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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10 | [문화가 정보]
사랑, 그 삶의 영원한 주제 대구무용제 대상 수상작품「바다 건너의 땅」
글/손정자 우석대교수 무용학과 (2004-02-03 11:46:50)
예술은 끊임없는 도전이다. 무용세계 즉 작품세계에 빠져들어가 나 자신과 싸워야 한다는 것은 무척 고통스럽고 힘든 작업임에 틀림이 없다. 지난 6월에 전구대구무용제에 참가하여 대상 및 음악상 미술상을 수상 받고 나서 한동안 그 벅찬 기쁨이 가슴속에서 사라지지 않은 까닭도 그 힘들었던 시간들에 대한 보상심리가 아닌가 싶다. 돌이켜 보건데, 무용이 좋아서 중학시절부터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홀로서기 10여년 세월을 보내면서 참으로 마음고생도 많았다. 경제적 여유도 없이 오로지 무용의 길이 나의 인생 전부다 라고 생각하면서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번번이 되풀이 되어 오는 그 힘든 시간들은 쉽게 물러가지 않았다. 대학졸업 후 첫 부임한 학교 전주중앙여중을 거쳐 모교인 전주성심여고에 재직하고 있는 동안 무용부를 육성하여 전국콩쿨대회에 출전하여 많은 상을 받았고 그로 인해 안무상, 지도상, 공로상도 받았었던 일, 무용 활동에 온갖 정열을 쏟아 많은 제자들을 배출시켜 보람을 찾은 적도 회! 상해본다. 79년도 우석대학교 체육학과로 자리를 옮긴 뒤 그 10년간 공허감 속에서 보내야 했다. 그러나 89년도 무용학과가 신설되면서 전공을 찾게 되자 나의 창작욕구는 서서히 불붙기 시작했다. 나의 그 의욕을 제자들을 통해 투영하고 싶었다. 발레전공자들을 연중 쉬지 않고 강한 훈련을 해 오면서 항상 나의 교육철학 ꡐ하면된다ꡑ 라는 신조를 상기시키면서 교육을 시켜왔다. 다행히도 제자들이 방학이란 두 단어를 잊은 채 꾸준히 피나는 노력을 해왔었고 열심히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는 사실을 실제 경험을 통해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땀 흘리며 연습하고 있다. 92년도에 한국발레협회 주최 대회에서 발레 개인부, 단체부, 은상 동상을 수상! 했었고, 93년도 9월 전구대학무용콩클대회에서 발레 단체부 금상 수상 및 나 개인에게 안무상까지 수상했을 때 그 기쁨에 우리 제자들과 함께 눈물을 흘렸던 기억들은 아마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94년 4월초 전국대구무용 제 출품작[바다건너의 땅](부제: 사랑과 죽음)이 예선에 통과하여 6월 본선대회에 참가, 영광의 대상을 차지하게 된 그 기쁨은 말로 다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감격스러웠다. 대상을 받기까지는 모든 스텝진과 출연진들이 밤새워 고생하면서 연습했던 그 숱한 나날들이 있었고 고도의 테크닉을 하는 동안 실수하면 무섭게 야단맞고 눈물을 머금고 기어코 해내야만 했던 아픔도 있었다. 군무진들의 호흡이 전체 잘 맞지 않으면 될 때까지 고된 훈련을 시켜야만 했던 그 고통들을 어찌 글로 다 표현할 수가 있겠는가. 우리는 또다시 큰 공연을 해내고야 말았다. 말없이 행동과 실천으로 제자들에게 나의 교육철학을 제시해 주었다. 대상을 받은 출품작「바다 건너의 땅」을 안무하게 된 동기와 작품의도를 몇 자 소개해 보고 싶다. 작년 겨울 우연히 친구의 숨겨진 가정의 슬픈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이야기는 처절 하게 찢기고 상처 입은 우리의 민족사의 뒤안길을 새로운 인식으로 들여 다 보게 했다. 불행했던! 민족사의 한편에 접혀져 있는 비극적인 사랑이 어디 그이들의 이야기뿐일까 만은 나는 이 이야기를 무대언어로 형상화 하면서 바로 ꡐ인간은 무엇을 위해 무엇으로 사는가?ꡑ하는 물음을 갖게 됐다. 인간이 지니고 있는 삶에 대한 가치중의 하나는 사랑이다. 그 사랑은 어쩌면 삶의 영원한 주제일 수 있다. 사람살이 의 흔적들 속에서 만나게 되는 사랑의 이야기들은 바로 우리 자신들이 살아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소중한 체험이다. 여기에 담은 이야기는 민족간의 갈등, 그 고통의 시련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은 죽음으로 사랑을 이루고자 했던 한 여자의 그리고 그의 죽음을 가슴속에 묻어둘 수밖에 없는 한 남자의 슬픈 생애이다. 물론 우리의 불행했던 민족사에 휘말린 한 이국 여인의 삶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사랑의 아픔, 그 사랑을 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게 한 사랑의 힘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수난으로 점철되어온 우리 민족사가 남긴 흔적을 통해 바로 우리 자신들이 발붙이고 살아가고 있는 이 땅과 그 역사를 말하고 싶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치하에서 약소민족의 비애와 나라 잃은 민족의 수난 등 그로 인하여 대한의 젊은 학도들이 겪었던 상처와 운한들, 그 역사의 비극을 잊을 수 없다. 전쟁의 참상을 경험해 보지 못하고 나라 잃은 민족의 비애를 실감 못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애국애족의 정신을 고취시키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교육적 자료로 무용극을 무대에 올려 보았고 무대 예술로 형상화하여 창작발레로 시도해 보았다. 대구 예술회관의 무용 관람객이 꽉 매운 채 우리 작품을 보면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끊이지 않았고 장면장면마다 감동적인 표현, 가슴속에 메이는 심금을 울리는 장면들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관객도 많았고 직접 보았다. 무용예술은 무언극인 만큼 그 작품이 관객에게 전달이 잘 되어야 하고 호흡을 같이 해야 만이 성공적인 작품이라고 평가를 받을 수 있는데 자화자찬은 아니고 무용을 애호하는 주위의 모든 관객들의 목소리였다고 말하고 싶다. 다음달 10월 26일 전주학생회관에서 대상 및 음악상, 미술상 수상작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더욱 성숙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며 새로운 작품을 포함한 창작발레 소품들을 무용을 사랑하는 분들께 보여 드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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