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2 | [시]
마당에서
서규정
(2004-02-03 11:52:38)
마당에서
서규정
굴뚝 눈 굴뚝 숲
어둔 그늘 지나며
참새가 중얼거린다
도무지 땅이 안보여 양산 석계 지나
저 곳이 통도사던가
체불임금 때문에 둘러 쌓인
불쌍한 싯따르타
그대가 서른 갓 넘어
사장 되었으니
굴뚝 눈에서 그 많은 눈물이
연기되어 뱅글거리고
굴뚝 눈 숲을 가로 질러
한 발 먼저 도착한 햇살이
검은 구름을 바라보며 참빗질을 해댄다
구름 사이로 내리는 길은
참새야 구름 위에서 죽어야 나보다 빠르지
나는 내리고 너는 떨어진
이곳이 홍매화 가득한 마당이던가
아까 막 참새 떨어지는 소리
싯․따․릇․타
서규정 시인은 완주 삼례읍 출신이다.
19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 "황야의 정거장“을 발간했다. 지금은 부산에서 양산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