가 있으며, 평조회상의 “평조”라는 용어는 계면조(界面調)인 현악영산회상에 비해 낮은 (平)조(임조(B) 계면조)라는 뜻에서 평조라 한다. 「현악영산회상」은 우아하고, 섬세하며, 「관악영산회상」은 청철(淸徹)하고, 장려함에 비하여 「평조회상」은 평탄하고, 자유로운 선율로 가위 두 곡의 중간을 걷는 듯한 유창하고 부드러운 곳이라 할 수 있다. 평조회상은 상영산, 중영산, 세령산, 가락덜이, 상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 등 8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악기 편성은 향피리, 대금, 소금, 해금, 가야금, 거문고, 대아쟁, 좌고, 장고로 구성되어 있다. 여민락(與民樂) 일명 승평만세지곡(昇平萬歲之曲), 오운개서조(五蕓開瑞朝)라 불리기도 하는 여민락은 세종대왕시대에 창작된 향악곡이다. 한문가사로 된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1,2,3,4,장과 마지막장인 125장을 노래한 음악이었으나, 현재의 여민락 곡은 가사는 없어지고 기악곡으로만 전하는 음악이다. 악기편성은 평조회상과 동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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