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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10 | [저널초점]
제대로 된 우리 입맛을 잃어간다 -현대인과 먹거리 문화-
글/김연희 문화저널기자 (2004-02-03 11:50:26)
수천 년 동안 한반도에서 나는 것을 먹어왔고 쌀을 기본 먹거리로 오늘날까지 살아온 우리의 식사체계는 가장 경제적이며 식성에 맞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식습관으로 수많은 취사선택의 과정을 거쳐 뿌리내려 오고 있다.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맛을 공유함으로써 민족의식의 고리를 형성할 수 있으며, 영양학적 측면에서도 합리적으로 짜여진 균형식단이기 때문에 한국인의 체질을 가장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완벽에 가까운 상차림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20-30년 전부터 우리나라의 산업화 국제화 물결로 인한 인구, 경제력, 농업기술의 혁신, 식품산업의 획기적 발달, 외래문화의 유입, 의학, 영양학, 등 건강관리분야의 발전에 따른 정보량 증가, 국민의식구조, 가족제도 변화 등은 식생활의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 현대의 식생활이 변화되는 서구화, 다양화, 기계화, 간편화, 외식산업의 활발 등을 꼽을 수 있다. 가장 보편적인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는 서구화되는 식습관은 우리의 전통 식습관에 커다란 변화와 위기를 불러왔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입맛이 서구음식에 익숙해지고 편의주의 식생활로 바뀌어 가고 있으며 쌀을 주식으로 한 국, 찌개, 김치 등의 전통식단 보다 빵과 면류 등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음식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통 식생활의 기본인 밥과 김치에 대한 매력이 점점 옅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자급이 가능한 쌀은 국민 1인당 소비량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면에 거의 생산되지 않는 밀가루가 재료이니 빵을 아침식사로 하는 젊은 층, 패스트푸드점의 소비 급증이 서구화 되어 가는 입맛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이다. 빵, 햄버거, 피자 등을 즐겨먹는 것은 단지 먹는 문화의 변화가 아니라 한국정신이 깃든 한국인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염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식생활의 다양화는 풍요로운 식탁을 만들어 주었다. 또한 식품 선택의 다양화와 풍요로움은 영양적 측면의 양적 성장과 질적인 개선을 가져다주었다. 그 결과 어린이의 성장발육이 왕성해지고 평균 수명의 연장, 영양상태의 양호라는 눈에 보이는 성과물이 있었다. 그러나 양적 측면이 지나치게 과다해져 비만증과 그에 관련된 성인병이 급증했으며 외래 식문화의 무분별한 유입으로 영양상 국민건강에 장애가 될 우려의 소지를 많이 안고 있다. 현대인들은 바쁘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가사노동 시간이 줄어들었고 주부들의 손끝이 닿은 음식을 대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대 부부들의 실정이다. 손이 많이 가는 나물 요리보다 간편하고 빠르게 끝낼 수 있는 육류요리, 손쉽고 간편한 즉석 음식이나 반조리 식품이 식탁을 가득 채우고 있다. 또한 가공식품의 대량화 기계화로 향토음식과 전통음식의 맛을 빠른 속도로 잃어가고 있다. 기계화로 대량생산된 식품은 전국의 맛을 획일화하여 통일된 입맛을 강요하였고 전통식품은 점점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스턴트식품과 가공식품의 소비증가는 특정식품의 편식으로 인한 영양의 불균형, 보존성과 기호도를 높이기 위한 식물 첨가물 사용으로 식품의 안전성 우려와 특히 어린이, 청소년들의 입맛이 변화가 염려되는 현실이다. 현대는 소득증대와 생활수준의 상승, 소비의식 행동의 변화, 여성의 직장진출과 사회참여 증가, 주부의 시간 가치 상승, 사회의 레저지향화, 식품 및 식생활 관련 산업의 기술혁신, 도시화 국제화 세계화 추세에 따라 외식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현대인들의 외식은 정신적인 면과 사회적인 면에서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식생활의 일부로 중요하게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직장인들의 아침 점심 저녁문화가 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을 판다는 정신이 들어있는 신토불이식 외식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매끼니를 밖에서 먹어야 하는 부득이한 경우도 예외일 수 없지만 맹목적인 서구음식의 외식은 특히 경계해야 할 현대인의 식습관이다. 더욱이 어린이들에게는 무분별한 식습관을 심어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소비자의 인기요소인 간편성, 기호성, 경제성을 경계하면서 조미료, 소금 등의 과다사용으로 인한 영양적, 위생적인 면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대인들의 식생활의 또 하나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건강식품의 선호이다. 무분별하다라고 말할 정도로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면 가리지 않고 찾아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작용하는 건강식품이 건강을 보장하거나 몸을 보신하는 음식이라도 되는 듯이 과신하는 잘못된 의식이 더욱 편협한 식습관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식습관으로 건강을 유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식품에 의해 건강을 의존하는 현대인들의 의식이 들여다보이는 나약함의 현상이다. ꡒ우리나라에서는 식생활 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성잡지에도 요리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만 식생활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는 언급되지 않습니다. 교육적 차원에서 많은 대중강좌와 홍보로 식습관에 관한 의식을 깨우쳐 나가야 합니다.ꡓ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서는 음식물의 포장지에 몇 열량, 몇 칼로리 등을 써넣게 해 소비자들이 직접 자신의 열량을 조절해 자신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음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의 식문화도 좀더 과학적이고 체적으로 뿌리내려야 함을 이경자 교수(기전여전 식품영양학과)는 강조한다. 음식문화는 다른 문화에 비해 보수적이고 갑작스레 바뀌기 어려운 문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의 식성은 변화되기 어렵다고는 하지만 관심을 기울이고 주의를 가져야할 문제는 어린이들의 식습관이다. 특히나 변화에 민감한 어린이들의 음식문화를 올바르게 잡아가는 것은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교육을 통한 지도와 학교 급식을 통한 균형식단, 가정에서는 편식, 결식, 균형된 영양공급 등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어야 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식습관은 우리나라의 식문화를 좌우하게 된다. 형성기의 어린이들에게 학교급식의 확대는 매우 큰 비중으로 다가선다. 성장기의 어린이들에게 균형 있는 영양 공급, 편식에 빠지지 않도록 편식 교정으로 신장발육 및 체중의 성장치향상, 질병발생률 저하 등의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영양지식을 향상시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며, 식사예법을 배움으로써 서로의 규칙을 지키고 교실의 밝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다. 같은 환경에서 식사함으로써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져 대화할 줄 아는 청소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많이 가질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1일3식. 쌀을 중심으로 하며 풍부하고 다채로운 채소와 어 패류, 두류 제품을 부식으로 했던 식단이 현대에 와서 서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쌀을 중심으로 하나 식생활을 살려내야 한다. 주식인 쌀의 소비가 줄어들고 육류, 가공식품의 소비가 늘어가는 서구식 식생활이 아니라 곡물과 콩, 채소를 위주로 하는 식습관의 맥을 지켜내야만 한다. 국제경쟁력에 맞는 우리 농산물 상품화에서부터 농업정책에 이르기까지 쌀 소비의 확대로 한국식 식생활을 지켜내야 한다. 가족끼리 모여 음식을 함께 나누는 가정에서의 식사는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깨우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이어졌지만 현대에 와서 핵가족, 맞벌이 부부 증가 등으로 소홀해지고 있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신적인 식생활의 의미를 찾고 주체적인 일로 건강식단을 작성하고, 아침식사 거르지 말기, 저녁 과식하지 말기, 제철에 나는 음식 먹기, 기호음료는 적당히, 외식은 되도록 피하며,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천천히, 인스턴트식품 덜먹기, 건강 보조식품 남용 안하기 등 작지만 소중한 식습관 문화 찾기에 관심을 두고 실천해야 한다. 식사 전에 민속주로 식욕을 돋구고 쌀밥과 된장, 김치를 주식으로 하는 식사, 식사 후 맛있는 우리 과일로 입가심하는 멋있고 품위 있는 우리 식문화가 세계의 식문화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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