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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9 | [문화저널]
그곳에서 황홀한 아침을 맞아보라 -지리산 반야봉-
글/이승일 산모임 두류패 회원 (2004-02-03 11:05:35)
예로부터 금강산 한라산과 더불어 삼신산의 하나로 방장산(方丈山)이라고도 하는 지리산(智異山)은 백두산(白頭山)의 정기가 남으로 뻗는 듯 흐르다가 다시 치솟았다하여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한다. 지리산은 전북. 전남. 경남3도와 남원. 구례. 함양. 산청. 하동5개 군, 13개면에 걸쳐 영. 호남의 지부이기도 하며, 넓이가 439km(약 1억3천만여 평)에 이르는 거산으로써 국립공원지정 제1호 이기도 하다. 지리산의 많은 봉우리 중, 그 넓은 지리산 중 어디가 가장 좋으냐는 질문을 여러 번 받곤 했다. 그때마다 난 주저 없이 ꡐ반야봉ꡑ이라 한다. 다른 이유도 있지만 우선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며 우리 도(道)이기 때문에 더 좋아했던 것 같다. 반야봉은 주능선의 시작인 노고단을 기점으로 돼지령, 돼지평전, 임걸령, 노루목 삼도봉 사이 8km지점에서 북쪽으로 솟은 지능선인데, 지리산의 최고봉인 천왕봉(1915m)을 제1봉이라 하고 반야봉(1732m)을 제2봉이라 한다. 천왕봉 주변의 중봉, 하봉, 재석봉 등은 1800m이상이어서 높이로 본 제2봉은 아니고 서부 지리산의 제1봉인 점을 감안하여 제2봉이라 소개하는 듯싶다. 반야봉에 오르면 동쪽으로 중봉, 천왕봉에서부터 재석봉, 연하봉, 촛대봉, 세석, 영신봉, 덕평봉, 형제봉, 명선봉, 토끼봉, 삼도봉 등 전 능선이 펼쳐지고 서쪽으로 왕시루 봉능선, 노고단, 그리고 서부능선 최고봉 만복대가 버티고 있어 전 지리산의 중심인 듯하다. 서쪽 먼 곳에 무등산이 바라다 보이고 남쪽으로 조계산, 원출산, 그리고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광양 백운산이 가까이 있고 북쪽으로 덕유산 능선 기백산이 아련하여 지리산이 산맥의 중심부인 듯하기도 하다. 반야봉에서 아침을 맞으면 최고의 아침이다. 흔히들 지리산의 8경(천왕일출, 노고운해, 직전단풍, 반야낙조, 벽소명원, 세석철쭉, 불일현폭, 연하선경)중 천왕봉 일출을 제1경으로 친다. 물론 지리산의 최고봉에 올라 일출을 보면 그 느낌이 지리산 제1경의 일출이 될지 모르겠지만 눈으로 보는 일출을 그렇지 않다. 특히 사진으로 보는 일출은 반야일출을 따를 봉우리가 없다. 천왕봉에서 보는 일출은 바다에서 해가 솟는 원초적 일출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반야봉에서 보는 일출은 지리산 본 능선이 눈 아래 깔리고 천왕봉, 중봉이 밑받침하여 그 위에 떠오르는 일출은, 거기에다 운해라도 넘나들면 가히 최고의 일출이라고 이야기하면 반야봉에 쏙 빠진 어떤 산꾼의 독견(獨見)일까? 아무튼 천왕일출의 고정관념을 뒤로하고 반야봉에서의 스펙타클한 산상의 아침을 느껴보기 바란다. 지리산의 8경이 있는가 하면 8선처(禪處)가 있는데 여기 소개하고 싶다. 우연의 일치인가 8경과 8선처 여덟이라는 숫자가 일치한다. 지리산이 산맥의 중심이 되고 반야봉이 지리산의 중심부가 되는 또 다른 뒷받침 이야기인성 싶다. 지리산에는 선(禪) 또는 정진하기 좋은 여덟 곳이 있다한다. 그런데 그 곳은 모두 반야봉을 중심으로 하여 천왕봉을 향하여 있다. 반야봉 옆 중봉에 있는 묘향암, 노고단 밑의 문수대, 노고단과 차일봉 사이의 의본대, 삼도봉에서 남쪽으로 뻗어 직전부락을 잇는 불부장등에 있는 무착대, 토끼봉 남쪽능선에 위치한 칠불암의 보옥대, 연하천에서 북서쪽 지능(支陵) 삼정마을 뒷산 상무주, 서부능선 최고봉에 있는 만복대까지 7선처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야봉 어디엔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금강굴(또는 묘향대)을 일컬어 8선처라 한다고 전해 들었다. 7개소의 선처는 반야봉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위치해 있고 전설처럼 구전되어 내려오는 금강굴은 천왕봉이 보이는 반야봉 어디엔가 있다 하는데 그 굴속에 들어가면 시공이 멈추어 사람이 늙지 않고 정진하여 신선이 된다 한다. 그 금강굴을 찾기 위하여 어떤 스님이 사재를 털어 몇 년간 반야봉을 탐사하였다하고, 나와 오랜 산벗인 김경호(지리산이 좋아 입산하였고 반야봉이 좋아 반야봉 주변에서 독신으로 산거하고 있음)씨의 말에 의하면 반야봉 지도를 바둑판처럼 나누어 천왕봉 쪽 반야봉을 샅샅이 찾아봤지만 결국 실패했다 한다. 금강굴, 과연 반야봉 어디엔가 존재하는 선방(仙房)일까? 반야봉에 얽힌 전설속의 신비일까? 아니면 반야봉에 올라 천왕봉에 바라보는 진정한 산꾼들의 빈 마음, 그 마음속에 존재하는 염원 같은 것일까? 십여 년 전 어떤 스님이 내게 들려준 원효스님 이야기 중 일부를 적으며 미약하지만 반야봉 이야기를 마치고자 한다. (만약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佛을 알기를 원한다면 마땅히 법계의 모든 본질을 깨우쳐야 할진데 그 깨우침은 오직 마음하나에서 이루어지고 멸하는 것이다) ● 산행안내 성삼재-노고단산장-노고단-돼지령-임걸령-노루목-반야봉 (11km3시간소요) 반야봉에 오르면 하산길은 다양해진다. * 달궁 길: [반야봉] -중봉-투구봉-쟁기소 굴렁다리-달궁 (8km약3시간 소요)-인월, 남원 함양 방면 하산 * 반야봉에서 북쪽으로 위치한 중봉에서 왼쪽길을 따라가면 심원마을로 가는 길이 있다. 이 길은 자연휴식년제 실시로 영구히 등산통제구역이 되었다. 여기서 직진하여 내려오다 보면 확 트인 안부가 나온다. 오른쪽 길이 있는데 5m쯤에 바위 밑에 1500고지의 약수(환윤샘)가 있다. * 뱀사골 길: [반야봉]왔던 길로 내려옴-삼도봉-뱀사골산장-뱀사골계곡-반선(16km약4시간 소요)-인월, 남원, 함양 방면 하산 * 피아골 길, [반야봉]왔던 길로 내려옴-삼도봉, 노루목 갈림길 아래로 내려감-용수바윗골-피아골산장-피아골계곡-직전부락(11km약3시간 반 소요, 눈, 비올 때 위험)-구례방면 하산 (왔던 길로 내려오다 보면 노루목 약간 못 미쳐 3거리가 있다. 여기서 왼쪽길이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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